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22일 오전 6시 46분쯤 강원 춘천시 퇴계동 남춘천역 인근 도로에서 80대 남성 A씨가 몰던 차량이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 3명을 치어 숨지게 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강원소방본부 제공새벽 시간 과속과 신호 위반으로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 3명을 치어 숨지게 한 80대 운전자가 금고형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형사1단독 신동일 판사는 9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기소된 A(83)씨에게 금고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있고 제반 증거로도 유죄가 인정된다. 피고인이 초범이고 피해자 중 두 분의 유족들과 합의한 점, 자동차 종합보험에 가입한 점, 고령이고 건강이 좋지 못한 점을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했다"고 말했다.
다만 "과실의 정도가 중하고 피해자 한 명의 유족들이 엄벌을 직접 탄원하고 있기 때문에 실형 선고는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1심 선고가 끝난 뒤 숨진 B(66)씨 유족 측은 "재판부 말에 따르면 (피고인은) 몸이 아픈 걸 알면서도 운전을 한 게 문제인 것"이라며 "감형 요소에 고령인 점을 고려해줬다니까 너무 분하다. 이같은 얘기를 계속 엄벌 탄원서에 제출했었다"고 항변했다.
B씨의 아들은 "억만금을 준다 한들 저희 손으로는 어머니를 대신해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쓸 수 없는 심정이었다"며 "전국이 시끌시끌했던 사건이고 노인분들께 주의하라는 사회적 메시지를 줄 수 있었던 판결인데 나이가 많다고 감형을 하니 당황스럽고 항소를 검찰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결심공판에서 A씨는 최후 변론을 통해 "유족에게 진심으로 사죄 드린다.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으로 합의에 노력하겠다"고 호소했으며 검찰은 A씨에게 금고 5년을 구형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22일 오전 6시 46분쯤 강원 춘천시 퇴계동 남춘천역 인근 도로를 주행하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60~70대 여성 3명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자들은 인근 교회에서 새벽 예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A씨는 차량 신호가 적색이었지만 신호를 위반해 그대로 주행하다 피해자들을 들이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A씨가 몰던 차량 속도는 시속 97㎞로 60㎞ 제한속도를 37㎞ 과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