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담하는 미토마와 이토 히로키. 연합뉴스'우승 후보' 일본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에서 탈락해 충격을 안겼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지휘하는 일본 축구 대표팀은 3일(한국 시각) 카타르 알랴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8강전에서 이란에 1-2로 패했다. 이로써 일본의 아시안컵 여정은 8강에서 마무리됐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17위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최종 엔트리 26명 중 무려 20명을 유럽파로 채울 만큼 탄탄한 전력을 자랑했다.
축구 통계 매체 '옵타' 역시 일본의 우승 확률을 높게 평가했다. 대회 전 24.6%로 예상했는데 한국(14.3%)과 이란(11.2%) 등을 크게 앞섰다.
고개 숙인 스즈키. 연합뉴스하지만 일본은 조별리그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가나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골키퍼 스즈키 자이온(신트트라위던)의 잦은 실수 탓에 뒷문이 불안했다.
일본은 이번 대회 8강전까지 5경기에서 클린 시트를 단 한 차례도 기록하지 못했다. 스즈키가 조별리그 D조 인도네시아와 최종 3차전을 제외하고 모든 경기에서 실수를 저질렀기 때문. 그나마 실수가 없었던 인도네시아전에서도 1실점을 기록했다.
이에 스즈키를 향한 팬들의 비난이 빗발쳤다. 게다가 인종 차별적인 발언까지 쏟아져 대회 내내 마음고생을 했다.
결국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이란과 8강전에서도 실수를 했다. 1-0으로 앞선 후반 9분 골킥이 짧았던 탓에 상대에게 주도권을 빼앗겼고, 이는 실점으로 연결됐다. 사르다르 아즈문(AS로마)의 패스를 받은 모하마드 모헤비(에스테그랄)가 깔끔한 마무리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후 일본은 후반 종료 직전 이타쿠라 고(묀헨글라트바흐)가 파울을 범해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결국 키커로 나선 '주장' 알리레자 자한바크슈(페예노르트)가 득점에 성공해 역전패했다.
논란의 이토 준야. 연합뉴스
일본은 앞서 주축 공격수마저 불명예스럽게 하차한 상태였다. 이토 준야(스타드 랭스)가 성범죄 혐의로 바레인과 16강전에서는 벤치를 달궜고, 이란과 8강전을 앞두고 소집 해제됐다.
일본 매체 '데일리 신조'는 지난달 31일 "이토는 고소인 20대 A씨를 포함한 여성 2명에게 술을 마시게 한 뒤 동의 없이 성관계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여기에 일본축구협회(JFA)의 오락가락한 행정이 분위기를 더 혼란스럽게 했다. 처음에는 이토의 소집 해제를 결정했다가 선수단의 잔류 요청으로 결정을 미뤘다. 이에 논란이 불거지자 재차 소집 해제를 공식 발표했다.
어수선한 분위기는 경기력으로 이어졌다. 결국 8강에서 이란에 덜미를 잡혀 '우승 후보'의 자존심을 구겼다.
온라인상에서는 일본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일본 매체 주니치 스포츠에 따르면 누리꾼들은 "이럴 줄 알았다", "최악의 아시안컵이다", "끔찍한 엔딩이다" 등의 날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