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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집권 2년 '명과 암'…국정 드라이브, 파열음과 후폭풍

대통령실

    尹집권 2년 '명과 암'…국정 드라이브, 파열음과 후폭풍

    [尹집권 2년①]
    '개혁 추진'과 '진통' 교차
    3대 개혁, 강한 드라이브 걸었지만 '주춤'
    보훈 정책, 사교육 등 이권 카르텔 타파 성과
    의정 갈등 장기화…민생 정책 입법 뒷받침 역부족
    현안 신속 대응, 정무적 판단 필요…기자회견 주요 변곡점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5월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마친 후 참석자들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5월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마친 후 참석자들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 글 싣는 순서
    ①尹집권 2년 '명과 암'…국정 드라이브, 파열음과 후폭풍
    (계속)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2년은 '개혁 추진'과 '진통'이 교차한 시기였다. 핵심 국정과제인 노동·연금·교육 분야 '3대 개혁'은 취임 초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현재는 주춤한 상태다. 초반 여론 지지를 등에 업은 의료개혁 역시 의정 갈등 장기화 속에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제복 영웅'으로 상징되는 보훈 정책, 사교육 등 이권 카르텔 타파 등은 일부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얻었지만 재차 강조해왔던 '민생 정책'은 피부에 와닿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울러 채상병 사건 등 현안에 대한 신속한 대응에 실패하면서 '특검 정국'에 둘러싸여 있는 형국이다. 총선 이후 거대 야권은 '청구서'를 들이밀 준비를 하고 있다. 향후 국정운영 전망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윤 대통령은 '소통'을 기반으로 달라진 국정 운영을 예고한 상태다. 오는 9일 기자회견이 변화의 분수령이 될지 주목된다.

    3대 개혁 등 국정 과제 '드라이브'…세밀한 조율은 한계

    윤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에서 "노동, 교육, 연금의 3대 구조개혁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핵심 국정과제였지만 그동안 지지부진했다는 지적을 돌파하고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전반적인 국정 기조는 '민생'과 '문제 해결을 위해 행동하는 정부'를 제시했다.

    '강한 추진력'은 윤석열 정부를 상징하는 키워드였다. 미래세대를 위해 이권 카르텔과 기득권을 혁파하겠다는 인식이 담겼다. 노동 개혁 측면에선 노사 법치주의 기조 아래 노동조합 회계 투명성을 강화하고, 고용세습과 건설 현장의 불법 폭력 등을 뿌리 뽑겠다며 나섰다. 2022년 12월 화물연대 집단운송 거부 사태 당시에는 강경 대응 원칙을 밝히고 파업이 결국 중단되며 지지율이 40%대에 근접하기도 했다.
        
    카르텔 혁파 강도는 더욱 강해졌다. 지난해 6월 '사교육 카르텔' 타파는 사교육과 공교육의 유착 의혹을 파헤치며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킬러 문항'의 폐지로 이어졌다. 민간 단체 보조금 비리 적발과 환수, 금융·통신 산업 과점 체계 등도 겨냥했다.

    이 같은 개혁 속도전은 변화를 기대하게 했지만 한편으론 세밀함이 부족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 과정에서 진통과 파열음이 터져 나오면서 정교한 전략과 의견 수렴이 필요했다는 지적이다.

    노동개혁 과정에서 노동계는 '노사 법치'를 내세운 정부의 압박에 강대강 대치를 벌였고, 노동시간 개편안 논란도 벌어졌다.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 3조 개정안) 거부권 행사 등에는 더욱 반발이 불거졌다. 연금개혁의 경우 지난해 10월 정부가 각종 데이터를 국회에 넘겼으나, 국회 연금개혁특위는 공전한 끝에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하고 21대 국회 활동을 종료했다.

    정부가 강력히 추진한 의대 증원 등 의료개혁은 여론의 지지를 업었지만 의정 갈등 장기화로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의대 증원 2천 명 규모 조정을 내세우고 의료계를 향해 사회적 대화를 촉구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이 가운데 지난달 1일 윤 대통령의 '51분 대국민 담화'는 소통과 설득면에서 역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의료, 교육, 노동 등 개혁 의제를 던진 건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바와 조응하는 태도였다"면서도 "문제는 그 갈등에서도 나타나듯 야당과의 파트너십, 국민과 소통 문제, 정책 내용에 대한 사회적 합의나 토론이 부재한 한계를 나타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안 신속한 대응, 정무적 판단 필요…기자회견 주요 변곡점

        
    외교와 국방 및 보훈은 윤석열 정부가 공을 들인 사안이기도 하다. 여소야대 지형에서 대치가 심했던 내치보다는 외치가 수월한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출된 '워싱턴 선언'과 12년 만에 '셔틀외교'(상대국을 오가는 정례 정상회담) 복원, 한미일 3각 외교 강화 등은 성과로 평가된다.

    '제복 영웅'으로 상징되는 국가 유공자 대우도 각별히 챙겼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보훈은) 국민 주권주의와 자유 민주주의를 정한 헌법 정신을 실천하는 것"이라며 "제복 입은 영웅과 그 가족이 국민으로부터 존경받고 예우받는 보훈 문화가 확산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보훈청을 국가보훈부로 승격하고 올해 보훈 사업 예산도 지난해 대비 2171억 원(3.5%) 증액했다.

    하지만 강조해왔던 각종 민생 정책은 여론의 피부에 와닿지 못했다는 평가다. 여소야대 상황으로 국회 주도권을 야권이 계속 쥐면서 정부의 입법 작업도 표류했다. 윤 대통령은 올해 1월부터 정부 업무보고를 겸한 민생토론회를 시작해 24차례 개최했지만 입법 뒷받침이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총선 전 민생토론회를 두고 야권으로부터 '사전 선거운동'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김형준 배제대 석좌교수는 "한미 관계나 한일 관계에선 변화가 있었던 건 맞다. 하지만 민생 경제 등에 대해 성과가 있었다고 볼 순 없다"며 "외화내빈으로, 외치는 화려한데 내치는 빈약했던 측면이 있다"라고 평가했다.

    현안에 대한 신속한 대응도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채상병 사건은 거듭된 논란이 이어진 가운데 국회에서 야당 단독으로 특검법이 통과됐다. 김건희 여사 의혹에 대해 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명품가방 수수 의혹을 추가해 '김여사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당정 관계 역시 과제를 남겼다. '수직적 당정관계'라는 지적에 이어, 총선을 앞두고 당정 간 불거졌던 여러 갈등과 잡음은 민심과 괴리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종섭 주호주대사, 황상무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등을 둘러싼 논란 해결을 두고 당정은 미묘한 기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결국 총선 패배 이후 국정 운영의 변화를 다짐하고 처음으로 '영수회담' 등을 제안했지만 결실을 맺으려면 한층 더 정교한 정무적인 판단과 전향적 태도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윤철 교수는 "대통령 스스로도 '정치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는데, 야당 대표도 만나고 대국민 기자회견도 하고 노력은 시작하고 있는 것 같다"며 "결실을 맺으려면 단순히 집권세력으로서 입장만 표명하는 게 아니라, 충돌하고 갈등을 빚는 사안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어떤 조정을 해보겠다는 전향적 태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런 점에서 오는 9일 앞두고 있는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이 주요 변곡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2년 정부의 국정 운영 기조와 정책 추진 상황을 설명하고, 앞으로 3년의 국정 운영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이후 1시간여 동안 진행되는 질의응답에서 민감한 현안에 대한 입장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번 기자회견은 질문 제한이 없다는 점에서 소통 측면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이게 될 것"이라며 "향후 국정 운영에 있어 변화 의지도 담길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 대통령의 지난 2년 간 정치 경험과 총선 결과는 정치를 학습할 기회였다"며 "이를 바탕으로 잔여 임기 동안 학습한 정치를 발휘한다면 그동안의 실책을 만회할 수 있지 않을까 본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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