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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의 글로벌 '올인'투자…전세계에 'KNU 글로벌센터' 생긴다

대구

    경북대의 글로벌 '올인'투자…전세계에 'KNU 글로벌센터' 생긴다

    편집자 주

    CBS노컷뉴스는 심화하는 중앙집중화와 인구절벽 상황에서 고사 위기에 처한 지방의 생존은 산.학.연이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신산업 클러스트의 성공적 조성에 있고 그 중심에 대학의 연구력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경북대의 연구중심대학 전략을 심층 보도하는 글로컬 기획시리즈를 마련했다. 3일 그 세번째 순서로 경북대의 글로벌 전략 편을 보도한다.

    [글로컬 대학 기획시리즈③]
    전 세계에 'R&D·교류' 거점, 글로벌센터 15개 설치
    UC버클리, 더블린공대, 옌타이大 설치 예약
    경북대-해외대학 매칭랩 500개로 글로벌 연구네트워크 깐다
    인바운드 유학생 5천명…400명 수용 국제학부 신설

    경북대 글로벌프라자. 글로벌 기능과 일부 연구기능이 입주한 글로벌화의 상징이다. 이재기 기자 경북대 글로벌프라자. 글로벌 기능과 일부 연구기능이 입주한 글로벌화의 상징이다. 이재기 기자 
    ▶ 글 싣는 순서
    ①연구중심 대학원大 경북대…"제2의 정성화 김순권 산실"
    ②'제2 모더나' 창업 초석 놓고…'대구판 판교 밸리' 구축
    ③경북대의 글로벌 '올인'투자…전세계에 'KNU 글로벌센터' 생긴다
    (끝)

    경북대가 '연구중심대학으로 전환하겠다'는 미래비전을 세우면서 세계 6개 대륙에 연구개발과 교류센터 15개를 설립.운영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놨다. 창학 78년 만에 제대로 나온 글로벌 전략이다.

    학교의 외형을 극대화시키는 양적성장에 치중하다 보니 글로벌 교류협력은 뒷전으로 밀리기 일쑤였고 그동안 이 학교의 글로벌 수요는 거의 '교수들의 개인기'에 의존하는 수준이었다.
     
    그래서 외부에 내놓기 부끄러울 정도로 이 학교에는 없는 것이 많다. 수도권의 잘 나가는 대학이 모두 운영하고 있는 '국제학부'가 없고, 대학을 들고나는 관문과도 같은 글로벌센터는 단 1곳도 없다. 창업 대국인 미국과 독일 이스라엘 같은 나라에 가서 창업노하우를 체계적으로 배워서 국내에 구현 해야겠다는 생각도 희미했다.
     
    2023년 QS세계대학 평가에 따르면 국제연구협력은 7.7, 외국인 교원비율 9.8로 바닥권이다. 다른 분야의 고득점을 국제화분야의 저조한 성적이 까먹고 있다. 이 학교는 국제연구협력 지수를 26.7로 끌어 올리고 외국인 교원비율을 20.1로 개선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목표연도는 4년 뒤인 2028년까지다.
     
    연구력을 글로벌 수준으로 높이고 학교인지도를 대폭 끌어올리는 게 과연 가능할까? 두 가지 분야에서 모두 손을 놓고 있었던 건 아니지만, 이 학교는 역사상 단 한번도 세계로 뻗어나가 1류 대학과 인류 과학기술문명 발전의 첨두에서 키플레이어로 뛰고 있는 연구집단과의 능동적인 교류협력에 학교 차원의 이른바 '올인투자'를 진행한 적이 없다.
     
    글로컬 기획서를 준비한 교수들이 놀랄 정도로 무심하게 방치된 분야였다.
     
    아동학부 임지영 교수는 24일 CBS노컷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더 빨리 이 방향으로 갔어야 되는데 지금이 거의 마지노선이란 생각이 들어요. 더 이상 미룰 수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최고 대학의 명성을 찾고 발전해 가기 위해 대학이 가진 저력과 자원을 연구중심대학에 쏟아부을 예정입니다"라고 말했다.
     

    대륙별 글로벌센터.. R&D와 교류의 핵심 축

    학교 정체성이 연구중심대학으로 재설정되면서 없거나 부족한 건 새로 만들어내고 기존에 의미 없이 흩어져 있던 기능이나 해외분야 역량들은 마치 구슬을 꿰어 아름다운 목걸이를 만들 듯 유의미하게 재구성하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학교 구성원들은 글로컬 사업이 하나의 좋은 방편이 될 것으로 여기고 있다.
     
    집중성 없이 산발적으로 진행되던 기능들을 한곳으로 모으고 부족한 건 채우는 대표적 사례가 바로 해외 R&D거점센터와 해외교류거점센터 15개 설립이다.
     
    경북대는 특화분야의 탑티어 해외 대학 캠퍼스 안에 공동연구거점과 교류센터 15개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그래픽에서 R과 E로 표기된 것이 각각 R&D센터와 학생교환센터를 나타낸다. 경북대 제공 경북대는 특화분야의 탑티어 해외 대학 캠퍼스 안에 공동연구거점과 교류센터 15개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그래픽에서 R과 E로 표기된 것이 각각 R&D센터와 학생교환센터를 나타낸다. 경북대 제공 
    뉴욕주립대와 조지메이슨 등 미국 유수의 대학들조차 아시아의 강소국인 한국에 분교를 설립하고 학생을 모집하는 등 전 세계 탑글래스 대학들이 국제화에 사활을 거는 점을 감안할 때 경북대의 움직임은 만시지탄이지만 그만큼 계획은 알차게 구성됐다.

    UC버클리, 더블린공대, 옌타이大 설치 예약

    우선 미국 UC버클리, 아일랜드 더블린공대, 폴란드 바르샤바공대, 네덜란드 와게닝겐대 내부에 해외 R&D센터를 설립한다, 경북대로의 유학생이 가장 많은 중국 옌타이대와 베트남 하노이지역, 이탈리아 카포스카리대에 인바운드 유학생 유치센터, 미국텍사스주립대(달라스소재)와 바르샤바공대, 말레이시아 말레야대학, 베트남 타이응웬대, 체코 찰스대, 독일 함부르크대에 학생교환 및 공동학위센터가 설립된다.
     
    대륙별로 보면 한국기업의 진출이 활발하고 연구력이 앞선 유럽 7개, 북미 3개, 아시아 4개, 오세아니아 1개다. 이 대학들 가운데는 이미 교류협력을 진행 중인 대학도 다수 포함돼 있다. 해외거점센터 15개를 만들겠다는 건 기존사업을 더욱 확대 발전시키고 가용한 재원을 집중적으로 투자하겠다는 학교의 강한 의지 표명이다.

    경북대는 전 세계 6대륙에 15개의 글로벌센터를 구축해 학교의 연구수준을 높이고 외국 유학생을 유치할 계획이다. 재학생들은 센터를 통해 해외연수나 해외유학은 물론 해외일자리 관련 가이드도 받을 수 있다. 이재기 기자경북대는 전 세계 6대륙에 15개의 글로벌센터를 구축해 학교의 연구수준을 높이고 외국 유학생을 유치할 계획이다. 재학생들은 센터를 통해 해외연수나 해외유학은 물론 해외일자리 관련 가이드도 받을 수 있다. 이재기 기자
    이인중 경북대 연구산학부총장은 오는 7월 8일~18일까지 바르샤바 경제대, 체코 공과대학, 아일랜드 더블린 공대를 방문해 우선 관련 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해외거점센터 MOU를 체결한 대학측으로부터 '특정 공간'을 할당받아 센터를 설립하고 교수, 대학원생을 파견하거나 현지인을 채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대학원생은 해외연수프로그램 참여생을 센터와 매칭해 보낼수도 있다고 한다. 학교 관계자에 따르면 1개 센터 구축에는 최소 2~5억원의 초기지금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된다.
     

    경북대-해외대학 매칭랩 500개로 글로벌 연구네트웤 깐다

    '글로벌 매칭랩 500개' 선정 역시 연구확산을 위해 커다란 의미를 지닌다. 매칭랩이라고 해서 연구소를 별도로 만드는 개념은 아니다. 대학교수들은 해외 교수들과의 네트웤을 유지하면서 학문연구를 진행하는데 여기에 대학이 나서 수년에 걸쳐 500개의 공동연구주제를 협의.지정 지원해준다는 것이다. 대학간 MOU체결을 통해 상호 겸임연구원 발령을 내주고 논문지도비와 여비지원(학기당 1회)을 해준다.
     
    대학 측은 2025년 200개를 우선 설정한 뒤 매년 100개씩 더해 총 500개(2033기준)를 가동하겠다는 구상이다. 매칭랩이 가동되고 연구가 궤도에 오르면 그곳에서만 연간 논문 수백편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사한 개념으로 글로벌 매칭 메이저(Major) 30개 선정계획도 담았다. 해외대학의 과(科)와 경북대의 과가 매칭되는 것으로 경북대 재학생들의 해외교환학생 프로그램 수준을 높이고 반대로 외국 우수대학의 학생들도 경북대에서 효율적 수강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대학 관계자는 "우리대학 학생들은 미국 캘리포니아 롱비치로 많이 나가는데 현재는 전공과 무관하게 대학으로 가기 때문에 전공 교과목 수업을 듣지 못한다. 그래서 어학연수를 받는데 불과한 상황이지만 매칭이 되면 듣고 싶은 전공과목을 자유롭게 들을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학교 내의 미약한 연구지원제도를 일제히 정비하고 없던 연구제도는 새로 만들기로 했다. KNU GBH(global bridge hub)를 구축해 연구실 소개, 국제공동연구 현황 표출, 엘스비어 PURE, SciVal 등을 활용하도록 한다.

    대학원생들의 연구환경도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현재 12개 수준인 대학원생 주도 국제공동연구는 연간 100개로 확대하고(연 1천만원 지원) 대학원생 해외연수는 점차 늘려가되 최장 6개월 연구기회를 부여받도록 해 실질적으로 도움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창업실무를 익히고 선진노하우를 습득하도록 실리콘밸리에 'KNU창업센터'를 구축한다. 실리콘밸리 창업지원센터(PNP)는 기업이나 대학에 공간 대여와 멘토링, IR 피칭의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인바운드 유학생 5천명… 400명 수용 국제학부 신설

    우수한 외국인재의 지역 유입과 재학생들의 글로벌 역량강화는 '인바운드 유학생 5천명' 확보와 '국제학부-대학원생 지원 강화'로 요약된다. 해외 유학생 5천명은 2033년까지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경북대가 2023년 QS세계대학 랭킹 평가를 기반으로 설정한 외국인 학생.교원 비중이다. 2028년까지 외국인학생비율은 42.5%, 외국인교원비율은 21.0% 상향이 목표다. 이재기 기자  경북대가 2023년 QS세계대학 랭킹 평가를 기반으로 설정한 외국인 학생.교원 비중이다. 2028년까지 외국인학생비율은 42.5%, 외국인교원비율은 21.0% 상향이 목표다. 이재기 기자 
    글로벌센터 매칭 지원 외에도 유사학과 통폐합 인원이 대학원생 증원으로 이어지는 경우 전액 장학금을 지급하고 전일제 박사과정생들도 장학생으로 무료혜택을 받는다.


     2023년 중남미 초청연수 대표단이 대학 측으로부터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경북대 제공  2023년 중남미 초청 연수 대표단이 대학 측으로부터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경북대 제공 

    현재 경북대의 대학원생-학부생 외국 유학생 숫자는 2000여명이다. 중국과 베트남, 유럽 등지에 해외교류센터(인바운드 유치센터)가 열리면 그 숫자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학생 유인책으로 정부초청장학금(매년 20명)외에 2023년 설립된 K-GKS(경북, global korea scholarship)에 이어 D-GKS(대구), KINGS(경북대형 장학금) 등 다양한 장학금을 신설하고 국제학부를 만들기로 했다.
     
    국제학부는 2025년 신설한 뒤 장기적으로 외국인 유학생 400명 유치규모로 확대해 영어전용트랙과 첨단융합전공 과정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영어트랙에서는 국제정치와 경영을 가르치고 첨단융합 전공유학생들은 한국어 집중교육 후 수학능력을 갖춰 자기주도형 전공설계가 가능하도록 배려할 계획이다. 국제학부는 전담교원 2명 초빙교원 7명 등 9명으로 시작하고 학부건물은 교내 제1과학관 빌딩으로 확정했다.
     

    경북대가 그리는 빅픽처 = 국제기술교류회 상시 개최

    2023년 경북대에서 개최됐던 DCMI 국제학술대회에서 한 참가자가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경북대 제공2023년 경북대에서 개최됐던 DCMI 국제학술대회에서 한 참가자가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경북대 제공
    해외 유수대학과의 네트워킹, 연구제도의 글로벌 스탠더드화를 통해 경북대가 그리는 빅픽처는 경북대에 국제 학술교류의 장이 상시적으로 펼쳐지고 여기에 지자체와 지역의 중견,중소기업까지 결합해 부가가치 창출의 불쏘시개를 제공하는 것이다.
     
    임지영 교수는 "글로벌센터(GIC)와 매칭랩 등으로 협력을 맺은 외국학교의 교수님을 초빙해 특강을 진행하고 학교내의 전반적 연구역량이 강화되면서 궁극적으로 여러 대학 교수님들을 모셔 국제기술교류회를 개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경북대를 중심으로 첨단기술(cutting edge)을 진작시키는 분위기를 고조시켜 기업쪽으로 흐르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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