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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세제 혜택'까지 공개…코스피 재도약 발판 될까

경제 일반

    밸류업 '세제 혜택'까지 공개…코스피 재도약 발판 될까

    "없는 것보단 낫지만"…법인세 공제 실효성 '물음표'
    주주 입장선 금투세 관련 법체계 정비가 우선순위
    밸류업 정책, 상승 모멘텀보단 하방 지지 역할 기대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그간 자발적인 참여 유인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온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해 핵심 세제 혜택이 공개됐다. 법인세·상속세 감면 등 시장 참여자들이 요구해온 조치가 다수 반영되면서 하반기 국내증시에 불을 붙일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드디어 나온 세제 혜택…시장엔 어떻게 반영될까?


    지난 3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4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는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한 세제 혜택으로 크게 4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①직전 3년 대비 주주환원 금액을 5% 초과해 늘린 경우 3년간 한시적으로 법인세 5%를 감면
    ②상속세 최대주주 할증평가를 폐지하고 가업상속공제를 확대
    ③배당 '증가금액' 등을 저율로 분리과세(14%→ 9%, 최고세율 45%→25%)
    ④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지원을 확대하고 금융투자소득세를 폐지하는 것 등이다.
       
    ①·②번은 배당을 주는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 ③·④번은 배당을 받는 쪽에 대한 세제혜택이다. 골자는 배당 확대 규모만큼 인센티브를 줘 주주환원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국내 자본시장을 활성화 한다는 것이다.
       
    가장 주목 받았던 법인세 세액공제에 대한 반응은 다소 미지근하다. 주주환원 '증가분'에 한해 5%를 공제해주는 데 그쳐 실질적인 변화를 끌어내기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또 기존에 배당을 많이 했던 기업들에겐 역차별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매년 1천억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했던 기업이 배당을 15% 늘렸을 때 받을 수 있는 법인세 세액공제는 5억원 정도"라며 "(배당 확대) 유인이 크지 않을 것 같다는 지적이 일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 코스닥 상장사 관계자는 "인센티브가 없는 것보단 낫다"며 "아예 배당을 하지 않던 기업이거나 지배주주의 지분율이 높은 경우라면 오너 역시 혜택을 본다는 점에서 배당을 확대할 유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지난달 24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상장기업 사내·사외이사 대상 '기업 밸류업' 설명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제공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지난달 24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상장기업 사내·사외이사 대상 '기업 밸류업' 설명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제공
    재계에서는 법인세보다 상속세 관련 세제 변화에 더 관심을 보내고 있다. 상속 시 세금 부담을 낮추기 위해 주가를 억눌러왔던 지배주주 입장에서 최대주주 할증평가가 폐지되면 그만큼 부담 없이 기업가치를 올릴 수 있는 동기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상속세·증여세법 개정 등은 '부자감세' 논란과 직결돼 법 개정 과정이 가장 험난할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에 곧바로 '호재'로 반영되긴 어렵다는 의미다.
       
    다만 박 연구원은 "야당도 주식시장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대명제에는 충분히 공감하고 있는 만큼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며 "상속세와 종부세 등도 중산층 세 부담을 덜기 위해 손볼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고 말했다.
     

    주주들은 여전히 '관망'…하반기 코스피 전망 보니


    주주들의 경우 ③·④ 중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또는 관련 법제 정비에 따라 투심이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세제혜택은 주로 기업의 배당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주주의 장기투자를 유도하거나 장애물을 걷어내는 내용은 기존에 반복해 나왔던 '금투세 폐지'뿐이라는 것이다.
       
    국회에서 금투세 폐지 결론을 내리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시행을 유예하거나 중복과세 우려를 낳고 있는 거래세, 금융소득종합과세 등과 체계를 정리해야 기업 밸류업과 박자를 맞출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기업 대주주가 아니라 일반 고액 자산가 수준이라면 배당 '증가분'에 한정한 분리과세로 몇십만원 정도를 아끼게 될텐데 큰 유인이 될지 모르겠다"며 "오히려 금융투자소득세 제도를 어떻게 정비하느냐에 하반기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 머물러 있을지, 해외로 나갈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반기 증시에서 밸류업 정책 자체가 지난해 말이나 올 초처럼 전반적인 증시 부양의 모멘텀으로 작용하긴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세제 혜택 발표 이후 증시 상황과 관련해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코스닥 지수 모두 상승했지만 여전히 하락 종목 수(1740개)가 상승 종목 수(701개)의 두 배를 넘어섰다. 아직 시장에선 일부 업종·종목에 대한 쏠림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선별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정책은 올해 코스피 지수를 100bp 정도 상승시키는 역할을 한 것으로 계산된다"며 "앞으로 단기 영향력은 감소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지수 하단을 지지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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