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뉴스 자료사진.서울시청 '6층'이 술렁이고 있다. 6층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집무실이 있는 층이다. 그리고 오 시장의 시정을 보좌하고 조언하는 이른바 '어공'으로 대변되는 보좌진들이 포진한 곳이다.
그런데 '6층'의 기류가 심상치 않다. 일각에서는 보좌진들이 전원 사표를 내고 재신임을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소리까지 나온다.
기폭제는 '김병민'이다. 김병민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차기 정무부시장으로 내정됐기 때문이다. 김 내정자는 1982년생으로 42살이다. 64년생인 강철원 정무부시장보다 18살이나 어리다.
오 시장의 한 측근은 "정무부시장은 정무의 정점"이라고 표현했다. 그 정점이 40대 초반으로 교체가 된다. 그 이후는 불을 보듯 뻔하다. 정무부시장 이하 시장 보좌진의 평균 연령이 확 낮아진다는 신호다. 또 다른 측근은 "벌써 3,40대 전문가 몇몇이 들어온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귀띔했다.
오 시장 자신도 전날인 18일 기자와 만나 김병민 정무부시장 내정에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속내를 밝혔다. 청년층에 더 신경 쓰겠다는 뜻이냐고 묻자 "그런 뜻도 있다"고 말했다.
문제 의식의 출발점은 '젊은 세대로의 확장성'이다. 사실 '오세훈표 정책'의 성과는 적지 않다. 몇몇 중점 사업들은 '100만' 기록을 달성해 '정책 밀리언셀러'라는 별명도 붙었다.
'기후동행카드'는 출시 70일만에 판매량이 100만장을 넘었고, '손목닥터9988'은 참여 회원 100만명을 돌파했다. 올해 서울국제정원박람회에는 300만명 넘는 관람객이 몰렸고, 서울야외도서관에는 8주 만에 100만명의 시민이 방문했다. 심지어 서울 브랜드를 알리려 기획한 '서울라면'도 5개월 만에 100만봉 넘게 팔렸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8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손목닥터 9988' 100만명 참여 기념행사에서 무동력 트레드밀 걷기 챌린지에 참여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그런데 폭발적 호응이 정작 정책 기획자 '오세훈'과 잘 연결되지 않는다. 특히 '밀리언셀러 정책'을 가장 잘 이용 중인 2030에게 인지도가 확 높아지지 않는 점이 아이러니다. 젊은 세대의 감성과 소통 코드를 잘 알고 접근해야할 필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오는 7월이 되면 민선 8기 오세훈 시장 임기의 후반부 2년이 시작된다. 반환점을 돌아 대선으로 가는 발판을 다지는 시기로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미 오 시장의 SNS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를 향해 포문을 열었다. 보수 언론과 접촉면을 넓히며 자신이야 말로 "보수의 본류"(월간조선)라고 강조하는가 하면 "이재명은 주적"(동아일보)이라는 발언도 서슴지 않고 있다.
초기 전략은 오세훈의 색깔을 분명히 하는 것. 그러면서 동시에 젊은 세대로 확장을 꾀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 첫 포석이 '눈높이를 맞출 40대 초반의 정무부시장'이다.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한 김병민 서울시 정무부시장 내정자
서울시는 김병민 내정자 소식을 전하면서 '언론대응에 정통하고 서민과의 소통능력이 강점'이라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방송계에서는 '토론이 되는 보수 측 스피커'를 찾는게 쉽지 않다고 말한다. 그런 환경에서 김 내정자는 최근까지도 보수 측 시사평론가로 방송에서 빈번히 콜을 받았다. 보수를 대변하면서 젊은 나이인데다 인지도가 있고 소통에 강하다는 점이 발탁에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 내정자 또한 "유능한 시정이 더 많은 공감을 얻어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인사검증을 거치면 다음달 1일 김 내정자는 정무부시장으로 임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