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 나경원 의원. 연합뉴스·윤창원 기자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대진표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20일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런 가운데 나경원 의원은 막판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전대 당권 경쟁 구도는 최소 3파전, 최대 4파전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친윤계는 예선 다자구도와 본선 양자구도를 선호하고 있다. 결선에서 한 전 위원장의 대항마를 세워 역전을 노린다는 계산이다.
가장 먼저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힌 사람은 원희룡 전 장관이다. 그는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지난 총선 패배 이후 대한민국과 당의 미래에 대해 숙고한 결과 지금은 당과 정부가 한마음 한 뜻으로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온전히 받드는 변화와 개혁을 이뤄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전당대회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원 전 장관 측 관계자는 "최근 여러 의원들의 권유로 결단하게 됐다"며 "변화가 필요하다는 절박감으로 출마하는 방향으로 고심했다"고 설명했다. 원 전 장관은 지난 4월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패배한 이후 대외 활동을 줄여오는 등 전당대회 불출마 기류가 읽혔지만 막판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 전 장관은 윤석열 정부 초대 국토부 장관을 지냈고, 그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 관련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을 전면에서 방어한 이력도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한 전 책위원장에 대한 마땅한 '대항마'가 없는 친윤(친윤석열)계가 원 전 장관을 지원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전 위원장도 이날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 일정 공지를 통해 당권 도전을 공식화했다. 한 전 위원장 측 관계자는 "오는 23일(일요일) 오후 2시 한 전 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을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 전 위원장 측은 '어대한(어짜피 대표는 한동훈)' 기류 속 가장 활발히 움직이는 모습도 관측된다. 장동혁·박정훈 의원 등이 최고위원 러닝메이트로 나설 것으로 알려졌고, 최근 서울 여의도 대산빌딩에 선거 캠프를 위한 사무실 계약을 마쳤다.
윤상현 의원도 이날 출마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윤 의원 측은 "윤 의원이 오는 21일 오전 11시 30분 인천 미추홀구 용현동 용현시장에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한다"고 했다.
일찌감치 당권주자로 거론됐던 나경원 의원은 막판 고심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저의 결정의 시간, 결정의 때는 차오르고 있다"며 출마 결심이 임박했음을 전했다.
나 의원은 이날 채널A '정치시그널'에서 "오직 친(親) 국민, 친 대한민국일 뿐"이라며 계파 구도나 정치공학적 접근에 거리를 두면서도 "표를 구하는 사람으로서 친윤 표도, 반윤 표도, 비윤 표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