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한국 축구. 대한축구협회 제공한국 축구의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행이 좌절됐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 대표팀은 2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8강에서 인도네시아와 2대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10대11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2024년 파리 올림픽 출전권 획득에 실패했다. 이번 대회는 파리 올림픽 아시아 예선을 겸한다. 상위 3개국이 파리로 직행하고, 4위는 아프리카 4위 기니와 대륙별 플레이오프를 거쳐 올림픽 본선에 도전할 수 있다.
황선홍 감독은 사흘 전 한일전 선발 라인업에서 5명을 바꿨다.
강성진(FC서울)과 엄지성(광주FC), 홍시후(인천 유나이티드)가 공격을 책임졌고, 중원에는 황재원(대구FC), 김동진(포항 스틸러스), 백상훈, 이태석(이상 서울)이 배치됐다. 조현택(김천 상무)과 변준수(광주), 이강희(경남FC)가 스리백으로, 골키퍼 백종범(서울)과 함께 후방을 맡았다. 3골의 이영준(김천)은 한일전에 이어 조커로 대기했다.
전반 8분 만에 인도네시아 골문을 열었다. 프리킥 후 혼전 상황에서 흘러나온 공을 이강희가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VAR 후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이강희에게 공이 흐르기 전 공중볼 다툼에서의 오프사이드였다.
선제골 취소 후 급격히 흔들렸다. 전반 15분 선제 실점했다. 라파엘 스트라윅을 놓쳤다.
전반 45분 균형을 맞췄다. 황재원의 크로스를 엄지성이 헤더로 연결했다. 엄지성의 머리를 떠난 공은 코망 테구의 머리와 골키퍼를 거쳐 골 라인을 통과했다. 공식 기록은 코망 테구의 자책골.
하지만 추가시간을 버티지 못하고 추가골을 내줬다. 인도네시아의 후방 롱패스 한 방에 수비 라인이 와르르 무너졌다. 수비수와 골키퍼 사이 커뮤니케이션 미스가 나오면서 스트라윅에게 또 다시 실점했다.
황선홍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3명을 교체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김동진, 홍시후, 이태석을 빼고, 정상빈(미네소타 유나이티드), 이영준, 강상윤(수원FC)을 투입해 동점골 사냥에 나섰다.
인도네시아는 만만치 않았다. 오히려 위기 상황도 있었다.
후반 15분 황재원의 컷백에 이은 강성진의 왼발 슈팅이 수비벽에 막혔다. 이후 흐름을 가져왔지만, 후반 21분 이영준의 거친 파울로 상황이 반전됐다. 주심의 첫 판정은 경고. 하지만 VAR을 거쳐 레드카드로 바뀌면서 10명만 피치에 남았다.
후반 30분 엄지성 대신 홍윤상이 들어가면서 끝까지 동점골을 노렸다. 후반 35분에는 강성진 대신 장시영(울산 HD)도 투입됐다.
극적 동점골이 터졌다. 후반 39분 역습으로 인도네시아를 뚫었다. 인도네시아 공격을 막아낸 골키퍼 백종범이 재빠르게 공격으로 전환했고, 홍윤상의 침투 패스에 이어 정상빈이 오른발로 동점골을 만들었다.
또 변수가 생겼다. 이번에는 황선홍 감독에게 레드카드가 나왔다. 후반 추가시간 8분이었다.
인도네시아전 선발 라인업. 대한축구협회 제공1명이 부족하고, 사령탑마저 없는 상황. 한국은 연장 전후반 30분을 잘 버텼다. 연장 후반에는 후반 35분 투입됐던 장시영을 빼고, 김민우(뒤셀도르프)를 투입해 승부차기까지 끌고갔다.
한국의 선축으로 시작된 승부차기.
한국은 1번 키커 김민우를 시작으로 이강희, 황재원, 백상훈, 변준수가 모두 성공했다. 백종범이 인도네시아 5번 키커의 슈팅을 막았지만, VAR 후 먼저 움직였다는 판정이 나왔다. 결국 인도네시아 5번 키커도 성공.
한국은 6번 키커로 나선 강상윤이 실축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6번 키커의 실축으로 승부가 끝나지 않았다. 이어 정상빈, 홍윤상, 조현택이 차례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영준의 퇴장으로 인해 10번 키커로 나선 백종범도 깔끔하게 성공했다. 인도네시아도 실수가 나오지 않았다.
1번 키커였던 김민우부터 다시 승부차기에 나섰다. 김민우는 성공. 하지만 12번 키커로 다시 킥을 한 이강희가 인도네시아 골키퍼에 막혔다. 이어 인도네시아 12번 키커의 성공과 함께 긴 승부차기도 끝났다. 한국의 충격적인 패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