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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로전된 與 '자폭' 전대에…이미 상처 난 리더십?

국회/정당

    폭로전된 與 '자폭' 전대에…이미 상처 난 리더십?

    韓, '이재명 영장 기각'에 수세 몰리자 "공소 취소 부탁했잖냐"
    '어대한' 공고하지만 친윤 조직표 움직이면 결선 가능
    결선 없이 승리 확정해야 리더십 탄탄해져
    元·羅, '우호' 모드로 전환

    연합뉴스연합뉴스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의 당원 투표(모바일)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막판 '폭로전'도 거세지고 있다. 특히 한동훈 후보가 나머지 세 후보들의 협공에 또 다른 의혹 제기로 맞받아치기 시작하면서 누가 당선되더라도 리더십에 흠이 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단순한 상호 비방을 넘어서서 서로 '사법 리스크'를 키우는 듯한 모습이 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력 주자로 꼽히는 한 후보로서는 최대 장점이었던 '최소한의 리스크'가 전당대회 국면에서 의미 없어진 데다가 친윤계와 갈등의 골도 깊어진 상태다. 결선 없이 승리를 확정해 리더십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 됐다.

    韓도 元도 '벌집' 건드려…"당선 뒤에도 트집 잡힐라"

    전당대회가 막바지로 흐르면서 진흙탕 싸움이 지루하게 이어지는 가운데 새로운 폭로는 한 후보의 입에서 나왔다.

    나경원 후보와 한 후보는 17일 CBS 주관으로 열린 김현정의 뉴스쇼 생방송 라디오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데 대한 법무부장관의 책임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나 후보는 "(한 후보가) 법무부 장관으로서 기본적인 본인의 책무를 못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강서구청장 선거에도 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평소대로 "영장이 발부되도록 수사에 관여하는 게 법무부장관의 업무냐"고 맞받아치다가 돌연 "나 후보는 저에게 본인의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를 취소해 달라고 부탁하지 않았나"라고 새로운 의혹을 제기했다.


    2019년 4월 선거제 개편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을 패스트트랙에 올리는 과정에서 일부 의원들은 국회 의안과를 점거하며 몸싸움을 벌인 바 있다. 이들 의원들 중 37명은 결국 기소됐고 이듬해 1월부터 서울남부지법에서 재판받고 있다. 형사소송법 제255조는 "공소는 제1심판결의 선고 전까지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에 대해 나 후보는 "패스트트랙 공소문제는 대한민국 법치주의과 사법정의를 바로 세우는 차원에서, 정치의 사법화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차원에서 했던 충언이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한 후보는 이마저도, 자기 정치 욕심을 위해 교묘하게 비틀고 있다"며 "이것이 당 대표가 되겠다는 사람의 모습인지, 자기를 위해 당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사람의 생각인지 도저히 알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가 전당대회 초반보다 날선 모습을 보이는 데에는 하루 앞으로 다가온 모바일 투표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투표일이 다가올 수록 초조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동안 한 후보는 김건희 여사의 문자를 무시했다는 '문자 파동'이 났을 때에도, 원 후보 측에서 3대 의혹(비례대표 사천 의혹·김경율 금감위원장 추천 의혹·댓글팀 운영 의혹)을 제기했을 때에도 조목조목 반박하면서도 비교적 태연한 모습이었다.

    이 같은 의혹에도 불구하고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흐름은 여전히 공고하지만, 친윤 조직표가 아직 움직이지 않은 상황에서 결선 여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상당수 여론조사에서 한 후보가 결선 없이 가거나 결선에 가더라도 최종적으로 이기는 결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친윤계가 틀어쥔 조직표가 영남권을 중심으로 위력을 발휘할 가능성은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    

    이 가운데 한 후보가 자신에 대한 '사법 리스크' 뿐만 아니라 상대 후보에 대한 리스크도 키우면서 정치인으로서 이미지에 흠집을 냈을 뿐만 아니라 향후 리더십에도 흠이 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초선의원은 "한 후보에 대한 전폭적인 인기와 별개로 전당대회에서 보여준 모습들을 보면 과연 당을 잘 봉합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감이 커졌다"라며 "'사법 리스크' 뿐만 아니라 최근 언론에 공표된 여론조사와 관련해 당헌·당규 위반 논란까지, 당 대표가 되고 나서도 트집 잡히지 않겠느냐"고 우려했다. 한 후보로서는 자신에 대한 '사법 리스크' 외에도 채 상병 특검법 등 당론과 결이 다른 입장을 관철시켜야 하기 때문에 결선 없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둬 리더십을 탄탄히 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앞서 한 언론은 한동훈 캠프 측에서 당원들을 대상으로 한 자체 조사에서 과반수 넘는 지지율을 얻었다는 내용의 보도를 했다. 이를 놓고 당 선관위에서는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지만 유출자를 찾지 못했다. 국민의힘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규정 제39조는 '후보 등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자는 누구든지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하거나 게시·배포하는 행위 또는 여론조사를 빙자한 선거운동 행위를 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일단 결선부터 가고 보자? 발맞추는 元·羅

    국민의힘 원희룡 당 대표 후보(오른쪽)가 17일 오후 경기 고양시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서울 인천 경기 강원 합동연설회에서 나경원 당 대표 후보에게 귀엣말하고 있다. 연합뉴스국민의힘 원희룡 당 대표 후보(오른쪽)가 17일 오후 경기 고양시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서울 인천 경기 강원 합동연설회에서 나경원 당 대표 후보에게 귀엣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한(非韓) 표를 노리며 티격태격하던 원 후보와 나 후보는 이날부터 눈에 띄게 보조를 맞추는 듯한 모습도 연출했다.

    원 후보는 나 후보에게 "저출산과 지방 소멸을 해소하기 위해서 주3일 출근제를 도입하는 게 효과가 있다고 보는데 동의하느냐"고 물었고, 나 후보는 "상당히 도움이 된다. 근로 부분에 있어서 유연한 근무, 재택근무, 탄력근무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호응했다.

    원 후보는 또 서울권 합동연설회가 끝난 뒤 '나 후보의 공소 취소 요청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탄식이 나올 뿐이다. 누가 물어본 것도 아니고, 이건 (한 후보의) '입 리스크'"라며 나 후보의 편을 들고 나섰다.

    원 후보는 지난 16일 토론회에서도 '다른 사람을 당 대표로 꼽아보라'는 질문에 "경험이 많고 당 생활을 오래 해 온 나 후보님이 (한 후보보다) 더 낫지 않나. 잘해 달라"고 덕담하기도 했다.

    원 후보와 나 후보는 한 후보에 대한 공세를 펴면서도 서로를 향해 날선 공세를 주고 받아왔다. 하지만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협조하면서 비한계 파이를 키우려는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그동안 2위를 하는 것이 당면 목표였다면 투표일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부터 일단 한동훈의 무(無)결선 당선을 막는 게 공통 목표가 된 것 아니겠나"라고 진단했다.

    조직표에 대한 기대를 걸어보면서도 합동연설회 현장에서 나타난 한 후보에 대한 지지가 워낙 압도적이기 때문에 2·3위 싸움을 할 때가 아니라는 뜻이다.

    국민의힘 차기 대표는 당원투표 80%, 일반 국민여론조사 20%로 선출된다. 당원 선거인단 투표는 19~20일 이틀간 모바일로, 21~22일 ARS 투표로 진행된다. 21~22일에는 국민여론조사도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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