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미국 텍사스주가 임신 6주부터 낙태를 제한하는 법을 통과시킨 후, 영아 사망률이 크게 증가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존스 홉킨스대가 주도한 이번 연구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영아 사망률은 전국적으로 2.2% 증가한 데 비해 텍사스주에서는 8.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텍사스주에서 첫 돌 전에 사망한 영아는 12.9%나 늘었다.
이는 낙태를 제한하는 법률이 제정된 주에서 선천적 결함으로 사망하는 아기의 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낙태 문제가 올 미국 대선에서도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여성의 낙태권을 둘러싼 공방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2021년 9월 1일 발효된 텍사스 주법은 근친상간, 강간, 태아 기형을 제외하고는 태아의 심장 박동이 감지된 후 낙태를 금지하고 있다. 그 전에는 낙태가 20주까지 허용됐었다.
이같은 텍사스 주법은 미 연방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Roe vs Wade)' 판례를 폐기한 것보다 9개월이나 앞서 시행됐다.
연방대법원은 낙태권을 임신 6개월(약 22~24주)까지 인정해온 판례를 폐기하면서 각 주가 입법을 통해 낙태 문제를 결정하도록 했다.
텍사스 주법이 통과됐을 때 낙태 반대론자들은 환호했지만, 낙태 옹호론자들은 많은 여성들이 임신 6주가 돼도 임신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태아 기형을 발견하기 전에 낙태 중단 기간이 도래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낙태 옹호론자들의 우려를 현실로 확인시켜 준 결과가 되는 셈이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수잔 벨 교수는 "이번 결과는 낙태 금지법이 임신 후기에 태아 기형을 발견한 임산부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왔다"며 "낙태를 제한하는 정책이 영아 사망률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한편 연방대법원 판례 폐기 이후 지난 2년간 텍사스주에서 시행된 임신중절은 월평균 5건으로 크게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인구 3000만명의 텍사스주에서는 과거 매달 약 4400건의 낙태 시술이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