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선 지하화 노선도.국토교통부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인천 지역의 숙원사업인 경인고속도로와 경인선 철도 지화화를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시장에서는 이런 사업이 실현될 경우 해당 지역의 생활권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겠지만 해당 사업은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사업으로 완성 시점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인천시청에서 '대한민국 관문도시, 세계로 뻗어가는 인천'을 주제로 열여덟 번째 민생토론회를 개최하며 이런 계획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경인고속도로 지하화는 필요한 법적 절차를 신속히 마무리한 후 제 임기인 2027년까지 착공을 하겠다"며 "경인선 철도 지하 사업은 2025년까지 전국 철도 지하화 종합 계획을 마무리하고 2026년에는 지하화 계획을 수립해서 본격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철도와 고속도로가 사라진 상부 공간을 주거, 상업, 문화, 환경이 복합된 입체의 수직 공간으로 재탄생시켜 새로운 인천 발전의 모티브로 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런 계획 외에도 인천국제공항 및 인천항 개선 등을 통해 항공과 해운, 물류 산업을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는 인천시에서 현재 경인선 지하화 추진전략 수립 용역을 진행하고 있고 인천부터 구로까지 경인선 전 구간을 지하화하는 데는 인천시 검토 기준 9조5천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경인고속도로의 경우 인천 서구 청라동부터 서울 양천구 신월동까지 총 15.3km 구간이 지하화 대상으로 검토되고 있는데 지난 2022년 5월부터 기획재정부와 KDI가 관련한 예비타당성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국토부 박상우 장관은 이날 오후 진행한 브리핑에서 "철도 지하화는 중앙부처 차원에서 어떤 방법론을 갖고 이를 정하고 중앙과 지자체의 역할은 어떻게 할 것인지, 공사는 어떻게 하고 상부지구는 어떤 방향으로 개발할 것인지 종합 계획 수립을 착수한 상태"라며 "각 지자체는 자체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있을텐데 저희가 가진 스케쥴표로는 일단 (올해) 선도사업지구를 지정하는 것으로 되어있는데 지자체가 제출하는 계획의 완결성이 높으면 선도지구가 다수가 될 수도 있고 1차 (발표를) 하고 또 2차를 할 수도 있는데 인천은 제가 알기로는 굉장히 일찍부터 준비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부연했다.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노선도. 국토교통부 제공이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이런 내용이 현실화될 경우 인천 지역의 생활 환경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상철도와 고속도로의 경우 이를 둘러싼 지역간 차량 이동에 상당한 제약을 주는만큼 지상철도와 고속도로를 중심에 둔 양 지역간 단절을 초래했다. 지상철도와 고속도로가 지하화된 경우 두 지역간 단절이 해소될 수 있어 일대의 개발과 활용이 크게 용이해 진다.
다만 철도와 도로의 지하화 자체는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막대한 비용'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한계도 명확하다.
투미부동산컨설팅 김제경 소장은 "경인고속도로는 인천을 남북으로 나누는 간선도로로써 지하화가 현실화 되면, 그간 단절되었던 생활권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 예상된다"면서도 "막대한 비용이 필요한 사업으로 현실적인 예산 조달과 지하화 완성 시점을 알기 어렵다"고 우려를 표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 1월 열린 교통 분야 민생토론회에서 65조 2천억원을 투입해 철도와 도로를 지하화하겠다고 밝혔다. 이 중 약 50조원을 철도 지하화 사업에 쓴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실제로 투입된 내용을 보면 이런 계획이 언제쯤 현실화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서울시가 2022년 8월 발표한 '지상철도 지하화 추진전략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기준 경부선, 경인선, 경의선 등 국철 지하화에 대한 총사업비는 약 32조6000억원으로 추정됐지만 기존 추정에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현재는 45조 2000억 원의 대규모 재원이 들 것으로 예상됐다. 대규모 재정이 투입되지 않으면 사업 실행이 불가능하다.
익명을 원한 한 건설 업계 관계자는 "지상 철도와 고속도로 지하화는 선거 단골 공약이어서 국회의원이 말했다면 그다지 새롭지도 않고 큰 감흥도 없을 내용"이라면서도 "이번에는 대통령이 언급했기 때문에 무게감이 다르지만 급등한 금융 비용과 공사비 등을 감안하면 경인고속도로와 경인선 지하화가 시작된다고 해도 사업 진행이 상당히 더딜 수밖에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