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호하는 삼성 김영웅. 연합뉴스"못 치는 날도 있고 잘 치는 날도 있죠"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에서 가장 예상하지 못한 활약을 보이는 선수를 꼽으라면 단연 김영웅(20)이다.
2022년 프로에 데뷔한 김영웅은 지난 두 시즌 동안 많은 경기에 나오지도 못했을 뿐더러, 출전하더라도 인상 깊은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데뷔 시즌 타율은 1할3푼3리, 2023시즌 타율은 1할8푼7리에 그쳤다.
올 시즌은 다르다. 김영웅은 주전 유격수로 자리매김해 벌써 33경기에 출전했다. 타격 성적도 우수하다. 124타수 7홈런 37안타, 타율 2할9푼8리를 기록 중이다.
3할대를 넘보는 김영웅의 타격감은 지난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두산 베어스 원정 경기에서 엿볼 수 있었다. 이날 김영웅은 7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1타점을 올렸다. 양 팀 통틀어 이날 최다 안타다.
첫 번째 타석부터 김영웅은 의미 있는 안타를 뽑아냈다. 0 대 0으로 맞선 2회초 2사 3루, 김영웅은 두산 선발 최원준의 초구 직구를 받아쳤다. 이 타구는 1루수 옆을 통과해 오른쪽 외야 펜스 깊은 지점까지 굴러갔다.
이 사이 김영웅은 빠르게 달려 쏜살같이 3루까지 도착했다. 1군 무대 101번째 경기, 256번째 타석 만에 나온 프로 첫 3루타였다. 이후에도 6회 우전 안타, 8회 중전 안타를 치며 1경기 3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프로 첫 3루타를 기록한 삼성 김영웅. 삼성 라이온즈 제공
김영웅의 활약 속에 삼성은 두산을 4 대 2로 꺾고 리그 공동 2위에 올랐다. 경기가 끝난 뒤 김영웅은 "오늘 안타가 3개가 나와서 내일이나 모레나 일요일까지 편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특히 성적에 연연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김영웅은 "타율을 신경 쓰면 타석에서 집중이 잘 안 될 것 같아서 그냥 편하게 임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잘 치는 날은 운이 좋은 거고, 못 치는 날은 운이 안 좋은 것일 뿐"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주전으로 자리잡아 매 경기 스타팅 멤버로 출전하고 있는 것도 김영웅에겐 값진 경험이다. 특히 경기 감각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워 하고 있다. 김영웅은 "작년과 비교하면 감을 유지할 수 있는 게 큰 차이"라며 "안타를 못 치는 날에도 일단 배워가는 게 있다"고 덧붙였다.
팀이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는 것도 김영웅에겐 동기 부여가 된다. 김영웅은 "팀이 상위권에 있다. 하위권에 있을 때보다 훨씬 재밌다"며 "작년 1군에 있었을 땐 계속 팀이 하위권이었는데, 일단 자신감 자체가 다르다"고 선전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