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호중. 연합뉴스 뒤늦게 음주운전 사실을 시인한 가수 김호중(33)씨가 "거짓말이 더 큰 거짓말을 낳는다는 걸 깨달았다"는 입장을 20일 내놨다.
김씨의 변호인인 조남관 변호사는 지난 17일 김씨가 주말 공연을 앞두고 "너무 힘들고 괴롭다"는 말과 함께 이 같은 입장을 전해왔다며 그 내용을 이날 공개했다.
김씨의 입장문엔 "사회적 공인으로서 그동안 행동이 후회스럽다. 수일 내로 경찰에 자진 출석해 음주운전을 포함해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팬들과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싶다"는 내용도 담겼다.
조 변호사는 이에 "무엇보다 중요한 건 국민과 팬들의 신뢰이며, 이를 지키려면 정직이 최고의 자산"이라며 "증거나 법리로서 들끓는 국민적 공분을 막을 수 없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조 변호사는 그러면서 "금일(20일) 오후에 김호중이 (경찰에) 자진 출석해 조사 받고 국민들에게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었으나, 경찰 측 사정으로 조사가 연기됐다"며 "신속히 김호중과 소속사의 입장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것이 도리라고 판단해 어젯밤 늦게 입장문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마주 오던 택시와 사고를 낸 뒤 달아난 혐의(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를 받는다. 택시 운전자가 다쳐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혐의도 적용돼 서울 강남경찰서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
김씨 측은 해당 사건이 처음 알려진 지난 14일부터 줄곧 음주운전 의혹을 부인해왔지만 주장과 배치되는 정황들이 속출한 끝에 전날 음주운전 사실을 시인하며 태세를 정반대로 전환했다.
한편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정례간담회에서 김씨의 대한 구속영장 신청 검토 여부에 대해 "아직 사실 관계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신병 처리 검토 단계는 아니다"라며 "신병 처리 판단을 하게 된다면 수사 협조 여부와 증거 인멸 우려 등이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 청장은 "대중의 사랑을 많이 받는 이들은 일정한 공적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의무에 기반해서 (김씨) 본인이 책임 있는 행동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매니저의 허위 자수와 김씨의 늑장 출석으로 음주 측정이 17시간 가량 늦어진 가운데, 경찰로선 사후 수사로 음주량 등을 파악해 음주운전 혐의를 입증해야 하는 만큼 김씨의 협조가 필수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김씨의 변호인이 '증거와 법리'를 언급한 만큼, 음주량 파악 등을 통한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추적이 쉽지 않을 수 있다. 김씨의 경찰 출석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조율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