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신태용 감독. 연합뉴스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 대표팀을 이끌었던 신태용 감독이 현 사령탑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인도네시아를 이끌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출전한 신 감독은 극적으로 16강에 진출했다. 이라크, 일본, 베트남이 속한 조별리그 D조에서 승점 3(1승1무1패)로 조 3위에 그쳤으나, 6개 조의 모든 경기가 끝난 뒤 조 3위 중 상위 4개 팀에 주어지는 16강행 티켓을 확보했다.
FIFA 랭킹 146위인 인도네시아가 아시안컵 토너먼트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4년과 2007년 대회에서 조별리그 1승2패로 11위에 오른 것이 종전 최고 성적이었다.
이로써 신 감독은 인도네시아의 영웅이 됐다. 2020년 부임 후 2021년 동남아시안게임 동메달, 2023년 AFF(동남아시아축구연맹) U-23(23세 이하) 챔피언십 준우승에 이어 아시안컵 16강까지 굵직한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클린스만 감독은 E조 2위로 16강에 올랐음에도 비난을 면치 못했다. 특히 3차전에서 FIFA 랭킹 23위인 한국보다 무려 107계단 아래인 130위 말레이시아와 졸전 끝 3-3 무승부를 거둬 뭇매를 맞았다.
신 감독도 한국 사령탑 시절 많은 비난을 받은 바 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1, 2차전에서 모두 패해 16강 진출을 조기에 실패했다. 3차전에서 유럽의 강호 독일을 2-0으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으나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연합뉴스신 감독은 현재 클린스만 감독이 많은 비난을 받는 데 대해 "심리적으로 상당히 압박이 클 수 있다고 본다"면서 "아무래도 감독과 선수들 모두 언론에서 어떤 말이 나오는지 찾아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인도네시아에서는 영웅 대접을 받고 있는데, 신 감독은 "너무 많은 응원을 받고 있다"면서 "팀을 더 편하게 이끌면서 발전 시킬 수 있을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신 감독은 한국 축구 팬들에게 "한국이 이번 아시안컵에서 조별리그를 힘들게 치렀고, 실망스러운 부분도 클 것"이라면서 "우리 대표팀 선수들을 믿고 악플 대신 응원의 메시지를 해주면 선수들은 그 부분에 힘을 받는다"고 전했다. 이어 "경기가 끝난 뒤에 악플을 달더라도 지금은 응원이 필요한 시기"라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는 16강에서 B조 1위인 호주와 격돌한다. 만약 호주를 꺾고 8강에 오르면 사우디아라비아-한국전 승자와 격돌한다.
신 감독은 인도네시아를 이끌고 고국인 한국과 8강에서 맞붙을 수도 있다. 이에 "우리가 호주를 이길 확률은 낮지만, 한국은 8강에 오를 것 같다"고 예측했다.
하지만 "상당한 동기부여가 되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공은 둥글기 때문에 (한국과) 8강에서 멋진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