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9.19 군사합의가 사실상 무력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군이 당분간은 기존 완충구역에서의 훈련을 계획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식적으로는 '각 군의 자체 계획에 따라' 훈련을 시행할 예정이지만, 현실적으로는 남북의 긴장 수위를 지금보다 더 끌어올릴 수 있는 민감한 사항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군 소식통은 28일 "오는 2월에는 완충구역 내에서 시행할 사격훈련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군이 지난 5~7일 사흘 연속으로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완충구역에서 포병사격을 하자, 군은 "적대행위 중지구역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며 "우리 군은 실전적 대비태세 유지를 위해 각 군 자체 계획에 따라 훈련을 시행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해상완충구역은 물론 군사분계선(MDL) 5km 이내로 지정된 지상완충구역에서도 포병사격과 연대급 이상 부대 기동훈련을 재개하겠다는 뜻이지만, 실제로 그렇게 할 경우 남북의 긴장이 더 고조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북한군은 현재까지 해상완충구역에서의 포병사격만을 했을 뿐, 지상완충구역에서는 이같은 행동을 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우리가 먼저 훈련을 재개할 경우 북한에게 도발의 빌미를 줄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실적으로 보아도 정치·군사적으로 민감한 훈련을 국방부나 합동참모본부의 지침·통제 없이 각 군이 '알아서' 재개한다는 것은 납득이 쉽지 않다.
실제로 그 동안 북한에 대해 강경 메시지로 일관하던 신원식 국방부 장관도 지난 16일 KBS 라디오 '뉴스레터K'에서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며 "북한의 공갈에 흔들리지 마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미묘하게 톤을 조절했다.
이미 새해 들어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8기 9차 전원회의 결과와 함께 9.19 군사합의 무력화 등으로 한반도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이를 두고 외신에서 '한국의 전쟁 가능성'을 심심찮게 거론하고 있는 것과도 맞닿아 있는 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