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노동시장 구조 변화와 대응 방안'을 주제로 열린 '한국은행-한국개발연구원(KDI) 노동시장 세미나'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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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 인력에는 월급 조금만, 어떻게 생각하세요?
돌봄서비스 인력난과 이에 따른 비용 증가 해소를 위해 한국은행이 외국인 노동자 도입과 함께 업종별 최저임금 적용을 제안해 논란이 예상됩니다.
한국은행은 5일 '돌봄서비스 인력난·비용부담 완화 보고서'를 통해 가사근로자와 간병인 등 돌봄서비스 인력이 2042년이면 최대 155만 명 부족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간병인 한 명을 고용하는 데 드는 비용은 월 370만 원으로 40대·50대 가구 중위소득의 60%를 상회합니다. 육아도우미 고용비용은 월 264만 원으로 30대 가구 중위소득의 절반을 넘습니다.
이처럼 돌봄 비용이 높아진 것은 돌봄서비스에 대한 노동 공급은 정체됐지만 구인 수는 빠르게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고령화와 인력난이 맞물리며 비용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연구진은 높은 비용 부담이 비자발적 요양원 입소, 여성의 경제활동 제약, 저출산 등의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특히, 간병비 문제로 가족 간병이 증가하면서 발생하는 경제 손실이 2042년에는 국내총생산(GDP)의 최대 3.6%에 이를 것으로 추산됩니다.
한은은 이를 완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외국인 고용허가제 대상 업종에 돌봄서비스업을 포함하고, 동 업종에 대한 최저임금을 상대적으로 낮게 설정하는 방식과 개별 가구가 외국인을 직접 고용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한은은 외국인 노동자 도입을 통해 이용부담을 낮춘 해외 사례를 들기도 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홍콩은 외국인 가사근로자 고용이 크게 늘어난 뒤 0~5세 자녀를 둔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율이 15%p 이상 증가했습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부모 간병에 따른 자녀의 고용률 하락 현상이 거의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외 관련 법령상 외국인에게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업종별 차등 적용은 가능합니다. 따라서 외국인 간병인에게 최저임금보다 낮은 보수를 지급하려면 내국인 돌봄 인력의 임금 수준도 똑같이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한은은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는 국제노동기구(ILO) 가입국으로서 외국인과 내국인 근로자의 임금을 차별할 수 없으므로, 기존의 고용허가제 방식으로 도입한 외국인에게는 내국인과 동일한 수준의 최저임금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노동계는 크게 반발했습니다. 한국노총은 "우리나라 돌봄 서비스직 노동자들은 열악한 처우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를 외면하고 시장 논리만을 따른 최저임금 적용 제외, 차등 적용 등 임시방편식 정책은 불필요한 사회 갈등과 분열을 야기할 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돌봄 분야의 최저임금 하향을 시작으로,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최저임금 차등은 2021년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논의됐지만 부결된 사안이며,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공약이기도 합니다.
길거리에서 휴일을 보내는 홍콩 외국인 가사도우미들. 홍콩프리프레스 캡처
출신 국가에 근거해 임금을 낮추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며, 해외 사례가 꼭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1970년대부터 외국인 가사근로자를 받기 시작한 홍콩은 가사근로자에 대한 학대와 인권침해, 저임금 장시간 노동 등 문제가 불거지며 '현대판 노예제'라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홍콩의 외국인 가사근로자 최저임금은 2023년 월 4730홍콩달러(약 80만 원)로 홍콩 노동자 월평균 임금의 4분의 1 수준입니다. 이는 홍콩의 물가를 고려했을 때 턱없이 부족한 돈입니다.
민주노총은 "이주 노동자의 노동을 값싼 노동으로 인식하며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이주 노동자를 밀어 넣겠다는 발상은 차별적이며 반인권적인 태도"라고 꼬집었습니다.
돌봄 분야 외국인 노동자 도입과 업종별 최저임금 적용 검토,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자세한 의견은 댓글로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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