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3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3일 "포기하고 탈당할 것이 아니라 당의 주인으로서 회초리를 들어 민주주의를 위한 여러분의 도구로 바꿔 달라"고 당원들을 향해 호소했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게시한 '떠날 결심을 한 오랜 동지들께 보내는 편지'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당원들의 주권 의지가 제대로 발현될 수 있도록 당원들의 의지를 모아 당 제도를 정비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당을 떠나겠다는 말씀들을 어느 때보다 무겁게 듣고 있다"며 "탈당자 총수가 2만명을 넘어서는 것도 문제지만 탈당자 중에는 민주당과 함께 수십년 풍파를 견뎌 오신 백전노장들이 많아 당혹스럽다"고 운을 뗐다.
이어 "지금 우리는 대의제 중심의 과거형 민주주의에서 직접민주제 중심의 미래형 민주주의로 혁신해가는 거대한 변화의 한복판에 서 있다"며 국민과 당원들의 힘으로 국가적 위기를 넘긴 사례로 1980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한 촛불혁명 등을 언급했다.
이 대표는 당원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방법으로 "당 운영과 당내 선거, 공천, 정책결정 과정에서 당원의 역할과 책임을 확대·강화하는 방안, 당원국 설치 등 당원과의 일상적 소통 참여 창구를 만드는 방안까지 모두 열어놓고 제안받고, 검토하고, 또 토론하겠다"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과격한 주장과 행동을 하는 일부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에 당이 휘둘리게 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그들의 목소리를 '일부'라 치부할 수도 없다"며 "대리인이 주권자의 의사를 제대로 듣는다는 신뢰가 회복된다면, 굳이 목소리 높이고 과격하게 행동할 이유가 없어진다"고 당원권 강화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이어 "우리 앞에 놓인 이 역사적인 변화로 당이 분열되는 결과가 만들어질 것인지, 아니면 '당원 중심 대중 정당'으로 확실히 나아갈 기회로 삼을 것인지, 그 모든 일이 당의 주인인 여러분께 달려 있다"며 "다른 의견과 생각의 차이에 대해 치열하게 논쟁하되 당 안에서 함께 건설적 성장을 이뤄 나가자"고 강조했다.
이 대표의 이날 메시지는 지난 16일 추미애 당선인의 국회의장 후보 경선 낙선 이후 벌어진 대규모 탈당 사태에 대한 당심 다독이기의 일환이다. 추 당선인 낙선 후 당내 게시판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당심이 의장선거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쇄도했고, 2만여 명이 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