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임영웅. 물고기뮤직 제공가수 임영웅이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콘서트를 앞두고 잔디 훼손을 최소화하는 좌석배치도를 공개해 화제를 낳고 있다. 지난해 잼버리 콘서트 강행에 따른 잔디 복구 비용으로 정부가 막대한 혈세를 들인 것과 대조되는 행보여서 더욱 눈길을 끈다.
8일 소속사 물고기뮤직이 공개한 임영웅 콘서트 '아임 히어로 - 더 스타디움'(IM HERO - THE STADIUM) 좌석배치도에 따르면, 서울월드컵경기장 그라운드 안에는 해당 콘서트 객석이 없다. 기존 스탠드석만 관객석으로 지정한 것이다.
물고기뮤직은 이날 "그라운드 잔디 위에 의자를 설치해 객석을 만드는 보통의 공연과 달리, 임영웅 콘서트는 그라운드에 관객이 입장하지 않는다"며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훼손을 우려하는 축구팬들과 관계자들 의견에 귀기울여 잔디 훼손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기획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8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2023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 폐영식 및 K-팝 슈퍼라이브 콘서트'(잼버리 콘서트)가 열렸다. 당시 잔디 훼손에 따른 선수 부상 우려와 막대한 복구 비용 지적에도 정부 측이 콘서트를 강행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결국 잔디 조성 비용으로 10억여원을 들인 해당 경기장에서 잼버리 콘서트가 열린 뒤, 잔디 복구에만 수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잔디 훼손 최소화를 위한 임영웅 콘서트 좌석배치도가 눈길을 끄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에 따라 중학생 때까지 축구 선수로 활동했던 임영웅의 과거 행보 역시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물고기뮤직 제공임영웅은 지난해 4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FC서울 시축 행사 하프타임 무대 당시 "잔디가 상한다"는 이유로 축구화를 신은 채 공연을 펼쳤다. 공연을 마친 뒤 퇴장하는 와중에도 뒤돌아보면서 "잔디 괜찮나?"라고 중얼거리는 모습이 화면에 잡혀 눈길을 끌었다.
이번 임영웅 서울월드컵경기장 콘서트와 관련해 소속사는 "그라운드에는 객석이 없지만 공연의 자랑이자 관객들 만족도를 최상위로 끌어내는 대형 전광판이 북측에 잔디를 침범하지 않고 설치될 계획"이라며 "그라운드 밖으로 잔디를 침범하지 않고 4면을 두른 돌출무대로 다시 한번 팬들과 가까이에서 추억을 쌓고 소통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임영웅은 잔디 훼손을 최소화하면서도 콘서트장을 찾을 영웅시대(팬덤)에게 색다르고 화려한 무대를 선사하고자, 대관을 확정한 후부터 전 스태프와 다방면으로 고민해 공연을 준비 중"이라며 "현재까지도 공연의 퀄리티는 더욱 높이면서도 잔디 훼손을 막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 위한 회의는 계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영웅 서울월드컵경기장 콘서트는 다음달 25일과 26일 이틀간 열린다. 예매는 오는 10일 오후 8시부터 인터파크 티켓에서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