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시상식에서 미국의 앨리슨(왼쪽부터), 김우진, 이우석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황진환 기자올림픽 양궁 사상 최초로 5관왕을 석권한 한국. 2024 파리올림픽에서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 혼성전까지 걸린 5개의 금메달을 싹쓸이하며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4개를 훌쩍 뛰어넘었다.
김우진(청주시청)은 4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대회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브래디 엘리슨(미국)을 눌렀다. 5세트까지 5 대 5로 맞선 뒤 슛오프 끝에 6 대 5 승리를 거두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개인전 우승으로 김우진은 남자 양궁 사상 최초의 3관왕을 달성했다. 전날 여자 개인전과 단체전, 혼성전까지 임시현(한국체대)이 먼저 3관왕을 달성했고, 2021년 도쿄 대회에서 안산(광주은행)이 역시 최초의 3관왕에 오른 바 있다.
과정이 쉽지 않았다. 미국의 36살 베테랑 앨리슨의 첫 올림픽 금메달 의지도 강했다. 5세트에서 김우진이 화살 3개를 10점에 꽂았지만 앨리슨도 10점 3발을 쏘면서 동점을 만들어 슛오프로 승부를 몰고 갔다.
하지만 승부처에서 김우진의 담력이 더 강했다. 먼저 김우진이 10점 과녁을 맞췄다. 앨리슨도 10점을 쐈지만 라인에 걸쳤다. 슛오프에서는 같은 10점이라도 중앙에서 거리가 가까운 화살이 이기는데 여기서 김우진이 조금 더 앞섰다.
김우진이 4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 결승 미국 브래디 엘리슨과 경기에서 금메달을 따고 박성수 감독과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황진환 기자
앨리슨은 5번째 올림픽에서도 금빛 화살을 쏘지 못했다. 앨리슨은 2008년 베이징 대회부터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 2021년 도쿄에 이어 파리까지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한국의 금메달 기회를 뺏기도 했지만 결국 철옹성 같은 최강 한국 양궁의 벽을 넘지 못했다.
2012년 런던 대회에서 앨리슨에게 첫 금메달 기회가 왔다. 당시 이기식 감독이 이끄는 미국이 남자 단체전 4강전에서 한국을 꺾고 결승에 진출한 것. 그러나 이탈리아와 결승에서 1점 차로 아깝게 금메달이 무산됐다.
2016년 리우 대회가 앨리슨으로선 아쉬웠다. 당시 앨리슨은 개인전 4강전에서 구본찬(현대제철)과 슛오프 끝에 결승행이 무산돼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남자 단체전 결승에도 진출했지만 역시 한국의 벽에 막혀 은메달에 머물렀다.
도쿄에서 노 메달에 머문 앨리슨은 절치부심 파리에서 마침내 개인전 첫 결승에 진출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최강 한국의 에이스 김우진과 슛오프 끝에 금메달을 내줘야 했다.
앨리슨은 월드컵 등 국제 대회에서 수없이 한국 선수들과 겨루며 2012년 세계 랭킹 1위에 오르는 등 정상급 선수로 활약해왔다. 하지만 가장 큰 무대인 올림픽에서 다시 한국 양궁의 저력을 절감해야 했다. 한국 양궁에 대해 "시스템이 가장 훌륭한 나라"라고 극찬했던 앨리슨은 이번에도 기꺼이 김우진의 금메달에 축하를 아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