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대결을 앞둔 현대건설과 페퍼저축은행. KOVO 제공프로배구 여자부 1위 현대건설은 올스타 휴식기 직전 4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최하위 페퍼저축은행에 굴욕을 선사했다. 페퍼의 구단 역사상 최장 연패 타이 기록인 17연패 늪에 빠뜨린 것이다.
공교롭게도 휴식기 이후 돌아온 5라운드 첫 경기에서도 두 팀의 맞대결이 펼쳐진다. 현대건설이 페퍼를 창단 이후 최장 기록인 18연패 수렁으로 몰아넣을지, 페퍼가 현대건설의 1위 행진에 고춧가루를 뿌릴지 팬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현대건설은 31일 경기도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도드람 2023-2024 V-리그 5라운드 첫 경기에서 페퍼를 만난다. 1위 경쟁 중인 2위 흥국생명이 지난 30일 한국도로공사전에서 승리와 함께 승점 3을 챙기는 바람에 현대건설 입장에서도 긴장을 풀 수 없게 됐다.
현재까지 현대건설은 19승 5패(승점 58)를 기록하며 당당히 리그 1위에 올라 있다. 특히 지난 4라운드 6경기를 모조리 승리하며 최상의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환호하는 현대건설 선수단. KOVO 제공현대건설의 2023-2024시즌 출발은 기대 이하였다. 1라운드 6경기에서 3승 3패를 기록하며 4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2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 라운드별 순위는 전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기간 패배도 2번뿐이다.
현대건설이 이토록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건 어느 팀과 비교해도 부족함 없는 공격 자원 덕분이다.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등록명 모마·184cm)와 위파위 시통(등록명 위파위·174cm)으로 구성된 좌우 쌍포, 양효진(190cm)과 이다현(185cm)이 버티는 중앙까지 리그 최강급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여기에 시즌 초반부터 코트에 나서진 못했던 정지윤(180cm), 고예림(177cm)이 부상에서 복귀하면서 천군만마를 얻었다.
4라운드 최우수 선수(MVP)로 선정된 '국가대표 세터' 김다인(172cm)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김다인은 다양한 공격 루트를 고루 활용하는 볼 분배로 4라운드에서 세트 성공(세트당 평균 13.27개), 세트 성공률(45.98%) 1위에 올랐다. 김다인이 팀의 중심을 잘 잡아준 덕분에 현대건설은 4라운드 전승과 함께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페퍼저축은행 에이스 야스민. KOVO 제공반면 페퍼는 이번 경기마저 패한다면 구단 창단 이후 최장 연패의 수모를 겪게 된다. 페퍼가 이번 시즌 마지막 승리를 거둔 건 작년 11월 10일 GS칼텍스 원정 경기. 무려 82일 전이다.
기나긴 암흑기에서 빠져나와야만 한다. 최근 17경기를 모두 패했고, 이 기간 쌓은 승점도 2뿐이다. 페퍼가 올 시즌 1경기에서 승점 3을 모두 따낸 경기는 1경기도 없다. 이로 인해 V-리그 남녀부 통틀어 최하 승점은 물론, 유일하게 승점 10을 넘지 못하고 있다.
기대를 걸 수 있는 선수는 역시 야스민 베다르트가니(등록명 야스민·196cm)다. 야스민은 올 시즌 23경기 547점을 기록하며 여자부 득점 부문 4위에 올라 있다. 공격성공률은 41.54%로 여자부 8위다.
현대건설이 5라운드에서도 파죽지세를 이어나갈까. 페퍼가 최악의 부진을 끝낼까. 역대 전적은 15경기 14승 1패로 현대건설이 크게 앞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