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부터 알고 지낸 지인이 자신을 무시했다는 이유로 흉기를 들고 찾아가 찌른 70대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제1형사부(김형진 부장판사)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73)씨가 낸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5월 22일 오후 9시쯤 강원 삼척시의 한 기원에서 술에 취해 소란을 피우던 중 30년 전부터 알고 지내던 지인 B(61)씨로부터 '다른 선배님들도 있는데 창피하다. 조용히 해라'는 말을 듣자 화가 나 실랑이를 피우다 쫓겨났다.
화를 참지 못한 A씨는 B씨를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같은 날 오후 10시 50분쯤 집에서 가져온 흉기를 들고 다시 찾아가 B씨의 배를 찔렀다. B씨는 다행히 응급 수술을 받고 목숨을 건졌다.
수사 기관에서 A씨는 "피해자로부터 심한 무시와 모욕을 당해 견디기 어려웠고 죽고 싶었다"며 "B씨를 혼내주기 위해 흉기를 들고 찾아갔다"고 진술했다.
당시 수술을 맡은 의료진은 "피해자의 복부를 찌른 흉기가 어느 정도 깊이까지 들어갔는지 정확히는 알 수 없으나 그냥 두면 사망할 수 있어 반드시 응급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법정에 선 A씨는 당시 술에 만취해 심신상실 또는 심신미약의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1심 재판부는 징역 3년을 선고했다.
판결에 불복한 A씨는 피해자와 원한관계가 없었고 살인의 고의성이 없었던 점,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토대로 항소했지만 재판부는 기각 결정을 내렸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의 양형 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한계를 벗어났다고 평가할 수 없어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