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스카팽'. 국립극단 제공 국립극단은 26일 2024년 선보일 12개 작품 라인업을 발표했다. 대표적인 레퍼토리 '스카팽'부터 신작 '천 개의 파랑'까지 다채롭다.
'스카팽'(4월)은 2019년 초연 당시 주요 연극상을 휩쓸며 매진 사례를 이룬 작품이다. 이번 시즌은 전 회차 '열린 객석'(릴랙스드 퍼포먼스·relaxed performance)으로 돌아온다. '열린 객석'은 통상적인 공연과 달리 공연 중 관객이 자유롭게 입·퇴장할 수 있도록 객석을 열어 두고 조도와 음향을 부드럽게 조절해 눈과 귀가 예민한 관객을 배려한다.
한국 사실주의 거장 차범석의 '활화산'(5월)은 50년 만에 국립극단 무대에 오른다. 연출은 윤한솔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극단 그린피그 상임연출)가 맡았다. 올해는 차범석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라 더 뜻깊은 무대다.
연극 '햄릿' 중 한 장면. 국립극단 제공 이봉련의 '햄릿'(7월)은 정진새 각색과 부새롬 윤색·연출로 다시 만날 수 있다. 2020년 제작 당시 이봉련이 햄릿 역에 캐스팅하며 화제가 됐지만 코로나19로 온라인 극장을 통해서만 몇 차례 공개됐던 작품이다. 지난 3년간 국립극단 SNS에 재공연 요청 DM(다이렉트 메시지)이 끊이지 않을 만큼 관객의 지지도가 높았다. 이번 시즌은 새로운 미장센과 더 날카로워진 시대성으로 관객을 찾아간다.
신작은 7편을 준비했다.
먼저 천선란 SF소설 '천 개의 파랑'(4월)을 무대화했다. 원작은 발달한 기술이 배제하고 지나쳐버리는 이들, 고도화된 자본 시스템에서 소외된 이들, 부서지고 상처 입은 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던 이들을 다정하게 어루만지는 서사로 문학계에 돌풍을 일으켰다. 장한새가 연출하고 김도영이 각색했다. 모션 캡처와 입체음향 기술 등을 활용해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희미해진 '연극적 메타버스'를 무대 위에 구현한다.
청소년 단막극 연작 '슈퍼 파워'(가제·5월), 인구 소멸 지역을 배경으로 기억과 장소라는 화두를 던지는 작품(제목 미정·7월), 돌봄 연대를 다룬 '은의 혀'(8월), 2020년 차범석희곡상을 수상한 '간과 강'(9월), 디스토피아적 근미래를 배경으로 인간과 비인간의 공존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든'(10월), 19세기 여성 천문학자 헨리에타 레빗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로렌 군더슨의 '사일런트 스카이'(11월) 등도 공연한다.
국립극단 측은 "올해 국립극단 라인업에서 두드러지는 특징은 새로움이다. 작품 분류로 보면 고전, 레퍼토리, 근현대극, 창작신작, 해외신작 등 대중성과 작품성을 두루 고려해 균형감 있게 안배했지만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작품과 첫선을 보이는 작품 모두 새로움을 지니고 있다"고 전했다.
국립극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