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끄러진 구보. 연합뉴스벤치에서 일본 축구 대표팀의 역전패를 지켜봐야 했던 구보 타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가 교체 타이밍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일본은 3일(한국 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에서 이란에 1-2로 패했다.
일본은 전반 27분 모리타 히데마사(스포르팅)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후반 들어 모하마드 모헤비(에스테그랄)와 알리레자 자한바크슈(페예노르트)에게 연속 골을 허용해 역전패했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과 함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결승에서 숙명의 한일전이 성사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일본의 탈락으로 결승 한일전은 불발됐다.
2001년생 동갑내기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과 구보의 맞대결도 무산됐다. 두 선수는 마요르카(스페인)에서 함께 뛰며 친분을 쌓았다.
최근에는 한일전 성사 여부를 두고 서로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보는 "(이강인과) 반드시 결승에서 만났으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구보는 1-1로 맞선 후반 22분 미토마 가오루(브라이튼)와 교체되며 그라운드를 떠났고, 이후 팀이 역전패하는 것을 벤치에서 지켜만 봐야 했다.
경기 후 믹스드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구보는 "벤치에서 팀의 패배를 바라보는 것은 상당히 슬픈 일이다"라면서 "연장전이라도 가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안타깝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날 교체 타이밍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구보는 "점점 컨디션이 올라오고 있었고, 좋은 경기를 하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교체가 빨랐다"면서 "1골밖에 만들지 못하고 나왔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내가 말할 입장은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자신의 활약에 대해서도 만족하지 못했다. 구보는 "전반에는 질 것 같지 않았지만, 후반 들어서는 흐름을 빼앗겼다"면서 "공을 점유하는 시간이 길었으면 좋았을 텐데, 상대가 우리를 잘 막았다"고 아쉬워했다.
끝으로 구보는 "결국 져서 딱히 할 말은 없지만, 다시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월드컵 예선을 준비해야 하고 다음 경기를 대비해야 한다. 일단 이번 대회는 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