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 '엄지척'. 연합뉴스졌지만 잘 싸웠다. 약체로 꼽힌 인도네시아에겐 위대한 도전이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는 28일(한국 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에서 호주에 0-4로 패했다. 이로써 인도네시아의 사상 첫 아시안컵 토너먼트 무대는 1경기 만에 막을 내렸다.
앞서 인도네시아는 일본, 이라크, 베트남이 속한 조별리그 D조에서 승점 3(1승1무1패)으로 3위에 그쳤다. 하지만 6개 조의 모든 경기가 끝난 뒤 조 3위 중 상위 4개 팀에 들어 극적으로 16강에 진출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46위인 인도네시아가 아시안컵 토너먼트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4년과 2007년 대회에서 조별리그 1승2패로 11위에 오른 것이 종전 최고 성적이었다.
하지만 토너먼트 첫 상대는 너무 강했다. FIFA 랭킹이 무려 121계단 위인 25위 호주를 상대로 0-4 완패를 당했다.
신 감독은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호주의 8강 진출을 축하한다. 열심히 싸워줘서 우리도 많이 배웠다"면서 "이번 대회 4경기 중에서 우리가 가장 잘한 경기라고 자평하고 싶다"고 선수들을 격려했다.
이어 "첫 실점이 우리 수비의 발에 맞고 들어가서 행운이 따르지 않았다"면서 "그런 골이 안 들어가면 자신감이 붙어서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신 감독은 "내용적으로 절대 밀리지 않았지만, 상대의 행운의 골이 들어갔다"면서 "선수들에게 너무 고생했다고 칭찬하고 싶다"고 박수를 보냈다.
물러서지 않는 말레이시아. 연합뉴스인도네시아는 비교적 약체로 꼽히지만, 호주를 상대로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신 감독은 "내용 면에서 뒤지지 않았다. 선수들이 감독의 지시를 잘 따랐다"면서 "경험에서 호주 선수들에게 부족하지만, 경험이 쌓이면 더 대등한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호주를 상대로 강한 전방 압박을 펼친 이유에 대해서는 "축구는 이기려고 하는 것이다. 호주를 이기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했다"면서 "우리 선수들은 어리지만, 전방 압박을 강하게 하면 기회가 생길 거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선수들의 경험이 부족했다. 오늘 경험을 살려서 앞으로 더 좋은 경기를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비록 16강에서 대회를 마무리하지만, 사상 첫 토너먼트 진출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신 감독은 "인도네시아 협회에서 많이 도와주고 있다. 부족함 없이, 고맙게 생각한다"면서 "인도네시아 리그가 강해져야 한다. 리그부터 변해야 인도네시아 축구가 강해질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6강에서 탈락해 한국과 맞대결이 불발됐다. 8강에 오를 경우 한국-사우디아라비아전 승자와 맞붙는 대진이었다.
신 감독은 "그것은 아직 꿈이지 않나 싶다. 선수들이 어리고 경험이 없어서 마무리가 좋지 않았다"면서 "경험이 붙으면 한국과 만나는 것도 현실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에 이런 기회가 또 오면 한국과 맞붙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 우승팀을 예상해달라는 질문에는 "이번 대회에서 상대한 이라크, 일본, 호주 모두 강했다""면서 "내게는 팀마다 색깔이 배울 점이 많았다"고 답했다. 이어 "한국, 이란도 상당히 좋은 팀이라서 우승 경쟁을 할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