국민의힘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이 여의도 당사에서 공관위 회의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발표한 단수‧우선추천 세부 기준에 따른 '현역 교체 수위'를 두고 당내 판단이 엇갈리고 있다. 정치 신인의 진입이 쉽지 않도록 설계돼 있다는 시각과 현역 '물갈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견해 등 해석이 분분한 것이다. 다만 신인이든 현역이든 결과적으로 경선에 수렴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과 공관위의 재량이 결정적이란 데에는 공감대가 이뤄지고 있는 모습이다.
24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단수추천은 공천 신청자가 1인이거나 복수의 신청자 중 1인의 경쟁력이 월등한 경우 그를 경선 없이 당 후보로 공천하는 것이고, 우선추천은 특정 지역을 우선추천지역으로 선정하고 당이 후보자를 결정하는 것이다. 모두 '경선'과 대비되는 개념이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지난 23일 2차 회의에서 검토한 단수‧우선추천, 경선 관련 세부 기준을 발표했는데, 단수‧우선추천에 해당하지 않는 지역은 경선을 원칙으로 한다는 점이 명시됐다.
공관위는 특히 단수추천의 기준 중 하나인 '경쟁력이 월등한 1인'을 △'경쟁력평가(여론조사)'에서 1위 후보의 지지율이 2위의 2배 이상인 경우 △1인의 신청자만 '경쟁력평가'에서 타당 후보 대비 본선 경쟁력 지지율 격차가 10%p 이상인 경우(둘 다 도덕성 평가 10점 이상 전제)로 제시했다.
아울러 우선추천은 최근 총선에서 3회 연속 패배한 지역과 사고당협, 현역 컷오프(교체지수 최하위 10%) 지역, 당 소속 현역 의원 또는 직전 당협위원장의 불출마 지역 등으로 규정했다.
이를 두고 당내 일각에선 이같은 단수‧우선추천 지역이 신인의 진출 가능성 등 변화보다는 현역 중심의 안정성을 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이 여의도 당사에서 공관위 회의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국민의힘에서 지역구 출마를 준비 중인 한 인사는 "단수추천의 경우 현역 의원들이 지역구 당협위원장을 겸하는 만큼 조직을 점유하고 있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며 "특히 당세가 강한 지역구에선 신청자가 난립하면서 현역과 나머지 인사들의 격차가 두드러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출마 준비자 역시 "우선추천지역은 '3연속 패배 지역구' 등 상대적으로 험지(險地) 위주로 구성돼 있다고 보인다"라며 "현역 불출마 지역구나 교체지수 하위 10%의 컷오프 지역 등은 한정적인 데다 이마저도 공관위 판단에 따라 경선으로 갈 여지를 뒀다"라고 지적했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아 경선이 까다로운 신인 입장에선 단수‧우선추천으로 당의 '양지(陽地)'를 통한 진입도 녹록지 않다는 설명이다.
반면 공관위의 재량이 큰 점은 현역 의원에게도 '칼'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내 한 관계자는 "단수추천만 봐도 '경쟁력 평가'에서 2위를 2배 이상 차이로 따돌릴 수 있는 현역이 예상만큼 많지 않다"라며 "단수‧우선추천과 경선 세부 기준 맨 마지막에 '공관위가 재적 2/3 이상 의결로 달리 결정이 가능하다'는 설명이 사실상 핵심 아니겠나. 그 점은 어차피 현역 입장에서도 큰 변수"라고 말했다.
향후 공관위의 결단, 나아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의 판단에 따라 얼마든지 '칼질'이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다만 경선 가능성을 열어둬 우선 현역의 이탈을 방지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거란 분석이다.
당내 또 다른 관계자는 "제3지대, 무소속 후보의 영향력을 간과할 수 없는 시점"이라며 "경선에 참여했다가 떨어지면 탈당 후 무소속 등 출마가 불가능한 만큼 이번 공관위의 발표는 우선 경선 참여를 유도하면서 현역들의 이탈을 최대한 막는 게 목적인 것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