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솔로' 남규홍 PD. 피플어스 제공한국방송작가협회가 갑질 논란에 휩싸인 '나는 SOLO' 남규홍 PD를 향해 사과 및 집필 작가들의 저작권을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한국방송작가협회(이하 방송작가협회)는 지난 15일 남 PD를 중심으로 불거진 SBS Plus·ENA 연애 리얼리티 '나는 SOLO'(이하 '나는 솔로') 사태에 입장문을 내고 △PD가 받아야 할 재방송료를 작가가 독식한다는 것, △작가들이 제시한 표준계약서가 드라마 계약서라 계약이 불가하다는 것, △남 PD 및 그 딸을 작가로 크레딧에 올린 것 등 남 PD의 주장 및 행위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방송작가협회는 "남규홍 PD 측은 마치 다른 제작진과 함께 나눠야 할 재방송료를 작가들이 모두 가져갔다는 식으로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현행 저작권법에 따라 저작권은 창작자에게 귀속된다. 대본에 대한 저작권은 창작자인 작가에게, 대본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상물에 대한 저작권은 제작사가 갖도록 구분되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원고를 바탕으로 만든 프로그램이 2차적으로 사용되는 경우 작가는 해당 원고에 대한 사용료를 받는다. 재방송 역시 작가 원고에 대한 2차적 사용에 해당하기 때문에 방송사는 작가에게 해당 원고의 사용료인 재방송료를 지급해야 한다. '나는 솔로' 역시 그렇게 지급하면 된다. 이는 저작권법에 따른 작가의 정당한 권리"라고 밝혔다.
문제는 여전히 작가들이 저작권을 인정하는 집필 계약이 이뤄지지 않은데 있다. 남 PD가 작가들이 재방송료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지난 1월 인지했지만 여전히 저작권을 인정하지 않는 용역 계약을 고수하고 있다는 것.
방송작가협회는 "남규홍 PD와 제작사 측은 작가들이 가져온 표준계약서가 드라마 계약서이기 때문에 체결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현재 표준계약서는 드라마, 예능, 라디오, 시사교양 등 모든 방송 프로그램 집필 계약에 통용되고 있으며, 장르를 막론하고 방송 제작 현장에서 정착되고 있다"라고 했다.
또 "지난 3월 남규홍 PD가 '나는 솔로' 작가들과 맺은 계약서는 이른바 '용역계약서'로 작가의 저작권을 보장하는 내용은 단 한 글자도 없는 불공정한 계약"이라며 "결국 '나는 솔로' 작가들은 현재까지도 재방송료를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예술인복지법에 따라 계약 당사자의 권리 및 의무와 수익배분에 관한 사항을 필수적으로 기재해야 하지만 이를 위반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2월 14일 방송부터 크레딧에 PD들의 이름을 '작가'로 올리기 시작했고, 자막 작업을 했다는 이유 만으로 딸을 크레딧에 '작가'로 올린 행위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방송작가협회는 "재방송료 규정에 따라 협회 회원이든 아니든 대본을 쓰는 작가라면 재방송료를 받을 수 있고 집필 작가가 여럿일 때 이를 나눠 갖게 된다. '나는 솔로' 작가들과의 계약서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를 알게 된 남규홍 PD가 크레딧에 자신의 이름을 '작가'로 올리기 시작한 것도 그즈음"이라며 "'나는 솔로' 대본 창작자도 아닌 PD를 작가로 올린 것은 PD가 대본 등 작가업무를 했기 때문이 아니라 재방송료를 나눠 갖겠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자막 작업을 한 딸을 '작가' 크레딧에 올린 부분을 두고는 "자녀가 자막 작업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작가'로 올린 것은 방송 제작 현장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수십 년 예능프로그램에 종사한 작가들은 그 어디서도 '자막'만 쓴다고 해서 '작가'로서 인정되거나 '자막 작가'로 명명하는 것을 본 적 없다고 말한다"라고 지적했다.
비정상적인 크레딧에 작가가 이의를 제기하자 남 PD가 프로그램 하차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서도 불공정행위라고 규정했다.
방송작가협회는 "예술사업자가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예술인에게 불공정한 계약조건을 강요할 경우 이른바 '예술인 권리보장법' 상 불공정행위에 해당한다"며 "남 PD는 "'나는 솔로'는 PD가 만든 프로그램이며, 작가가 하는 일이 없다"라는 등 동료 작가를 폄훼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지난 3년 '나는 솔로' 시작부터 현재까지 함께 했던 작가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와 존중은 찾아볼 수 없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사태의 핵심은 '나는 솔로' 담당 PD이자 프로그램 제작사 대표인 남규홍 PD 측이 작가와의 집필 계약서를 제대로 작성하지 않았고 그로 인해 작가의 재방송료 지급을 방해하는 등 비정상적인 상황을 만든 장본인임에도 불구하고 사과나 문제해결에 대한 노력 없이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더는 두고 볼 수 없다. 남 PD는 지난 3년 동안 프로그램을 위해 헌신했던 동료 작가에게 사과하고, 하루속히 저작권을 명시한 집필 계약을 체결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프로그램 관리 책임 주체인 SBS Plus·ENA를 향해서도 "'나는 솔로' 사태의 조속한 해결과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을 요청했다.
'나는 솔로' 시리즈를 성공으로 이끈 남 PD는 최근 재방송료 가로채기 등 갑질 논란에 휘말렸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나는 솔로' 작가들이 지난 2월 재방송료를 받기 위해 남 PD에게 계약서 작성을 요구했지만, 저작권 관련 부분이 수정돼 있었고, 남 PD는 '작가들이 한 게 뭐가 있다고 재방송료를 받냐'며 자신과 PD들, 딸 이름을 작가 명단에 올렸다.
이에 남 PD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재방송료는 협회 소속 작가가 없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지급된 적이 한 번도 없다. 또한 창작자, 원작자 역할을 한 세 PD들도 재방료를 받아 가거나 탐한 적이 없다. 그 방법도 몰랐고, 받을 생각도 없었다"라고 해명했다.
딸의 작가 크레딧 포함에 대해서는 "그가 작가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며 "'나는 솔로'에서는 자막 담당으로 처음부터 지금까지 전담으로 쓰고 있다. 자막은 고도의 문학적 소양과 방송적 감각이 필요한 작가적 영역이기도 하다. 악의적으로 '아빠 찬스' 운운하는 기자들의 보도는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