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인라인 국가대표 김대철이 지난 2004년 말레이시아 국제 대회에 출전한 모습(사진 외쪽)과 입관식 후 아내와 아이들이 관에 남긴 글.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인라인 전 국가대표 김대철(44)이 뇌사 장기 기증으로 3명의 생명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됐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서울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에서 김대철이 뇌사 장기 기증으로 간장, 신장(좌, 우)을 기증해 3명의 생명을 살렸다고 5일 밝혔다.
김대철은 지난 2월 13일, 갑상선 수술을 받은 부위 이상으로 응급차로 병원 이송 중 심정지가 발생, 뇌사 상태가 됐다. 가족들은 그동안 기적적인 회복을 기원했지만 점점 상태가 악화하자 의미 있는 마지막 가는 길을 바라는 마음에 기증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내 김연희 씨는 "장기 기증을 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삶의 끝에서 누군가를 살리는 좋은 일을 하고 간 좋은 사람으로 많은 분들이 오래오래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 씨는 또 남편을 향해 "지난 19년 동안 함께 나눈 사랑과 행복한 기억을 평생 잊지 않고 살아갈게. 당신과 함께 한 모든 순간이 우리에겐 선물이었어. 사랑해"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두 딸은 "아빠 아프지 말고, 아빤 최고의 아빠였어"라며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김대철은 서울시에서 1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책임감이 강하고, 바쁜 부모님을 대신해 동생을 잘 챙겨주는 따뜻함을 가진 사람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또 밝고 유쾌한 성격으로 리더십이 있고, 어려운 사람을 보면 늘 먼저 다가가 도움을 줬다는 후문이다.
그는 어릴 적부터 어그레시브 인라인 타는 것을 좋아 했으며 대회에서 호성적을 거둬 인라인 국가대표로 활동했다. 인라인에 대한 애정도 남달라 사업장을 따로 운영했다. 대한익스트림스포츠 연맹 이사로 활동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인라인과 스포츠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했다.
이상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생명 나눔을 통해 3명의 소중한 생명을 살린 기증자와 유가족에게 감사하다. 생명나눔은 사랑이자 생명을 살리는 일이다. 김대철 선수의 뜻을 받들어 한 분의 생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