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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주년 삼일절] 3.1운동 이끌었던 기독교…오늘날 한국교회는?

종교

    [105주년 삼일절] 3.1운동 이끌었던 기독교…오늘날 한국교회는?

    핵심요약

    1.5% 불과했던 기독교인, 독립운동 주도
    주권재민의 가치와 애국심 일깨워
    교회 조직망 통해 만세운동 준비·확산
    "오늘날 한국교회, 3.1정신 온전히 계승 못해"
    "3.1정신, 종교·이념·계층 뛰어넘는 통합의 정신"




    [앵커]
    오늘은 3.1운동 105주년입니다. 3.1 운동 당시 기독교는 소수 종교였지만 민족독립운동의 중추적인 역할을 감당했습니다.

    민족의 아픔 속에서 믿음의 선배들이 보여준 모습을 돌아보며 오늘날 한국교회가 계승해야 할 3.1 정신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해봐야겠습니다. 송주열 기잡니다.

    [기자]
    일제 강점기 당시 기독교인 수는 국민의 1.5%에 불과했지만 우리나라 독립운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민족대표 33명 중 16명이 기독교인이었으며, 3.1운동에 앞장서 투옥된 이들 중 약 20%가 기독교인이었습니다.

    전문가들은 당시 전체 인구의 1.5%도 채 되지 않던 기독교인들이 독립운동을 주도적으로 이끌 수 있었던 이유로 당시 기독교인들의 높은 도적적, 윤리적 수준을 꼽는다. 평양대부흥운동 이후, 기독교인들은 높은 수준의 도덕, 윤리적 규범의 실천을 보여주었고, 이로 인해 일반 사회영역에서도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전문가들은 당시 전체 인구의 1.5%도 채 되지 않던 기독교인들이 독립운동을 주도적으로 이끌 수 있었던 이유로 당시 기독교인들의 높은 도적적, 윤리적 수준을 꼽는다. 평양대부흥운동 이후, 기독교인들은 높은 수준의 도덕, 윤리적 규범의 실천을 보여주었고, 이로 인해 일반 사회영역에서도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사회 개혁과 더불어 제국주의 침략에 맞서야 했던 시대 상황에서 기독교는 복음과 함께 민주시민사회의 가치와 애국의 태도를 민중들에게 일깨우는 역할을 한 겁니다.

    특히, 3.1운동이 당시 억압 받던 여성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고, 인도주의적인 비폭력 저항운동으로 진행될 수 있었던 배경엔 기독교 정신이 있었습니다.

    [홍승표 박사 /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제국주의 폭력과 강권에 저항해야 되는데, 당시 조선의 지배 이데올로기였던 유교가 힘을 발휘하지 못하게 됐죠. 기독교를 통해서 역사의 주체, 국가의 주인으로서의 개인이 발견된 거고요. 주체적 인간으로서의 인간 인식이 새롭게 생겼고, 많은 기독교 지도자들이 과거의 전근대적 권위주의 시대를 극복하고 모든 사람들이 주체가 되는 민주시민사회의 꿈을 꾸게 된 거죠. 그런 꿈이 교회에서 싹 틔워서 마침내 온 겨레에 각성이 되고…"

    3.1운동이 장기간 전국적으로 일어날 수 있었던 데에도 교회의 역할이 컸습니다.

    일제의 무단통치 시기, 조선인들은 철저한 탄압속에서 작은 모임조차 가질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외국인 선교사들의 영향 아래있던 교회에서 비밀리에 독립운동을 준비하고, 교회 조직망을 통해 확산할 수 있었던 겁니다.

    [안유림 박사 / 이화사학연구원]
    "심지어 친일단체였던 일진회까지도 해산될 수밖에 없던 그런 사회구조 하에 있었고요. 겨우 살아남았던 사립학교들 일부, 선교사들과 연결돼 있었던 교회와 학교들이 살아있었기 때문에 3.1운동의 조직으로서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이 되는 거죠. (연구자들은) 지도를 놓고 보면 3.1 만세 운동이 일어났던 지역과 교회가 있었던, 학교가 있었던 지역이 거의 일치한다는 이야기도 하시거든요.

    3.1운동은 한국교회 역사참여의 원형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당시 많은 선교사들은 3.1운동 주동자들을 숨겨주는 등 독립운동을 지원하기도 했다. 또, 제암리 학살 사건 등 일제의 폭력을 좌시하지 않고 총독부에 항의하며 진실을 국제 사회에 알리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다.3.1운동은 한국교회 역사참여의 원형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당시 많은 선교사들은 3.1운동 주동자들을 숨겨주는 등 독립운동을 지원하기도 했다. 또, 제암리 학살 사건 등 일제의 폭력을 좌시하지 않고 총독부에 항의하며 진실을 국제 사회에 알리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3.1운동 당시 한국교회의 역할과 영향력을 돌아보며 오늘의 한국교회가 다시금 회복해야할 점은 무엇일까?

    105년이 지난 지금도 교회는 같은 태극기를 흔들며 구국기도회 등을 펼치고 있지만 3.1 정신을 온전히 계승하지는 못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는 여러 모임이 있지만, 그 내용을 살펴보면 민족 전체를 품지 못하고 각자의 정치적 입장만 강조하는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는 겁니다.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홍승표 박사는 "오늘날의 보수기독교 집회는 애국을 전면에 내걸었지만, 종교와 이념적 배타성, 특정계층이나 정치세력, 성별과 세대의 입장만을 대변하는 폐쇄적인 태도와 경직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러한 태도는 3.1정신을 온전히 계승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홍승표 박사는 "오늘날의 보수기독교 집회는 애국을 전면에 내걸었지만, 종교와 이념적 배타성, 특정계층이나 정치세력, 성별과 세대의 입장만을 대변하는 폐쇄적인 태도와 경직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러한 태도는 3.1정신을 온전히 계승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105년 전 3.1운동 당시 기독교인들은 이웃종교와 함께 손잡는 등 다양한 이념과 계층, 성별, 세대를 하나 되게 하는 열린 태도와 유연함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또, 기미독립선언문을 통해 알 수 있듯 그들의 메시지는 단순히 우리나라의 독립만이 아니라, 자유와 평등·정의, 더 나아가 모든 인류의 평화로운 공존이었습니다.

    그리스도의 복음을 누구나 알 수 있는 보편적 언어로 세상에 선포했다는 설명입니다.

    [홍승표 박사 / 한국기독교연구소]
    "3.1정신이 헌법이라면, 이념들은 여러 가지 선택지·하위법 같은 개념이라고 볼 수 있는데, 근본적으로 함께 공유하고 모두가 동의해야 할만한, 우리 기독교 신앙 선배들이 만들어 놓은 아름다운 정신유산을 온전히 계승하지 못한 가운데, 너무 편협한 한쪽 측면의 이념에만 경도된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예수님께서 보여주셨던 그런 사랑의 관용의 전통을, 3.1정신 계승을 통해서 한국교회가 회복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기독교 신앙에 입각해 평화와 관용·인도주의를 몸소 실천한 신앙 선배들의 3.1정신을 보다 구체적으로 배우고, 이를 온전히 계승하기 위한 노력이 한국교회에 요구되고 있습니다.

    [영상기자 정용현] [영상편집 서원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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