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 복싱 여자 66kg급 경기에서 XY 염색체 논란의 당사자 칼리프(오른쪽)의 강한 펀치에 경기를 포기하고 눈물을 흘리는 카리니. 연합뉴스2024 파리올림픽 여자 복싱에서 나온 성별 논란에 대해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분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 어플리케이션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에 파리올림픽 복싱 여자 66kg급 2회전 경기에 대해 언급했다. 이탈리아의 안젤라 카리니와 알제리의 이마네 칼리프의 경기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짧은 경기 동영상과 함께 "나는 남성을 여성 스포츠에서 배제한다!"는 글을 올렸다.
남성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칼리프로 보인다. 칼리프는 일반적으로 남성을 뜻하는 'XY 염색체'를 보유해 린위팅(대만)과 함께 지난해 국제복싱협회(IBA)로부터 세계선수권대회 실격을 당했다. 그러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두 선수의 올림픽 출전을 허용했다.
하지만 경기 결과는 뻔했다. 칼리프의 강력한 펀치 2방에 카리니는 경기 46초 만에 기권했다. 경기 후 카리니는 "코가 너무 아파 경기를 계속 할 수 없었다"면서 "남자 선수들과도 자주 경기를 하는데 오늘 펀치는 너무 아팠다"고 털어놨다.
카리니는 또 "오늘 경기가 내 인생에서 중요한 경기가 될 수도 있었지만 나는 내 인생을 지켜야만 했다"고 강조했다. 이탈리아 복싱 관계자는 현지 언론를 통해 "이탈리아 팬들은 카리니가 경기를 포기하기를 원했다"면서 "상대는 남자라고, 굉장히 위험할 거라고 경고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논란이 일자 IOC와 대회 주최 측은 "이전 올림픽 복싱 규정과 마찬가지로 선수들의 성별과 나이는 여권을 기준으로 삼는다"고 해명했다. 이어 "두 선수는 2021년 도쿄올림픽, IBA 세계선수권대회, IBA가 승인한 토너먼트를 포함한 국제 대회에서 수년 동안 경쟁해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번 경기를 계기로 논란이 더욱 증폭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트럼프 전 대통령까지 이슈화하면서 IOC는 곤경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파리올림픽 개회식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날린 바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여장 남자가 등장해 패러디한 장면에 대해 "난 아주 개방적인 사람이지만 그들이 개회식을 수치스럽게 만들었다고 본다"면서 "다양한 공연을 올릴 수 있다고는 해도, 그건 정말 형편없는 공연이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