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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박싱]마지막까지 붙잡은 '페이크 해피', 서리의 새 타이틀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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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N:박싱]마지막까지 붙잡은 '페이크 해피', 서리의 새 타이틀이 되다

    EN:박싱

    상품 개봉을 뜻하는 '언박싱'(unboxing)에서 착안한 'EN:박싱'은 한 마디로 '앨범 탐구' 코너입니다. 가방을 통해 가방 주인을 알아보는 '왓츠 인 마이 백'처럼, 앨범 한 장에 담긴 다양한 시도와 노력을 살펴보는 '왓츠 인 디스 앨범'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만들고 표현하는 사람들의 조금 더 풍부한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편집자 주]

    서리 미니 2집 'Fake Happy' 제작기 ① 타이틀곡 편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페이크 해피' 뮤직비디오는 홈 비디오 콘셉트로 찍었다. 레이블사유 제공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페이크 해피' 뮤직비디오는 홈 비디오 콘셉트로 찍었다. 레이블사유 제공단어 뜻처럼 매일 쓰거나 자주 쓰지는 않지만 서리는 일기를 쓴다. "일 년에 몇 번은 꼭." 2024년 새해가 시작됐을 때 일기장을 폈고, "다양한 감정"을 마주했다. 그렇게 가사를 썼다. 평소 가사를 쓰는 데 시간이 걸리는 편인데 빨리 완성했다. 반면 곡 작업은 마지막까지 했다. 덕분에 새 앨범의 전반부와 후반부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하면서, 임팩트도 있는 곡을 들려줄 수 있게 됐다.

    지난 21일 발매된 서리의 두 번째 미니앨범 '페이크 해피'(Fake Happy)는 2022년 12월에 낸 겨울 시즌 송 '신데렐라'(Cinderella) 이후 1년 3개월 만의 신곡이다. 미니앨범 단위로 따지면 2020년 5월에 발표한 '후 이스케이프드'(?depacse ohw) 이후 3년 10개월 만이다.

    '타인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개인의 깊은 감정'을 담은 이번 앨범명은 '페이크 해피'다. CBS노컷뉴스는 동명의 타이틀곡을 비롯해 '킬 더 데이'(Kill the day) '브로큰'(Broken) '앤드 미'(and Me)까지 총 4곡이 수록된 이번 앨범을 찬찬히 뜯어보았다. 인터뷰는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대면으로 이루어졌다. 답변은 전부 아티스트 서리가 했다.

    2023년 초부터 '미니앨범을 내고 싶다'고 바랐고, 약 1년 만에 실현했다. 원래 이번 앨범은 "조금 더 추울 때" 내려고 했다. 디벨롭(발전)을 거듭하다 보니 조금 늦어졌다. 시간 여유가 생긴 건 다행이었다. 수정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좀 더 차분하게 검토하는 게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꾸준히 습작은 해 왔고, 지금과 같은 구성으로 제대로 진행한 것은 반년 정도다. 서리는 "굉장히 의미 있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싱어송라이터 서리의 미니 2집 '페이크 해피' 인터뷰를 했다. 레이블사유 제공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싱어송라이터 서리의 미니 2집 '페이크 해피' 인터뷰를 했다. 레이블사유 제공이번 앨범은 현 소속사 레이블사유로 옮긴 후 처음 내는 결과물이기도 하다. "가고 싶지 않은 방향을 억지로" 하지 않고, "하고자 하는 걸 존중할 수 있는지"를 가장 중시했다는 서리는 "저를 존중해주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함께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번 앨범도 "제 의견을 굉장히 잘 반영해 주셔서 너무 좋았다"라고 덧붙였다.

    서리는 '페이크 해피' 앨범에서 다양한 프로듀서와 작업했다. '온도가 잘 이어지고 있나?' 되물었고, '결'이 잘 맞는지를 고민했다. 그는 "음악적으로 장르적 도전을 하다 보니, 이게 너무 설게 들리지 않을까 싶었다. 기존 정체성을 잘 이어 가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있어서 어려웠고, 가사에서도 영어가 굉장히 많고 내용적으로도 내면을 솔직하게 담아내는 게 전반적으로 도전이었던 것 같다"라고 부연했다.

    팝 록 장르인 타이틀곡 '페이크 해피'는 순수함과 꿈으로 가득 찬 화자가 현실의 벽에 굴복하고 타협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회의감과 자조를 주제로 한 곡이다. 새벽의 소리, 사이렌, 기타 연주가 서리의 애절한 보컬 톤과 어우러진다.

    원래 앨범명은 마지막 트랙 곡 제목과 같은 '앤드 미'였다. 앨범명도 타이틀곡도 조금 더 '임팩트가 있기를' 바랐고, 고민 끝에 '페이크 해피'가 됐다. 서리는 평소에도 곡 작업을 할 때 "끝까지 디벨롭을 하는 편"이라며 "트랙도 그렇고 녹음 같은 부분도 좀 더 완벽하게 해 보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서리의 미니앨범은 2020년 5월 나온 데뷔 앨범 이후 약 4년 만이다. 레이블사유 제공서리의 미니앨범은 2020년 5월 나온 데뷔 앨범 이후 약 4년 만이다. 레이블사유 제공타이틀곡이 될 운명이었던 걸까. "가사를 쓰는 데 오래 걸리는 편"이라고 고백한 서리는 "되게 빠른 편이었다. 이 가사는 잘 써지는 편이었다"라고 전했다. 누구나 그렇듯 '다짐'으로 시작하는 새해에 본 일기장이 단초가 됐다.

    가사는 자전적이다. 첫 구절이 "오래된 일기를 읽었어"(I read an old diary)다. 일기장에 담긴 과거는 '지금보다 더 행복해 보이는 것 같다'(it seemed happier than now)라고 바라본다. 모두가 '웃고 있거나'(laughing) '멋져 보인다'(looking charming)라며 '내가 왜 뭔가를 위해 힘들게 달릴까?'(Why do I run hard for something?)라고 자문한다.

    수월하게 나온 가사와 달리 곡이 나오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렸다. 실은 이미 습작으로 써 둔 수록곡 세 곡도 좋았고, "타이틀로 해도 손색이 없"었다. 하지만 계속해서 "좋은 음악"을 찾았다. 기준은 이랬다. "좀 더 (다른) 트랙을 잘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하면서 타이틀을 할 수 있을 만큼 대중성이 있고, 제가 가고자 하는 음악성을 동시에 띨 수 있는."

    '페이크 해피'는 이번 앨범 수록곡 중 유일하게 서리가 작곡에 참여하지 않은 곡이다. 미카엘 반 웨거너(Michael Van Wagoner), 제시카 바이오(Jessica Baio), 켈라 아미티지(Kella Armitage)가 공동 작곡했다.

    "뭔가 저한테서 나오는 것으로 계속해서 하다 보면 사실 고민이 생겨요. '나한테 갇히거나 맴돌다가 새로운 게 나오지 않는 걸까' 의문도 생기고요. (타이틀곡은 외부에서) 한번 받아보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죠. 다른 아티스트들이 쓴 곡도 들으면서 이 앨범이랑 어울릴 만한 곡을 계속 찾아다녔는데 멜로디가 특히 많이 맴돌았어요. 그 중간 역할을 딱 해 준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앨범의) 한 곡은 굉장히 밝고 나머지 두 곡은 어두운 편인데 그사이 역할을 해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동시에 록 기반 트랙에 팝 일렉트로닉 사운드 음악을 잘 융합했다고 봤어요. 이런 요소를 요했기 때문에 타이틀을 찾는 게 어려웠어요."

    2020년 데뷔한 서리는 올해 데뷔 4주년을 앞두고 있다. 레이블사유 제공2020년 데뷔한 서리는 올해 데뷔 4주년을 앞두고 있다. 레이블사유 제공뮤직비디오는 홈 비디오처럼 찍었다. 서리의 아이디어였다. 그는 "일기를 보고 가사 영감받은 곡인데, '추억' 하면 홈 비디오이지 않나. 시각적으로 딱 연상됐다. 가사가 뜻하는 바도 '옛날에는 순수했는데 지금은 회의감이 온 게 교차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그런 부분이 잘 드러나도록 구성됐으면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부분을 잘 살릴 수 있을 만한 감독을 회사(레이블사유)에서 찾았다. 서리는 "아이디어도 많고 영상물도 굉장히 예쁘고 아티스틱한 느낌이 있었다. 함께 작업하는 게 너무 즐거웠다. 너무 좋은 결과물이 나와서 만족한다"라고 돌아봤다.

    뮤직비디오에는 현재의 서리와 과거의 서리가 번갈아 나온다. 등장하는 과거 영상은 20년 전 찍은 것이다. "실제로 옷장 속에 처박혀 있던 완전 구식인 테이프 캠코더"에서 지난 시간을 발굴했다. 처음 제주도에 가서 신난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서리는 앨범 작업 과정에서 수월했던 것으로 '뮤직비디오 촬영'을 꼽았다. "너무 재미있었다"라고도 전했다. 그는 "보통 뮤직비디오 찍으면 장시간 촬영해야 하는데, 이번에는 평상시 찍어놓은 브이로그(v-log) 같은 클립을 많이 찍었다. 추억 기록용 영상이 많았고, 새로 찍은 것도 놀면서 찍어서 되게 재미있었다. 한 10년 후에 보게 되면 (추억이) 새록새록한 뮤직비디오가 되지 않을까"라고 바라봤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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