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 연합뉴스한국 축구는 2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 후 휘청였다.
외국인 감독 후보들과 협상을 시작했지만, 지지부진했다. 6차 전력강화위원회 끝 최종 후보에 오른 두 명과 협상은 결렬됐다. 캐나다로 향한 제시 마시 감독과 이라크를 지휘하고 있는 헤수스 카사스 감독이었다.
이임생 기술강화이사는 "국내 체류 기간 및 부수적인 비용이 문제였다. 최종 답변은 한국 감독을 수행하면서 국내에 거주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면서 "두 번째는 다른 국가의 대표팀 감독이었다. 현재 계약을 정리한 뒤 협상하려는 의지가 컸지만, 소속 협회와 관계 문제로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7~10차 전력강화위원회를 거쳐 또 다른 최종 후보군을 결정했다. 거스 포옛 전 그리스 감독과 다비드 바그너 전 노리치 시티 감독, 그리고 울산 HD 홍명보 감독이었다. 이후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이 사퇴했고, 이임생 이사가 감독 선임 작업을 이어받았다.
이임생 이사는 곧바로 포옛 감독과 바그너 감독과 면접을 위해 유럽으로 향했다. 하지만 "현 시점 한국 축구와 어울리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임생 이사는 5일 귀국했고, 밤 홍명보 감독과 만났다. 홍명보 감독은 5일 수원FC전까지만 해도 "이임생 이사를 만날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서 대표팀 지휘봉을 고사했다. 하지만 이임생 이사가 홍명보 감독 집앞까지 찾아가 만남이 성사됐고, 6일 승낙 연락을 받았다. 이후 이임생 이사는 울산 김광국 대표이사를 설득했다.
97명의 후보, 그리고 5개월 가까이 지지부진했던 사령탑 협상이 단 하루 만에 마무리됐다. 물론 부임 시기 등 세부 사항에 대한 협상은 남아있다.
당초 홍명보 감독은 꾸준히 거절 의사를 밝혀왔다.
이임생 이사는 "홍명보 감독이 만나줄까, 미팅을 할 수 있을까 고민과 두려움도 있었다. 처음 만났을 때 홍명보 감독이 '절차상 왔냐, 그 안에서 얼마나 나를 평가했냐' 두 가지를 물었다"면서 "일단 평가와 결정에 대해 설명했고, 그 다음 왜 홍명보 감독이 한국 축구를 위해 헌신해야 하는지 말했다. 국가대표 뿐 아니라 연령별 대표팀 연계 등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몇 차례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계약기간도 예전과 달랐다.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을 넘어 2027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까지다. 연봉 등 계약 조건도 외국인 감독 수준으로 알려졌고, 두 명의 유럽 출신 코치도 붙을 예정이다.
이임생 이사는 "국내 감독과 외국인 감독의 연봉도 동등하게 요구했다. 한국 감독도 외국인 못지 않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면서 "단기간 결과를 평가하기보다 국가대표와 연령별 대표의 연계성을 위해 충분한 시간을 주려한다. 전술 보완을 위해 유럽 코치 두 명을 요청했고, 홍명보 감독도 받아들였다. 홍명보 감독의 지식과 경험에 유럽의 전술이 더해지면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