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 요키치. 연합뉴스 "니콜라 요키치는 동료들을 더 나은 선수로 만들어주는 능력이 뛰어나다. 우리는 작년 NBA 파이널에서 우승했지만 이번 시즌에 브루스 브라운과 제프 그린의 빈 자리를 젊은 선수들로 채워야 했다. 그럼에도 우리는 지난 시즌보다 더 나은 성적을 거뒀다."
미국프로농구(NBA) 덴버 너겟츠를 이끄는 마이크 말론 감독이 남긴 말이다. 세르비아 출신의 센터 니콜라 요키치가 얼마나 뛰어난 선수인지를 잘 설명하는 말이다.
요키치는 9일(한국시간) NBA 사무국이 발표한 2023-2024시즌 NBA 정규리그 MVP로 선정됐다. 이로써 요키치는 최근 4시즌 동안 세 차례나 정규리그 MVP를 차지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지난 시즌에는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의 센터 조엘 엠비드가 트로피를 가져갔고 이전 두 시즌 연속 MVP 트로피는 요키치의 몫이었다.
덴버는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57승 25패를 기록했다. 챔피언에 등극했던 지난 시즌보다 4승 더 많다. 요키치는 79경기에 출전해 평균 26.4득점, 12.4리바운드, 9.0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요키치는 평균 어시스트 부문에서 리그 3위에 올랐다. 그가 가드가 아닌 센터임에도 이처럼 엄청난 기록을 남긴다는 사실이 이제는 더 이상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 요키치는 위력적인 득점원이자 동료들의 발전을 이끌어내는 공격의 시스템 그 자체다.
요키치는 79경기에서 68회나 더블더블을 기록했고 트리플더블을 25번이나 달성했다.
요키치는 '스카이훅'의 전설 카림 압둘자바가 닦아놓은 길을 그대로 걸었다. 압둘자바도 요키치와 마찬가지로 4년(1973~1977) 동안 세 차례 MVP 트로피를 들어올린 바 있다. 압둘자바는 NBA 정규리그 MVP 수상 경력이 총 6회로 이 부문 역대 최다 기록을 갖고 있다. 농구 황제로 불리는 마이클 조던보다 트로피가 1개 더 많다.
역대 NBA 레전드 중에서 3회 이상 MVP를 차지한 선수는 압둘자바(6회), 마이클 조던(5회), 빌 러셀, 르브론 제임스(이상 4회), 윌트 채임벌린, 모제스 말론, 매직 존슨, 래리 버드(이상 3회) 등 총 8명이었다. 요키치가 9번째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요키치는 수상 기자회견에서도 이타적인 모습을 자랑했다. "동료들이 없었다면 난 아무 것도 해내지 못했을 것이다. 코칭스태프, 선수들, 프론트, 의료지원 팀 등 우리 모두가 하나의 큰 원이다. 그들이 없었다면 난 아무 것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다. 덴버의 말론 감독은 지난 시즌 우승 이후 "이제 왕조 건설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야심차게 출사표를 던졌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니콜라 요키치와 마이클 콘리. 연합뉴스
덴버는 서부컨퍼런스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에 0승 2패로 밀리고 있다. 정규리그 승리가 1승 더 많은 덴버가 먼저 홈 경기를 치렀음에도 안방에서 2패를 당했다. 덴버는 지난 시즌 서부컨퍼런스를 제패하는 과정에서 단 한 번도 홈 패배를 당하지 않았다.
요키치는 지난 2경기에서 실수가 잦았고 자말 머레이는 종아리 부상 여파 때문인지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또 덴버의 벤치가 브라운, 그린 등이 버텼던 지난 시즌에 비해 약해졌다는 게 눈에 띄었다.
이는 모두 미네소타의 강력한 수비력과 주전-벤치의 조화로 48분 전체 경쟁력을 유지하는 탄탄한 로테이션의 영향 탓이었다. 찰스 바클리 NBA 해설위원은 올해의 수비수로 선정된 루디 고베어가 자녀 출산으로 결장했음에도 덴버를 완파했던 미네소타의 2차전 수비를 보고 "내가 지금껏 본 최고의 팀 수비 중 하나"라고 극찬했다.
요키치는 MVP의 자존심을 걸고 반격할 수 있을까. 양팀의 3차전은 오는 11일 미네소타의 홈 구장으로 장소를 옮겨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