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기자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이자 코치를 지낸 차두리(45)씨는 고소전으로 번진 내연(內緣) 문제가 국가대표팀 코치 업무 수행에 지장을 주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이와 배치되는 정황도 적지 않다.
특히 차씨가 '2026 북중미월드컵' 예선전 당일은 물론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출국 하루 전에도 이 문제로 큰 갈등을 빚었다는 내용이 상대 여성 A씨가 공개한 메시지에 포함됐는데, 차씨가 "대표팀도 그만하려고 했어"라고 고민하는 대목도 등장한다.
30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송파경찰서는 차씨가 명예훼손과 스토킹 혐의 등으로 고소한 여성 A씨를 조만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차씨는 고소장에서 A씨에 대해 '몇 차례 만남을 가진 사이'라고 말하고 있고, A씨는 '2021년 8월부터 교제한 연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차씨는 A씨가 사생활 폭로 등으로 자신의 명예를 훼손해 고소했다고 말한 반면 A씨는 '차씨가 자신과 만나면서 동시에 다른 여성 B씨와 교제하고 있는 사실을 숨겼다가 들통났고, 이 문제로 갈등을 빚자 자신을 고소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차씨와 현재 교제 중이라는 여성 B씨도 A씨를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했다.
(관련기사: [단독] 차두리, 내연 문제로 고소전 휘말려)결국 법적 혼인 상태인 차씨가 복수의 여성과 동시에 교제했다는 의혹에 휩싸였고, 차씨가 A씨를 고소하면서 법적 문제로 확대된 상황이다. 게다가 내연 문제로 갈등을 빚은 기간이 차씨가 국가대표팀 코치로 활동한 기간이어서 업무 수행에 지장을 준 것 아니냐는 논란도 일었다. 이에 대해 차씨 측은 "복수의 여성과 동시에 교제한 사실이 없다"라고 주장했다. 국가대표팀 업무에 지장을 준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사실 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A씨가 공개한 메시지 내용엔 차씨가 국가대표팀의 북중미월드컵 예선전 당일은 물론 카타르 아시안컵 준비 기간, 출국 전날까지도 A씨와 크게 다툰 정황이 담겼다.
A씨는 지난해 11월 21일, 차씨가 자신을 만나며 동시에 B씨와 교제한 사실을 알게 되면서 큰 갈등을 빚었다고 말했는데, 그날은 중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경기가 있던 날이었다.
차씨 측은 이번 갈등이 국가대표팀 코치 업무 수행에 지장을 주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국가대표팀이 중국과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전을 하는 당일, 경기 2시간 전에도 차씨와 A씨는 큰 갈등을 빚었다.
A씨가 차씨와 주고받은 메시지를 보면, 이날 오전부터 차씨의 연락으로 시작된 두 사람의 다툼은 경기 시작 2시간 전인 오후 7시까지도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차씨는 "시합이라 정신이 없다. 한국에 가서 얘기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경기가 끝난 직후 차씨는 A씨에게 먼저 연락해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특히 사흘 뒤인 11월 24일, 차씨는 "나 대표팀도 그만하려고 했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차씨에게 A씨는 "대표팀 그만두고 조용히 안 보이고 살아가든 다 당신 생각대로 해라"라고 답했다.
차씨는 A씨와 갈등을 빚던 중 "대표팀을 그만하려고 했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차씨는 이후로도 "1월(아시안컵) 끝나고 그만하겠다고"고도 말했다.그러다가 A씨가 닷새 뒤 "(당신이) 말한대로 눈에 안 보여주는 게 맞는거 같다", "앞으로는 어디에도 안 나왔으면 한다"고 하자 차씨는 "지금 대표팀을 나올 수는 없어. 1월 끝나고 그만할 거야. 지금 당장은 너무 대회가 앞이다"라고 답했다.
차씨는 국가대표팀이 카타르 아시안컵 참가를 위해 출국하기 하루 전인 2024년 1월 1일 밤까지도 A씨와 갈등을 빚었다. 당시에도 차씨는 A씨에게 생각을 한 뒤 마음을 정하겠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출국 후와 대회 기간 동안에도 연락을 주고받은 두 사람은 결국 갈등이 해소되지 않았고 차씨의 고소로 법적 다툼을 벌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