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영우 크로스. 연합뉴스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기간 유럽 구단과 이적설에 휘말린 설영우(울산 HD)가 조심스레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3일(한국 시각)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8강전에서 호주와 연장 접전 끝 2-1 승리를 거뒀다. 준결승에 진출한 한국은 오는 7일 오전 0시 요르단과 격돌한다.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에 이어 2경기 연속 120분 혈투를 벌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연장 전반 13분 손흥민(토트넘)의 환상적인 프리킥 골로 승부차기 없이 승리했다.
120분 풀타임을 소화한 설영우는 경기 후 믹스드존(공동취재구역)에서 진행된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저번 경기처럼 연장전까지 하며 힘들었지만 이겨서 너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설영우는 전반 31분 날카로운 크로스로 황희찬(울버햄프턴)의 선제골을 돕는 듯했으나, 오프사이드에 걸려 아쉬움을 삼켰다.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일단 오프사이드를 피할 수는 없어서 빨리 잊고 경기에 집중하려고 했다"고 떠올렸다.
연장전을 앞두고선 '주장' 손흥민의 연설이 있었다. 설영우는 "아시안컵을 굉장히 많이 뛰시지 않았는가. '연장전까지 왔는데 여기서 놓칠거냐'는 말을 해주셔서 동기부여가 됐다"고 전했다.
2경기 연속으로 120분을 소화한 데 대해서는 "극적인 골로 연장전까지 갔는데, 최선을 다하면 또 이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지난 경기와 달리 이기고 있는 상태여서 체력적으로 괜찮았던 것 같다"고 씨익 웃었다.
패스하는 설영우. 연합뉴스준결승 상대인 요르단과는 지난 조별리그 E조 2차전(2-2 무)에서 격돌한 바 있다. 설영우는 "서로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더 어려운 경기가 될 것 같다"면서도 "우리는 힘들게 올라온 만큼 단단해졌다는 생각이 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다만 '수비의 핵'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경고 누적으로 출전할 수 없다는 점이 아쉽다. 설영우는 "(김)민재 형이 핵심 선수인 것은 사실이고, 민재 형이 없다는 것은 굉장히 안 좋은 부분일 수 있다"면서도 "그 뒤에 준비하고 있는 모든 선수들이 똑같이 중요한 선수들이다. 우리는 누구 한 명에게 의존하는 팀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오후에는 다른 8강전인 일본과 이란의 맞대결이 펼쳐진다. 두 팀 역시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두 팀 중 한 팀과 결승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설영우는 "일본과 (결승에서) 만나고 싶다. 미토마 카오루(브라이튼)과 맞붙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의 에이스인 미토마는 포지션상 설영우와 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설영우는 대회 기간 웨스트햄(잉글랜드), 즈베즈다(세르비아) 등 유럽 클럽과 이적설에 연루됐다. 그는 "대회 중이라서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일단 오퍼가 온 것은 사실"이라면서 "대회가 끝나고 제대로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시다시피 적지 않은 나이다 보니 유럽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면서 "한국 선수 중 유럽에서 뛰는 사이드백이 없기 때문에 꼭 도전해보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