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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심은 측근 믿지 않았다"…거제시장 재판에 영향?

경남

    "항소심은 측근 믿지 않았다"…거제시장 재판에 영향?

    200만 원 받았다는 A씨 주장 믿는 이유는?
    1심과 달리 항소심은 박 씨 진술 믿을 수 없어
    모친 등 자금 출처 경위 의문
    박종우 시장 항소심 재판에 어떤 영향 주나

    박종우 거제시장이 지난 6월 28일 부산고법 창원재판부에 출석하고 있다. 이형탁 기자박종우 거제시장이 지난 6월 28일 부산고법 창원재판부에 출석하고 있다. 이형탁 기자
    박종우 경남 거제시장의 지방선거 당선을 위해 홍보 대가로 금품을 주고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홍보팀에 대한 항소심 판결이 나오면서 선고를 앞둔 박 시장 재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박 시장 측근의 진술을 주로 믿었던 원심과 달리 이와 대척점에 있던 서일준 국회의원실 전직 직원의 진술을 믿는 판결을 내놓은 점이 주목할 만하다.
     

    1200만 원 아니라 200만 원 받았다는 A씨 주장 믿는 이유는?

    12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고등법원 창원재판부 형사1부(재판장 민달기)는 지난 10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자 항소한 서일준 의원실 전직 직원 A(30대)씨에 대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선고와 추징금 1200만 원을 명령을 한 원심을 깨고 벌금 500만 원을 선고하고 추징금 200만 원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박 시장의 거제시장 당선을 위해 SNS 홍보 등의 대가로 지난 2021년 7월부터 9월까지 300·500·400만 원 등 1200만 원을 3회에 걸쳐 박 시장 측근이자 연인이었던 박모(30대)씨로부터 제공받은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인정받자 사실오인 등을 이유로 항소한 인물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와 관련해 "A씨는 박 씨로부터 200만 원을 받은 범죄 사실을 수사 단계에서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자백하고 있는 점, 2021년 7월 당시 축협조합장실에서 A씨와 박 씨, 박 시장 등 3명이 함께 만나 박 시장이 박 씨에게 현금을 주는 것을 직접 목격했고 그 후 승용차 안에서 박 씨가 A씨에게 현금을 줬다는 자백의 개연성이 객관적으로 뒷받침돼있다고 보이는 점 등에서 A씨의 항소는 이유있다"고 판시했다.

    박종우 거제시장 측근 박모(사진 왼쪽)씨가 2022년 1월 거제 모처에서 서일준 의원실 전직 직원 부친으로부터 200만 원을 받고 있는 장면. 독자 제공박종우 거제시장 측근 박모(사진 왼쪽)씨가 2022년 1월 거제 모처에서 서일준 의원실 전직 직원 부친으로부터 200만 원을 받고 있는 장면. 독자 제공

    1심과 달리 항소심은 박 씨 진술 믿을 수 없어

    이는 1심과 완전히 다른 판결이다. 1심에서는 A씨가 200만 원을 받았다는 주장을 전부 배척하고 박 씨가 1200만 원을 A씨에게 제공했다는 주장을 모두 인정하는 판결을 내놓은 바 있다.

    지난해 5월 창원지법 통영지원 형사1부(재판장 김종범)는 "박 씨가 굳이 자신의 처벌을 무릅쓰고 선거운동과 관련해 지급한 금액을 부풀려 허위의 진술을 할 이유나 동기를 찾기 어렵다"며 "박 씨의 직업과 경제사정 등에 비춰 모친과 무속인에게 돈을 빌리며 자금 조달하는 경위에 의문이 드는 것은 사실이나 이런 의문만으로 박 씨의 진술의 신빙성이 배척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한 바 있다. 박 씨는 그렇게 박 시장이 아니라 자신의 취업 등을 위해 1200만 원을 A씨에게 줬다는 혐의를 인정하고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검찰과 쌍방 항소하지 않아 형이 최종 확정된 상태다.

    반대로 항소심은 이 같은 1심과 달리 박 씨의 진술을 배척하고 A씨 주장을 전부 받아들이는 상반된 판결을 내놨다. 재판부는 특히 박 씨 진술의 신빙성을 낮게 꼽으며 박 씨를 믿을 수 없는 이유를 판결문 전체 35장 중 절반에 해당하는 18장을 할애하면서 조목조목 적어놨다.
     

    300만원, 400만 원, 500만 원 전부 신뢰 불가…자금 출처 경위 의문

    우선 A씨에게 박 씨가 2021년 7월 300만 원을 지급했다는 부분부터 의구심을 가졌다. 이유는 박 씨는 수억 원 상당의 부동산 보유 등 자산 상태가 나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300만 원을 고모라 부르는 무속인에게 빌릴 필요성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 점, 박 씨는 그 돈을 빌린 시점에 관해 진술을 번복했는데도 납득할 만한 설명이 없는 점, 2022년 1월초 딸에 대한 나쁜 소문이 돌자 200만 원을 A씨 부친이 박 씨에게 돌려줄 때 그 돈을 세는 정황이 있는 점 등이었다.
     
    나머지 2021년 8월 500만 원과 9월 400만 원을 A씨에게 지급했다는 박 씨의 진술도 믿지 않았다. 박 씨는 A씨의 요구를 받고 모친으로부터 현금 1천만 원을 빌린 뒤 A씨에게 현금 900만 원을 줬다는 진술에는 금융거래내역 등 객관적인 자료가 제출돼있지 않은 점, 900만 원 출처도 모친이 2년간 남편의 퇴직금 일부를 현금으로 집에 보관하는 게 사회통념상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점 등에서다.
     
    항소심은 이에 따라 검사가 제출한 박 씨 진술 등의 증거들로는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A씨의 항소에는 이유가 있다고 판결했다. 이번 항소심 판결에서 A씨가 얻은 이익은 크게 2가지다. 징역형에서 벌금형으로 양형이 낮아지고 추징금이 대폭 감소한 점, 자신의 주장이 항소심에서 그대로 받아들여졌다는 점이다.

    송봉준 기자송봉준 기자

    이번 판결 박종우 시장 항소심 재판에 어떤 영향을?

    그런데 이번 판결이 박 시장 본인의 항소심 재판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박 시장은 2021년 7월부터 10월까지 4회에 걸쳐 박 씨를 통해 SNS 홍보 제공 등의 대가로 A씨에게 1200만 원, A씨 지인에게 100만 원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해 11월 1심에서 박 시장은 이 금액 중 21년 7월 300만 원을 제공한 부분에 대해서만 유죄가 인정되고 나머지 1천만 원은 전부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러나 300만 원을 제공한 금액에 대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는데 이는 선거법상 벌금 100만 원 이상으로 당선무효형에 해당돼 시장직이 위기에 놓이자 사실 오인 등을 이유로 항소했다.
     
    여기서 특이점은 박 시장 1심 재판과 A씨의 이번 항소심 재판에는 공통점이 발견된다는 것이다. 21년 7월 축협조합장실에서 벌어진 금품 수수 건에서 두 사건 전부 유죄가 나온 점과 그 밖에 다른 금품 부분에서는 모두 증거 부족 등으로 무죄가 나왔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결국에는 박 시장 항소심 재판(부산고법 창원재판부 형사2부)에서도 판사들이 선고에서 판단할 부분은 7월 축협조합장실에서 발생했던 일로 전망된다. 박 시장은 수사기관에서부터 항소심 공판 때까지 7월 축협조합장실을 비롯해 박 씨와 A씨에게 일체 금품을 제공한 적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 항소심 재판부는 박 시장의 1심 판결을 그대로 인정할지, A씨의 항소심 재판을 토대로 박 시장이 측근을 통해 200만 원을 줬다고 통일시킬지, 아니면 1심을 뒤집고 무죄 판결을 내릴지 등 여러 판결의 가능성을 남겨 두고 있다. 박 시장 선고 기일은 다음달 23일 오후 1시 50분으로 잡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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