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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韓갈등 2라운드 이번엔?…총선 전 분열, 충돌의 계산법

국회/정당

    尹-韓갈등 2라운드 이번엔?…총선 전 분열, 충돌의 계산법

    '이종섭·황상무 논란'에 한동훈 "입장 변함 없다"
    '집권당의 오만, 국민 앞의 군림' 언급…'명품백' 때보다 강경
    1차 '윤-한 충돌' 당시 제2부속실 등 변화 불발…총선 위기, 힘 받는 韓
    이철규와 '비례' 갈등…'자기사람 심기' 경쟁에 금 가는 '원팀'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월 23일 충남 서천군 서천읍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월 23일 충남 서천군 서천읍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종섭 주(駐)호주대사와 대통령실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의 거취 문제를 놓고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두 번째 갈등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한 비대위원장의 지난 17일 공개 발언 이후 당내 수도권 출마자들의 발언 수위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한 비대위원장은 19일 '집권 여당의 오만과 국민 앞의 군림' 등을 거론하며, 총선을 앞둔 리스크를 구체화했다. 그의 속내에 관심이 쏠린다.

    이른바 2차 '윤-한 충돌'은 1차전 때와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1차 때 한 비대위원장의 사퇴 요구가 나왔었다면 2차에선 친윤 성향의 의원들도 한 비대위원장 의견에 동조하거나, 최소한 침묵·방관하는 모양새다. 암묵적으로 선거에 도움이 되는 것은 두 사람의 거취를 정리하는 것이란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반면 용산의 반응은 다른 측면에서 상반된다. 1차 갈등이 한 비대위원장의 거취를 문제 삼지 않는 쪽으로 봉합됐다면 2차에선 그의 제안이 묵살되는 분위기다.

    1, 2차 갈등 모두 '약속대련'으로 보기엔 윤 대통령이 받는 상처가 너무 크다. 그러나 한 비대위원장으로선 나름 위기에 빠진 총선의 돌파구로 선택한 것이라 정치적으로 얻을 바를 계산한 것으로 보인다. 4·10 총선의 판세에서 여당에 도움이 될지 여부와 무관하게 한 비대위원장이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韓 용산 겨냥에도 대통령실 입장 고수…'명품백' 때와 다른 양상

    국민의힘 한동훈 총괄선대위원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총선 중앙선대위 발대식 및 공천자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한동훈 총괄선대위원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총선 중앙선대위 발대식 및 공천자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한 비대위원장은 이날 중앙선대위 발대식에서 "정부와 집권여당은 조금이라도 오만하거나 국민 앞에 군림하려는 모습을 보였을 때 큰 위기가 왔다. 이번 총선에서 지면 윤석열 정부는 집권하고 뜻 한 번 펼쳐보지 못하고 끝나게 될 것"이라며 대통령실을 겨냥했다.

    발대식 뒤 기자들과 만나선 이 대사 및 황 수석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 "입장에 변함없다"고 밝혔다. 그는 "국가 운명을 좌우하는 중대한 선거를 앞두고 민심에 민감해야 한다는 제 생각을 말씀드렸다"며 "국민들께서 총선 앞에 다른 이슈보다 이런 것에 관심을 많이 갖고 계시기 때문에 그 부분을 정리해야 할 필요성을 말씀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논란에 대해 "공수처가 즉각 소환하고, 이 대사는 즉각 귀국해야 한다"며 "(황 수석은) 본인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했던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앞서 18일 대통령실은 한 비대위원장의 공개 발언 전후로 나온 수도권 출마자들의 '이 대사 즉각 귀국' 요청을 일축했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한 위원장의 행태에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에서는 계속해서 "지금은 국민 눈높이를 따를 때(정진석 의원)", "대통령실에서는 민심의 따가움을 아직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윤상현 의원)" 등 한 비대위원장 측에 힘을 싣는 발언들이 쏟아지는 상황인데, 한 비대위원장은 더 강한 발언도, 선회도 없이 입장 유지를 택했다.
     
    윤 대통령과의 갈등 속 한 비대위원장의 '입장 고수'는 지난 1월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논란에서도 유사하게 전개됐다. 당시 논란에 수도권 위기론이 확산되자, 한 비대위원장은 1월 11일 "특별감찰관 추천에 대해 민주당과 협의할 준비가 돼 있다"며 "(대통령실의) 제2부속실 설치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이어 18일에는 "(명품백 대응의) 전후 과정에서 분명히 아쉬운 점이 있고, 국민들께서 걱정할 부분이 있었다고 저도 생각한다"고 했고, 19일에는 "국민의 눈높이에서 생각할 문제"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대통령실에서 한 비대위원장에 대한 사퇴 요구가 나오며 갈등이 심화됐는데, 그럼에도 한 비대위원장의 입장은 굽혀지지도, 더 강해지지도 않았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갈등이 해소된 지점으로 여겨지는 1월 24일 충남 서천 화재 현장 동행 이후에도 한 비대위원장은 "딱 지난번 했던 말 그대로"라며 언급한 바 있다.
     
    이후에도 특별감찰관 임명이나 제2부속실 설치는 현재까지 전혀 실현되지 못했고, 1차 갈등은 수면 아래로 들어가며 국면이 전환됐다.
     

    당 장악력 높이는 韓…'비례 순번' 놓고 이철규와 정면충돌

    대통령실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왼쪽),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윤창원 기자·연합뉴스대통령실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왼쪽),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윤창원 기자·연합뉴스
    이번 '이종섭·황상무' 논란에 대한 조치 요구도 유사하게 인사권자의 결단이 필요하지만, 윤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과 리더십 스타일을 고려할 때 직접적인 결단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만약 이번 논란도 유야무야 식의 결론이 날 경우 '수도권 위기론'을 타개하기 위한 일시적 충돌이었다는 '선거용 갈등' 시각이 굳어질 수 있다. 다만 '명품백' 논란 당시에는 당내 소수, 비주류 중심의 규탄이 이어졌고, 이번에는 당내 다수와 함께 일부 친윤계도 조치를 요구하고 있는 만큼 양상이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또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더라도 한 비대위원장 입장에서는 당내 다수의 의견과 궤를 같이하며 장악력을 높일 수 있다. 이에 '하늘 아래 두 개의 태양'이 존재할 수 없는 환경에서 "한 비대위원장이 치밀한 계산을 통해 충돌 수위를 조정하며 총선 이후까지 내다보고 있는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비대위원장이 수위를 조절하며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선을 지키고, 당내 목소리를 전달하는 역할은 계속 수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 대사의 귀국, 황 수석의 사퇴로 이어진다면 이상적이고, 아니더라도 여당 대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셈이므로 잃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위성정당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후보 공천을 놓고 불거진 '사천(私薦) 논란'도 당 장악력 확대의 연장선이라는 해석이 따라 붙는다. 친윤계에서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의 위원 중 2명이 포함됐고, 그중 김예지 의원이 두 번 연속해서 비례 공천을 받았다는 점을 문제삼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18일 비례대표 명단에 반발했던 '친윤 핵심' 이철규 의원은 이날 한 비대위원장이 진행하는 공천장 수여식에 불참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이날 당사로 들어가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누가 사천이라고 했나. 그런 말이 없던데"라고 반문했다. 이어 "호남이 안 돼서 좀 안타깝고, 당직자들이 하나도 안 들어가서 안타까우니까. 의외의 사람들, 납득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들어갔으니까 의아스럽다"며 "그분들 마음을 달래주는 거고 가능하면 조정해주면 좋겠다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증 문제나 호남 인사들의 배려 문제에 대해서는 혹시 살펴볼 부분이 있는지 한 번 검토해보겠다"고 말했고 이후 '골프 접대' 의혹이 제기된 이시우 전 국무총리실 서기관의 공천이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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