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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법정行' 세계 유일 명지대 바둑학과 폐과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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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결국 법정行' 세계 유일 명지대 바둑학과 폐과 후폭풍

    핵심요약

    교수진·재학생 등 '개정 학칙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제기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 변경 승인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도 제출
    "당장 2025년 신입생 선발 않으면, 10년 이상 진학 준비한 학생들 피해 막심"
    명지대 측 "가처분 신청 관련해 들은 바 없기에, 밝힐 입장도 없다"

    명지대학교 홈페이지에 게시된 바둑학과 소개. 명지대 제공명지대학교 홈페이지에 게시된 바둑학과 소개. 명지대 제공
    명지대학교의 바둑학과 폐과를 둘러싼 문제가 결국 법적 공방으로 번졌다. 명지대학교 내부 구성원 등이 바둑학과 폐과 결정에 반대하며 2건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함에 따라 법원의 판단에 따라 학과의 존폐가 결정될 전망이다.

    27일 CBS노컷뉴스의 취재를 종합하면 명지대 바둑학과 남치형 교수와 다니엘라 트링스(Daniela Trinks) 교수를 비롯 김한결 바둑학과 학생회장을 포함한 재학생 40여 명은 지난 14일 명지대의 바둑학과 폐과를 결정을 막아달라며 '개정 학칙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서울서부지법)에 제출했다.
     
    또 남치형 교수, 다니엘라 트링스 교수, 재학생, 한국바둑고등학교 고3 학생, 입시생 등 69명은 사단법인 대학교육협의회를 상대로 한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 변경 승인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지난 20일 서울남부지법 제기했다. 이들 2건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은 법무법인 지평이 대리하고 있다.
     
    가처분 신청 제기의 이유 등에 대한 CBS노컷뉴스의 취재에 남치형 교수는 "학교 측은 이번 학칙 개정이 고등교육법 시행령의 예외 조항 중 구조 조정에 해당하므로 문제가 없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구조 조정은 명지대와 명지전문대의 통합을 전제로 한 것이고, 아직 통합이 교육부의 승인을 얻지 못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위법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만약 통합이 아닌 다른 구조 조정이 이유라면 이번 학칙 개정에는 별도의 검토나 학과 구성원들과 상의 및 의견 수렴 등이 있어야 했지만, 그렇지 않았기에 이 역시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남 교수는 대학교육협의회의 입학 전형 계획 변경 승인 과정에 실질적 검토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고등교육법 시행령이 정한 바대로 1년 10개월 이전에 공시한 입학 계획이 수정 없이 올라왔을 때에는 특별한 검토 없이 승인을 할 수 있겠지만, 단순히 정원이 늘거나 줄어드는 정도가 아닌 학과 하나가 없어지는 수준으로 변경됐을 때에는 그 타당성을 검토함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남 교수는 "하지만 대학교육협의회에서 이런 검토가 이뤄졌다고 보기에는 신청에서 승인까지 시간이 너무 짧았다. 특히 이해 당사자들에게는 그러한 정황이 전혀 고지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계 랭킹 1위 신진서 및 최정, 국가대표팀 등 재판부에 탄원서 제출


    명지대학교 바둑학과 교육과정. 명지대 홈페이지명지대학교 바둑학과 교육 과정. 명지대 홈페이지
    남 교수를 비롯해 소송 제기자들은 특히 바둑학과의 경우 전세계 유일 학과인 점을 강조하면서 당장 내년 2025년 신입생을 선발하지 않으면 3~ 10년 이상 바둑학과 진학을 목표로 준비해 온 학생들의 피해가 막심한 점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오는 9월이면 수시 모집이 시작됨을 감안할 때 실제 시험을 불과 4개월여 남겨둔 상태에서 바둑학과 폐과를 강행한 것은 입시생들의 신뢰를 근본적으로 파괴한 것으로, 고등교육법도 특별한 예외적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런 식의 학칙 개정을 금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학교가 급박하게 학칙을 개정해 지키고자 했던 가치가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바둑학과 진학을 위해 준비해 온 학생들에게 1~2년의 유예 기간을 줄 수 없을 정도로 긴박한 사정이라고 보이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2건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제기에 대해 명지대 기획조정실 간부는 "(2건의 가처분 신청건에 대해) 금시초문이다. 그렇기에 밝힐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학교 측의 입장에 대해 가처분 소송 제기 측인 남치형 교수는 "29일 (가처분 신청건에 대한) 첫 변론 기일이 잡혀 있는데 학교 측이 모를 리가 없다"고 반박했다.
     
    고등교육법 제34조5 제4항에 따르면 대학의 장은 매 입학연도의 전 학년도가 개시되는 날의 10개월 전까지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입시 계획)을 수립, 공표해야 한다. 이에 따라 2025학년도 입시 계획의 경우 2023년 4월말까지 공표해야 한다. 또 고등교육법 제34조의5 제6항에 따라 공표한 대학 입학 전형 기본 사항과 입시 계획을 변경해서는 안 된다.
     
    이 같은 법 규정상 명지대는 2023년 4월 공표한 2025학년도 입시 계획을 따라야 하지만 지난달 25일 교무 회의를 열어 내년부터 신입생을 받지 않기로 하는 등 돌연 바둑학과 폐과를 결정했다.

    명지대가 지난해 4월 공표한 2025학년 입시 계획을 보면 바둑학과는 21명(수시 9명·특기생 4명·정시 8명)의 신입생 입학이 명시돼 있다. (CBS노컷뉴스 4월 12일자 보도·[단독]바둑·택견 줄폐과, 예외 法 적용 '의대 증원 판박이'), (CBS노컷뉴스 3월28일자 보도·'세계 유일 학과인데…' 택견에 바둑까지 줄폐과, 왜?)
     
    이에 대해 명지대는 "고등교육법에 따라 (입시 계획을) 시행해야 마땅하지만, 변경 가능한 사유가 있다. (이 사유를 적용해) 4월까지 변경 신고를 할 수 있게 돼 있다. 적용된 사유는 대학 구조 개혁을 위한 학과 개편 및 정원 조정"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명지대 바둑학과 폐과 결정과 관련해 바둑 세계 랭킹 1위인 신진서 9단, 여자 세계 1인자 최정 9단을 비롯한 국가대표팀 감독 및 선수 38명 전원, 바둑학과 출신 프로 기사 30여 명 등 바둑계 종사자들은 현재 재판부에 바둑학과 폐과를 규탄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한 상황이다.
     
    바둑은 지난 30여년간 대한민국이 세계 최강으로 자리매김한 스포츠 종목이다. 현재 전세계 80개국에 바둑협회가 설립돼 있다. 명지대 바둑학과는 중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학생들이 유학을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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