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에코델타시티 조감도·길 걷는 사람들. 한국수자원공사 부산EDC사업단·스마트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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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첫 외래어 동명, 어떻게 생각하세요?
"외래어면 다 고급스럽다고 느끼는 게 의아하네요."
"한자도 외래어인데 뭐 어떤가요, 예쁘고 좋은 이름입니다."
부산시 강서구는 지난달 3만 가구 규모 신도시의 새로운 법정동 이름을 '에코델타동(洞)'으로 하는 기본계획서를 부산시에 제출했습니다.
에코델타는 환경·생태를 뜻하는 에코(eco)와 낙동강 삼각주를 뜻하는 델타(delta)를 합성한 이름입니다. 구청이 지난해 지역주민·입주자(스마트빌리지)·입주예정자(공동주택)를 대상으로 진행한 선호도 조사에서 후보 20개 가운데 1위(48%)를 차지했습니다.
시는 신설 타당성 검토를 마친 후 이달 내 행정안전부에 승인을 건의할 예정입니다. 행안부 결정에 따라 이르면 오는 6월 법정동 승인 여부가 결정되며, 확정시 전국 최초로 외래어 동명이 탄생합니다. 법정동은 신분증, 신용카드 및 재산권과 관련된 각종 공적 장부의 주소에 사용되며 행정동과는 구분됩니다.
일각에서는 공공 언어 영역인 법정동 이름을 외래어로 짓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모두가 사용하는 지명에 난해하고 어려운 외래어 이름을 붙일 경우 고령층이 어려움을 겪게 되는 등 언어 소외현상을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글문화단체모두모임과 부산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에코델타동 이름 반대 국민운동본부는 8일 부산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모든 공용문서 표기는 쉬운 우리말울 사용해야 한다는 국어기본법을 어긴 것은 물론, 공공 언어는 민원인이 알기 쉬운 우리말을 사용해야 한다는 부산시 조례도 위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들은 "부산시는 이미 마린시티, 그린스마트시티 등 시민들이 불편해 하는 외국어를 남발하며 도시 이름을 짓고 있다"며 "법정동 명칭까지 에코델타동으로 정하면 이를 시작으로 전국에 온갖 알 수 없는 외국어 동 이름이 생겨날 수 있다. 에코델타동 이름을 절대로 지어서는 안되는 이유"라고 강조했습니다.
운동본부는 이날 시청 앞 집회를 시작으로 부산시청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이어갈 방침입니다.
시민들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습니다. 부산 강서구에 거주 중인 A씨는 지역 맘카페에 "공모할 때도 외래어 자제해 달라고 했는데, 외래어면 다 고급스럽다고 느끼는 게 의아하다"고 남겼습니다. 반면 에코델타시티에 입주 예정이라는 B씨는 "친환경 삼각주 도시 콘셉트에도 잘 맞는 이름인 거 같아 좋다. 한자도 외래어인데 뭐 어떤가"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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