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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첫 형사재판…'입막음'건이 만만치 않은 이유는?

미국/중남미

    트럼프, 첫 형사재판…'입막음'건이 만만치 않은 이유는?

    연합뉴스연합뉴스미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 출석했다.
     
    이른바 '성추문 입막음' 의혹 재판이다. 자신의 성추문을 막기 위해 입막음 돈을 지급했고, 이 과정에서 회사 장부를 조작했다는 것이 이번 사건의 핵심이다.
     
    미국 전·현직 대통령이 형사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서 재판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재판은 이날 배심원 선정을 시작으로 6~8주간 이어질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수요일을 제외한 주4일 재판에 출석해야한다.
     
    이로써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적어도 한달 이상 뉴욕에 발이 묶이게 됐다. 선거유세와 후원금 모금 등에 적잖은 차질이 불가피하게 된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포함해 4차례 형사 기소됐지만 재판 지연 전략으로 지금까지 대선 전 재판 일정이 확정된 건 이번이 유일하다.
     
    다른 형사사건으로는 대중에 널리 알려진 건 '1·6 의사당 난입 사태'와 관련한 대선 결과 전복 시도 혐의 등이다.
     
    다만 대선 결과 전복 시도 등과 비교해서 이번 건을 겨우 '문서 조작' 아니냐고 봐서는 곤란하다.
     
    이르면 6월쯤 나올 재판 결과에 따라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대형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일찌감치 과반의 대의원을 확보해 사실상 후보 자리를 차지했지만, 공식적으로 후보 지명은 오는 7월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를 통해서 이뤄진다.
     
    자칫 공화당은 형사사건에서 유죄가 확정된 사람을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하는 사상 유례없는 일을 겪을 수도 있는 것이다.
     
    유죄를 받아도 대선 출마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지만, 여론의 향배가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 후보를 정하지 못한 중도층 유권자들이 등을 돌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죄가 확정될 경우 이번 사건의 주임인 머천 판사는 각각의 혐의에 대해 집행유예 또는 1년 6개월에서 4년 형을 선고할 수 있다. 모두 합치면 최대 100년이 넘는 징역형이 되는 셈이다.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해도 이번 사건은 연방 범죄가 아닌 주 범죄를 다루는 것이라 사면 권한이 없다. '셀프 사면'이 불가능한 것이다.
     
    여기다 이번 사건의 본질을 단순히 문서 조작으로 국한해서 볼 수도 없다.  
     
    일단 겉으로 보이는 혐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2016년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의 성추문 폭로를 막기 위해 개인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을 통해 13만 달러를 건네고, 이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회사서류를 조작하는 등 34개 혐의이다.
     
    입막음을 위해 돈을 준 것 자체는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검찰은 이 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트럼프측이 회사 장부를 조작하고 유령 회사를 세우는 등 경제 범죄를 저질렀다고 보고 있다.
     
    대부분의 혐의는 트럼프의 최측근이었다가 후일 배신한 코언의 녹음 파일과 증언을 토대로 했기 때문에 신빙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보다 더 검찰이 중요시하게 보고 있는 부분은 해당 범죄가 시행된 시점이다.
     
    검찰은 단순 성추문 입막음이 아니라 이번 건이 2016년 대선에 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검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2016년 대선을 앞두고 성추문 입막음 등 자신에게 불리한 정보를 찾아내 보도를 막음으로써 대선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들었다는 측면을 들여다 보고 있다.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후보가 힐러리 후보를 꺾고 당선됐지만 이같은 입막음 공작이 없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수도 있었다는 점, 즉 선거법 위반 혐의까지 적용하려는 것이다.
     
    이번 사건의 공소장과 사실 진술서에 따르면, 대니얼스 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생활 관련 입막음 돈을 준 사람은 2명 더 있다.
     
    트럼프와 1년간 혼외정사를 했다는 플레이보이 모델 출신 캐런 맥두걸과 '트럼프에게 혼외자가 있다'는 내용을 폭로하려 했던 트럼프타워 도어맨이 그들이다.
     
    특히 맥두걸의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 지인이 운영하는 타블로이드 신문 내셔널인콰이어러가 맥두걸에게 15만달러를 주고 독점 보도권을 산 뒤 추후에 보도하지 않은 일명 '취재 후 죽이기(catch and kill)' 방식으로 입막음했다는 내용도 사실 진술서에 들어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법정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에게 "이번 건은 정치적인 기소"라며 "정적을 위한 공격이자 미국을 향한 공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재판 기간중에는 야간 시간대에 선거 유세 등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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