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서핑 국가대표 잭 로빈슨이 파리올림픽에서 욱일기 문양의 보드를 사용하려다 철회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사진은 로빈슨의 SNS 모습. 2024 파리올림픽에서 호주 서핑 보드 선수가 욱일기 문양의 보드를 경기에 사용하려다 철회한 해프닝이 벌어졌다. 한국 측의 항의로 실제 사용이 되지는 않았지만 또 한번 대회에 논란이 벌어질 뻔한 사연에 일본 언론도 주목했다.
일본 매체 히가시스포웹은 1일 "한국의 항의로 호주 스타 선수가 '욱일기 서핑 보드' 사용 철회"라는 제목의 기사를 전했다. 올림픽 개막 전에 벌어진 소동이었지만 이 매체는 "욱일기 서핑 보드를 둘러싸고 물밑에서 일어난 소동은 물의를 일으킬 것 같다"고 보도했다.
호주 대표팀 잭 로빈슨은 대회 전 욱일기 모양의 보드를 사용하려고 계획했다. 지난 25일 자신의 SNS에 해당 보드의 사진을 올리며 "2days to go..boards inspired by AI(2일 남았다..AI에게 영감을 받은 보드)"라는 글을 올렸다.
AI는 전설적인 서핑 선수 앤디 아이언스로, 로빈슨의 롤 모델이다. 특히 아이언스는 욱일기 문양의 보드를 애용했다. 로빈슨도 파리올림픽에서 같은 문양의 보드를 사용하려 했던 것이다.
이에 한국 대표팀 송민 감독이 MBC에 제보했고, 대한체육회에도 이 같은 내용이 전달이 됐다. 체육회는 호주올림픽위원회에 정식 항의했고, 문제의 보드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로빈슨은 올해 하와이에서 열린 세계서핑리그(WSL) 챔피언. 이번 올림픽에도 순조롭게 8강에 진출해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 당시 일본과 코스타리카의 경기에서 일본 팬들이 욱일기를 펼친 채 응원하는 모습. 그러나 곧바로 FIFA의 제지로 욱일기를 내렸다. 연합뉴스
만약 로빈슨이 대회에 욱일기 문양의 보드를 사용했다면 큰 문제가 될 뻔했다. 욱일기는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인 전범기로 독일 나치 문양과도 일맥상통한다. 일본의 식민 지배 아픔을 겪은 한국 등 피해 국가들에게는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몰상식한 일부 일본인들이 종종 국제 대회에서 욱일기 응원을 펼쳐 논란을 일으켰다. 2021년 도쿄올림픽 사이클 도로 경기나 2022년 카타르월드컵 당시 욱일기 응원이 이뤄졌다. 월드컵 당시는 곧바로 해당 관중이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제지를 받았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한국을 전세계에 알리는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가 욱일기 응원 제지를 IOC에 요청했다. 가뜩이나 논란이 많은 이번 대회에 또 다시 큰 문제가 발생할 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