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장예찬의 운명은…부산 논객들 "완주하면 정치생명 끝"

부산

    장예찬의 운명은…부산 논객들 "완주하면 정치생명 끝"

    "단일화 명분 없어…정연욱 받을 이유 無" 분석
    "완주 시 민주당 승…장예찬에 전적 책임" 지적
    "사퇴 여건 마련 안 돼" 완주 가능성 관측도

    '막말 논란'으로 부산 수영구 공천이 취소된 무소속 장예찬 후보가 지난달 18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막말 논란'으로 부산 수영구 공천이 취소된 무소속 장예찬 후보가 지난달 18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공천이 취소되자 탈당, 무소속 출마한 장예찬 후보가 '보수 단일화 경선'을 제안하고 나선 가운데 부산지역 논객들은 대체로 그의 완주 가능성을 낮게 내다봤다.
     
    부산 수영구는 애초에 장예찬 후보가 현역 전봉민 의원을 경선에서 꺾고 국민의힘 공천을 받았다. 그러나 '부산 비하' 등 갖은 과거 막말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하자 국민의힘은 그의 공천을 취소, 정연욱 후보를 전략공천했다. 이에 장 후보는 곧바로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상태다. 더불어민주당은 유동철 후보가 단일 주자로 뛰고 있다.
     
    지난 1일 무소속 장예찬 후보는 국민의힘 정연욱 후보에게 보수 단일화 경선을 제안했으나, 정 후보는 즉각 거절 의사를 밝혔다. 같은 날 발표된 부산 수영구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 유동철 39.4%, 국민의힘 정연욱 26.7%, 무소속 장예찬 24.2%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부산지역 정치 논객들은 대체로 장 후보의 단일화 제안을 회의적으로 바라보면서, 어떤 형태로든 후보직을 내려놓는 게 본인에게 가장 유리한 선택이라고 분석했다.
     
    남일재 동서대 사회과학대학 특임교수는 "단일화 제안은 불가능한 헛소리다. 밀리는 후보가 앞서가는 당 공천 후보에게 단일화를 제안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라며 "장 후보는 수영구민을 혼란스럽게 만들지 말고 하루라도 빨리 깔끔하게 사퇴하는 게 맞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장 후보는 옛날이든 지금이든 공직자로서 내놓기 부끄러운 이야기를 많이 해서 당에서 공천이 취소된 사람"이라며 "자중하기보단 오히려 당이 공식 공천한 후보를 옥죄고 있다. 정치를 잘못 배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대로 수영이라는 탄탄한 보수 기반을 민주당에 빼앗긴다면 전적으로 장예찬 책임이고, 이를 제대로 정리하지 않은 한동훈 위원장 등 당 지도부에도 책임이 있다"라며 "당을 나간 사람을 국민의힘 내에서 누군가가 싸고돈다면 그 당에는 미래가 없고, 만약 대통령의 마음이 실려 있다면 더 한심한 것이다. 키워서 쓰는 것은 다음 이야기지 지금은 선거 직전"이라고 강조했다.
     
    무소속 장예찬 후보가 지난달 15일 부산시의회에서 '막말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부산시의회 제공무소속 장예찬 후보가 지난달 15일 부산시의회에서 '막말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부산시의회 제공
    진시원 부산대 일반사회교육과 교수는 "장 후보의 단일화 제안은 사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제안이라고 본다. 단일화가 되면 좋은 거고, 아니면 막판까지 끌고 가다가 사퇴하면서 표를 몰아주며 그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사퇴하지 않고 버티는 건 본인의 정치 인생에 별로 좋지 않다. 국민의힘 지지층은 '떼놓은 당상'인 수영을 장예찬 때문에 뺏긴다면 '젊은 친구가 룰도 안 지키고 욕심부린 결과'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정계에서 살아남으려면 사퇴하고 국민의힘에 표를 몰아주고 나가는 게 그나마 '롱 런' 가능성이 열리는 선택"이라고 봤다.
     
    임석준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장예찬 후보는 당(국민의힘)에서 공천을 철회한 사람인데, 그 당을 상대로 단일화를 제안하는 건 명분이 없다. 정 후보가 수락할 이유가 없다"라며 "장 후보 본인 살길을 찾기 위한 제안이라고 본다"라고 해석했다.
     
    이어 "민주당이 당선된 경험이 없는 수영구에서 보수표를 가르고 있다.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이대로 패한다면 책임은 전적으로 무소속으로 나온 장예찬 후보에게 있다"라며 "부산이 낙동강 벨트도 밀리고 연제, 해운대까지 밀린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인데 수영구까지 빼앗기면 장예찬은 거기에 기여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고, 앞으로 국민의힘 쪽에 발붙이기 힘들어진다"라고 말했다.
     
    일부 논객은 장 후보가 이대로 완주를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을 하기도 했다.
     
    차재권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장 후보가 그만두려면 정 후보와 비교해 지지율이 형편없이 낮다는 등 그럴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하는데, 그게 아니라면 그냥 후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대로 3파전으로 계속 신경전을 하면서 갈 가능성이 있고, 드롭(사퇴)한다면 정 후보보다는 장 후보가 하겠지만 굳이 해야 할 이유를 찾기가 힘들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장예찬이 대승적 차원에서 후퇴할 수도 있지만, 보수를 위해 몸을 불사르는 그런 사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라며 "윤 대통령이 뒤에서 간접적으로 그만두라거나 '내 사람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준다면 모를까, 본인이 앞으로도 수영에서 계속 나오려고 고민한다면 조직을 건사하기 위해서라도 계속 달리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 후보는 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정 후보가 단일화 경선을 거부할 경우 선거에 완주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지금의 상황이 계속된다면 끝까지 완주하겠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주민들께서 표로 진짜 보수 장예찬에게 실질적 단일화를 이뤄주실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정 후보가 제안한 무소속 후보 사퇴를 통한 단일화에 대해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 기사에 인용한 부산 수영구 여론조사는 여론조사 전문업체 피플네트웍스리서치가 뉴스1 부산·경남본부와 쿠키뉴스 동남권 본부 의뢰로 지난달 29~30일 부산 수영구 만 18세 이상 유권자 501명을 대상으로 무선 ARS 방식으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4.4%포인트, 응답률은 8.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