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진전 없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무산인가 밀당인가

생활경제

    진전 없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무산인가 밀당인가

    MBK,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우선 매각 협상 진행
    일단 알리, 쿠팡, 농협, GS, CU, 이랜드 모두 '불발'
    유통업계 불황과 맞물려 당장 리스크 떠 앉기 부담
    인수 가격 낮추기 위한 업체간 '밀당'이라는 분석도

    연합뉴스연합뉴스
    홈플러스의 기업형 슈퍼마켓(SSM)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인수설만 난무할 뿐 좀처럼 새 주인을 찾지 못하면서 체면을 구기고 있다. 유통업계 불황과 맞물려 당장에 산다고 나서는 기업이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인수 가격을 낮추기 위한 업체간 '밀당(밀고 당기기)'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알리, 쿠팡, 농협, GS, CU, 이랜드 모두 '불발'

        
    18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는 최근 국내외 유통업체 등 10여 곳에 투자설명서를 배포하는 등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중국계 이커머스 알리익스프레스 본사 관계자들은 지난달 홈플러스 강서본점을 찾는 등 인수합병(M&A)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로부터 며칠 뒤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가 "인수합병 논의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고 공식 입장을 냈고, 쿠팡도 인수설이 나오자 즉각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부인했다. MBK파트너스는 이어 농협, GS리테일, BGF리테일, 이랜드 등 국내 주요 유통업체에도 인수 의사를 타진했지만 사실상 모두 거절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매각이 불발된 가장 큰 이유는 일단 가격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물가 고금리로 인한 소비 침체로 경기가 어려운 요즘 SSM을 선뜻 사들일 유통업체를 찾기 힘든 형국이다. 현재 투자업계가 예상하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몸값은 8천억~1조원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 경기나 여러 가지 상황들이 긍정적인 분위기는 아니다보니 리스크를 앉고 투자하려는 회사가 있을지 모르겠다. 이커머스는 경쟁이 치열하고, 마트나 백화점은 점포를 줄이는 등 유통업계 상황이 전반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그나마 SSM과 업종이 비슷한 편의점업계가 막판 인수전에 나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GS리테일과 BGF리테일 모두 "인수를 검토한 적 없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 노조에서 분할 매각에 반대하고 있고, 몇몇 알짜 점포들은 이미 MBK파트너스가 매각한 터라 이른바 '통매수'는 실효성이 없다고 보는 분위기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 내부 사정이 좀 복잡해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기존에 있는 자신의 사업을 키우거나 스스로 출점을 하는 게 가성비 측면에서 더 낫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가 매각 적기"…가격 낮추기 위한 밀당?

        
    다만 업계에서는 언젠가는 인수자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전체 약 310개 점포들 중 75%(235개)가 수도권에 몰려있고, 2023년 회계연도 기준 세금·이자·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마진율이 8%로 SSM 업계 평균 5%보다 높다는 점 등은 분명 매력 포인트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금 급하고 아쉬운 쪽이 MBK파트너스라는 것이다. 이들은 늦어도 3년 안에 대형마트 홈플러스와 SSM 익스프레스를 모두 매각해야 한다. 홈플러스는 내년에 '투자 만기 10년'이 돌아온다. 협의를 통해 2년을 추가 운영할 수도 있지만, 업계에서는 시간상 "올해가 매각 적기"라고 입 모아 말한다. 이에 MBK파트너스는 지난달 초 모건스탠리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는 등 승부수를 걸었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영국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를 7조2천억원에 인수했다.
     
    결국 관건은 매각 가격이다. 업계 관계자는 "막판까지 가면 가격 조정이 일어나면서 결국 인수업체가 나오긴 하더라"라며 "아니면 예상치 못한 이종(異種) 업종에서 인수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가령, 각각 편의점과 대형마트가 주력 사업인 BGF리테일과 이랜드가 인수 후보로 언급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 인수를 통해 '비슷하면서도 다른' SSM 사업에 진출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자 일각에서는 최근 유통업체들의 '인수설 부인'이 매각 막판에 가격을 낮추기 위한 이른바 밀당 작업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개 M&A업계에서는 인수 대상 기업에 관심이 있어도 인수를 최종 결정할 때까지 '접촉도 관심도 없다'고 말한다"면서 "다만 정말 일언지하에 인수를 거절한 것일 수도 있기 때문에 매물을 내놓은 업체 입장에서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