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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벌이 앉아도 10점' 양궁 임시현·김제덕의 놀라운 집중력[파리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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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에 벌이 앉아도 10점' 양궁 임시현·김제덕의 놀라운 집중력[파리올림픽]

    왼쪽부터 양궁 대표팀 임시현, 김제덕. 파리=황진환 기자왼쪽부터 양궁 대표팀 임시현, 김제덕. 파리=황진환 기자
    손등에 벌이 앉아도 '세계 최강' 한국 양궁 대표팀은 흔들림 없이 활시위를 당겼다.

    여자 에이스 임시현(21·한국체대)과 남자 막내 김제덕(20·예천군청)이 활을 쏘던 중 당황스러운 상황을 맞았지만 의연하게 경기를 풀어간 모습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에 "역시 세계 최강"이라는 찬사가 뒤따르고 있다.

    한국 남녀 대표팀은 29일과 30일(한국 시각)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단체전 결승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여자 대표팀은 29일 중국과 슛오프 접전 끝에 5 대 4로 승리했고, 남자 대표팀은 30일 홈 팀 프랑스를 상대로 5 대 1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여자 대표팀은 1988년 서울 대회 이후 이 종목 10연속 금메달 대기록을 세웠다. 남자 대표팀도 3연속 올림픽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성적도 대단하지만 선수들의 침착한 경기 운영 역시 주목받고 있다. 우선 여자 대표팀 에이스 임시현은 결승전 경기 중 때아닌 벌의 공격을 받았다. 한국이 세트 스코어 4 대 0으로 앞선 3세트. 임시현은 마지막 6번째 화살을 쏘기 위해 사선에 들어섰다.

    조준을 모두 마치고 활을 쏘려던 찰나, 벌 한 마리가 임시현의 왼손 검지 손가락 위에 앉았다. 크게 흔들릴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임시현은 침착했다. 전혀 동요하지 않은 채 슈팅 동작을 이었고, 임시현이 쏜 화살은 9점 과녁을 뚫었다.

    여자 양궁 대표팀 임시현이 활을 쏘기 전, 벌 한 마리가 손등에 앉았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여자 양궁 대표팀 임시현이 활을 쏘기 전, 벌 한 마리가 손등에 앉았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남자 대표팀 역시 벌의 방해 공작을 이겨냈다. 막내 김제덕은 중국과 준결승전에서 벌과 조우했다.

    세트 스코어 3 대 1로 앞선 3세트. 중국은 53점으로 이미 6발을 모두 쏘고 세트를 마쳤다. 한국은 2발 남겨둔 상황, 김제덕이 힘차게 사로에 섰다.

    이때부터 벌 한 마리가 김제덕을 괴롭혔다. 이내 팔을 휘저으며 벌을 내쫓은 김제덕은 활시위를 당겨 조준을 마쳤다. 하지만 벌이 다시 날아와 이번에는 김제덕의 오른 손등에 앉았다.

    하지만 활을 쏴야 한다는 책임감이 먼저였다. 당시 김제덕의 분당 심박수도 70~80회 정도로 평온했다. 벌의 방해를 받고도 김제덕이 쏜 화살은 10점 과녁을 명중했다. 이어 마지막 사수 김우진도 10점을 쏘면서 한국은 결승행을 확정 지었다.

    환호하는 김제덕. 파리=황진환 기자환호하는 김제덕. 파리=황진환 기자​​
    김제덕은 당시를 기억하고 있었다. 경기가 끝난 뒤 김제덕은 "사선에 들어갔는데 벌이 있었다. 벌을 쫓아냈는데도 그대로 다시 따라왔다"며 "'올림픽인데 내릴 수가 없다. 안 쏠 수가 없다'는 마음가짐이 컸던 것 같다"고 돌이켰다. 그러면서 "그 한 발에 따라 팀워크도, 분위기도 달라질 수 있다. 어떻게든 10점을 쏘고 싶었다"며 "믿음을 가지고 있었기에 좋은 감각이 나왔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단체전에서 세계 최강을 입증한 한국 남녀 양궁 대표팀은 30일 남자 김우진을 시작으로 개인전 메달 사냥에 도전한다. 8월 2일까지 개인전을 마친 뒤에는 임시현과 김우진이 함께 출전하는 혼성 단체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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