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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SF 동료·美 현지 홀렸다…데뷔전 활약에 '호평 일색'

이정후, SF 동료·美 현지 홀렸다…데뷔전 활약에 '호평 일색'

타격하는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연합뉴스타격하는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연합뉴스
'바람의 손자'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미국 무대 데뷔전 활약을 현지에서도 크게 주목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선수단 내에선 "아주 좋아 보인다", "타선에 역동성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등의 호평이 나왔고, 매체들은 "상대 수비진을 흔들었다", "6418명의 관중에게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며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이정후는 28일(한국 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 리그(MLB) 시애틀 매리너스와 시범 경기 홈경기에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미국 진출 이후 처음 실전 경기에 나선 것이다.

긴장은커녕 첫 타석부터 존재감을 드러냈다. 팀이 0 대 2로 끌려가던 1회말 1번 타자로 타석에 선 이정후는 상대 선발 조지 커비(26)를 상대로 1루수 옆을 지나가는 땅볼 안타를 만들어냈다.

작년 MLB 올스타로 선정될 만큼 빅 리그에서도 인정받는 투수인 커비를 상대로 볼 카운트 2스트라이크까지 몰렸지만, 특유의 콘택트 능력으로 만들어낸 안타였다. 1루로 나간 이정후는 후속 타자인 타이로 에스트라다의 타석에서 나온 상대 유격수 실책 덕에 2루로 진루했고,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의 중전 안타 당시 홈으로 들어와 첫 득점까지 기록했다.

이날 이정후는 3타수 1안타 1득점으로 첫 경기부터 좋은 컨디션을 보였다. 경기가 끝난 뒤 이정후는 '이스트베이타임스' 등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상대가) 좋은 투수였다. 2스트라이크에 몰렸기 때문에 콘택트만 하자는 생각이었는데 다행히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만족스럽다"고 스스로를 평가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밥 멜빈 감독. 연합뉴스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밥 멜빈 감독. 연합뉴스
데뷔전 활약을 가까이서 지켜본 선수단도 이정후를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우선 사령탑 밥 멜빈 감독은 "데뷔가 늦어졌지만, 첫 타석에서 안타를 치고 득점을 낸 것은 아주 좋아 보인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정후의 주루 플레이에도 박수를 보냈다. 멜빈 감독은 "확실히 좋은 스피드를 지녔다"며 "이정후 자신도 베이스에서 더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주길 원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이정후가 홈 베이스를 밟을 당시 중전 안타를 뽑아냈던 웨이드 주니어 역시 이정후에 대해 "배트를 잘 다루고 빠르며 스트라이크 존을 잘 활용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타선에 역동성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구단이) 선전한 대로였다"고 이정후의 플레이를 돌아봤다.

현지 매체들도 이정후의 첫 경기를 조명했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28일 "이정후가 지난주 한 차례 옆구리 통증을 겪은 뒤 실전 무대 데뷔까지 며칠을 더 기다려야 했다"면서도 "샌프란시스코의 새로운 중견수는 첫 이닝 5득점의 시작점이 된 리드 오프 안타를 때려내며 테이블 세팅 능력을 뽐냈다"고 호평했다.

이어 "이정후의 안타 당시 6418명의 관중으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오프 시즌에 '6년 1억 13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은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의 주전 타자로 활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도 "이정후는 첫 타석 전부터 긴장했을 법도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되짚었다. 이어 "2스트라이크에서 버티며 슬라이더를 공략했다"며 "중심이 좋아 보였고 주루도 준수했다"고 분석했다.

주루하는 이정후. 연합뉴스주루하는 이정후. 연합뉴스​​
이정후의 헬멧도 때아닌 주목을 받았다. 큰 스윙을 하거나 빠르게 달려야 하는 상황에서 헬멧이 자주 벗겨지는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MLB 선배인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역시 지난 시즌 같은 문제로 고생한 적이 있다. 이정후도 스프링 캠프 초반 "(김)하성이 형의 헬멧이 왜 자꾸 벗겨졌는지 이제 알 수 있겠다"며 "서양 선수들과 동양 선수들의 두상은 차이가 있다. 빨리 뛰면 헬멧이 자꾸 벗겨진다"고 설명한 바 있다.

데뷔전부터 문제가 드러났다. 이정후가 큰 스윙을 할 때 헬멧이 땅에 떨어지는 경우가 있었고, 안타를 친 뒤 1루로 달려 나갈 때에도 헬멧이 벗겨졌다.

'이스트베이타임스'는 이날 "이정후에겐 '바람의 손자'라는 별명이 있다"며 "주루를 할 때 날아다닌 것은 이정후뿐만이 아니다. 그의 헬멧도 공기 중을 떠다녔다"고 주목했다. "김하성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며 "이정후는 김하성의 헬멧을 만든 회사에 맞춤형 모델을 주문해 이를 기다리고 있다"고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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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매체 '디 애슬레틱'은 "이날 이정후는 1회 안타를 친 뒤 공격적인 주루로 상대 수비진을 흔들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후속 타자 에스트라다가 유격수 땅볼을 쳤을 때 상대 팀의 수비 실책을 유도했다"고 평했다.

헬멧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디 애슬레틱은 "이정후가 맞춤형 헬멧을 주문했다"며 "헬멧은 하루 혹은 이틀 안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첫 단추를 잘 끼웠다. 실전 경기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낸 이정후는 내달 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 다시 1번 타자로 출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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