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장 유니폼을 입는 부키리치. 한국배구연맹구관이 명관이다. 마땅한 새 얼굴을 찾지 못한 정관장 고희진 감독은 한국도로공사에서 뛰었던 부키리치(25·세르비아)를 선택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지난 9일(한국 시각)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홀리데이 인 앤드 스위트 두바이 사이언스 파크에서 2024 여자부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를 실시했다.
여자부 7개 구단은 지난 2023-2024시즌 순위의 역순으로 확률 추첨을 통해 지명 순서를 정했다. 정관장은 지난 시즌 3위였음에도 전체 2순위로 빠른 순번이 나오는 행운을 잡았다.
예상보다 빠른 순번을 얻은 고 감독은 타임을 요청했고, 고심 끝에 부키리치를 지명했다. 인도네시아 출신 아포짓 스파이커 메가와 재계약한 데 이어 부키리치까지 영입하며 외국인 선수 2명 모두 아포짓으로 채웠다.
지난 시즌 한국도로공사에 입단한 부키리치는 36경기(141세트)에 출전해 득점 3위(935점), 공격 종합 8위(41.85%) 등으로 활약하며 주포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한국도로공사는 이번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부키리치와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고 감독은 "트라이아웃에 와서 전체적인 선수 기량을 보고 부키리치가 재계약하느냐도 검토했다"면서 "막상 와서 보니 부키리치보다 뛰어난 선수는 없었다. 좋은 선수를 놓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활용할 것이냐는 아직 훈련도 시작하지 않았다. 메가와 부키리치의 능력을 지켜보고 조합을 맞춰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관장 메가. 한국배구연맹부키리치와 메가 모두 아포짓인 만큼 리시브 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하느냐가 관건이다. 고 감독은 "훈련을 통해서 맞춰나가야 한다. 부키리치를 뽑을 것에 대비해 메가의 수비, 리시브 능력과 부키리치가 과거 리시브를 했던 부분도 고려했다"면서 "즉흥적으로 내린 결정은 아니다. 준비했던 부분이 아니다. 너무 우려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포지션 중복에 대한 의문의 시선도 있다. 아웃사이드 히터를 뽑을 생각을 하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아웃사이드 히터를 먼저 생각하긴 했다. 다만 부키리치가 나오느냐도 고려하고 있었다"면서 "외국인 선수가 선수단 전체에 끼치는 영향이 크다. 득점력이 있는 선수를 포지션이 겹친다는 이유로 훈련도 해보지 않고 흘릴 수는 없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좋은 조합을 만들어서 색다른 배구를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정관장은 지난 시즌 종료 후 열린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도 대대적인 선수 이동이 있었다. '토종 에이스' 이소영이 IBK기업은행으로 떠났고, 보상 선수로 '베테랑' 표승주를 데려왔다.
고 감독은 차기 시즌 선수단 구상에 대해 "서브, 리시브, 수비, 2단 연결에 중점을 두고 준비를 하려 한다"면서 "플레이오프를 넘어서서 더 높은 곳까지 가려면 그것들을 더 신경 써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