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오전 영도구 봉래동의 한 주택가에서 내리막길을 내려오던 레미콘 차량이 미끄러져 주택을 들이받은 모습. 정혜린 기자부산 영도구의 한 내리막길에서 레미콘 차량이 미끄러져 주택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지역 내 반복되는 급경사지 사고에 대해 안전대책이 시급하단 지적이 나온다.
지난 7일 오전 9시 30분쯤 부산 영도구 봉래동의 한 주택가에서 인근 공사 현장의 레미콘 차량이 내리막길을 내려오다 미끄러져 1층 주택을 들이받았다.
해당 주택은 벽면이 무너져 내리는 등 큰 피해를 입었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건물에 가해진 충격을 고려할 때 당시 인근에 보행자가 있었다면 자칫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사고가 발생한 주택가는 좁은 골목길인 데다 경사가 매우 가팔라 한 눈에도 대형 화물차가 지나다니기엔 위험한 모습이다.
실제로 사고 다음 날에도 화물차가 보행자 옆으로 아슬아슬하게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려가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지난 7일 대형 화물차 미끄러짐 사고가 발생한 영도구 봉래동의 주택가. 좁은 골목길에 경사가 심한 모습이다. 정혜린 기자 급경사가 심한 길이 많은 영도구 지역 특성상 이 같은 경사로 미끄러짐 사고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특히 지난해 4월에는 영도구 청동초등학교 스쿨존에서 지게차의 화물이 가파른 내리막길을 굴러 내려와 등굣길 학생들을 덮쳐 초등학생 한 명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 2022년 7월에도 청동초 인근에서 내리막길을 내려가던 16t 정화조 차량이 가로등과 전신주를 잇따라 들이받고 전복돼 운전자가 숨졌다.
또한 같은 해 5월 이번 사고가 발생한 곳 인근 봉래동의 한 내리막길에서도 2.5t 화물차가 공사 현장을 덮쳐 베트남 국적 작업자 2명이 3m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작업자 2명은 찰과상 등 경상을 입었으며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화물차량 미끄러짐 사고가 난 다음 날인 지난 8일 영도구 봉래동의 급경사 골목에서 보행자와 화물차가 함께 내려오고 있는 모습. 정혜린 기자 이처럼 경사가 가파른 지역에서 미끄러짐 사고가 반복되는 만큼 재발을 막기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사고가 발생할 경우 큰 피해로 이어지는 대형 화물차량 등에 대한 안전대책 마련이 필수적이란 지적이다.
김지영 영도구의원은 "지형의 문제이기 때문에 당장 근본적인 해결에는 한계가 있지만 안전을 위해 급경사지 도로에 대한 개선책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급경사지에 대해선 대형 화물차량이 우회하도록 규제하고, 속도 조절을 위한 방지턱과 보행자 보호를 위한 안전펜스 설치 등을 당장 가능한 선에서 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현실적으로 가능한 단기 대책들과 함께 산복도로와 중복도로의 확장, 경사로를 감안한 신규 도로 건설 등 장기적인 계획도 함께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