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자농구 대표팀의 조엘 엠비드. 연합뉴스 미국프로농구(NBA) 정규리그 MVP 경력을 자랑하는 조엘 엠비드는 카메룬 출신이다. 고교 시절부터 미국에서 살았고 재작년에는 프랑스 국적을 취득했다.
엠비드가 시민권 취득을 위해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직접 편지를 보낸 일화가 유명하다. 이를 계기로 파리 올림픽에서 프랑스 대표팀 합류를 선택할 것이라는 프랑스 팬들의 기대가 컸다. 그러나 엠비드의 선택은 '21세기 드림팀'이었다.
엠비드는 2024 파리 올림픽 농구 경기가 열리는 현장에서 '빌런'같은 존재다. 프랑스 농구 팬들은 그가 공을 잡을 때마다 엄청난 야유를 퍼붓는다. 3일(현지시간) 프랑스 피에르 모루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과 푸에르토리코의 조별리그 C조 경기도 예외는 아니었다.
모든 게 예상대로였다. 강력한 우승 후보 미국은 푸에르토리코를 104-83으로 압도했다. 그리고 늘 그래왔듯이 엠비드는 엄청난 야유 세례를 받았다.
엠비드는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먼저 엠비드는 프랑스 대신 미국 대표팀 합류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어려운 결정이었다. 결국 어떤 선택이 내게 더 편안하게 느껴지는지를 따졌다. 난 오랫동안 미국 대표팀 선수들과 알고 지냈다. 그래서 더 편안함을 느낀다. 난 항상 내가 원하는 곳으로 가겠다는 말을 해왔다. 그리고 대표팀 선수들은 나를 원했다"고 말했다.
관중에 야유에 대해서는 "난 야유를 즐긴다. 많은 사람들이 야유를 증오라고 생각하겠지만 나는 그 안에서 애정과 존경을 본다. 내가 형편없는 선수였다면 그런 대우조차 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야유는 엠비드에게 전혀 낯설지 않다. "난 더 심한 야유도 받아봤다. 특히 메디슨 스퀘어 가든(뉴욕 닉스의 홈 구장)과 TD 가든(보스턴 셀틱스의 홈 구장)의 분위기는 더 안 좋았다(야유가 훨씬 더 심했다는 의미). 처음 겪어보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필라델피아(엠비드의 소속팀) 팬들은 상대 선수보다 홈팀 선수들에게 더 자주 야유를 퍼붓는다. 그러나 그건 모두 애정이라 볼 수 있다. 팬들은 선수들이 더 잘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선수들을 세게 몰아붙인다"고 덧붙였다.
엠비드는 프랑스 팬들의 야유 세례를 즐기고 있다고 했다. 더 자극받고 더 열심히 하는 계기가 된다고 설명했다.
르브론 제임스는 "우리 선수들은 모두 엠비드의 편"이라고 지지했고 이날 26득점을 퍼부어 미국의 승리를 이끈 앤서니 에드워즈는 "엠비드는 우리와 함께하고 있다. 더 해도 좋다. 우리는 신경쓰지 않는다. 엠비드는 우리를 선택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