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녁을 응시하는 김예지.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2024 파리올림픽에서 가장 세계적인 인지도를 얻은 한국 선수는 단연 사격 김예지(임실군청)다.
김예지는 지난달 28일(한국 시각)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여자 10m 공기권총 종목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김예지는 취재진의 물음마다 눈썹을 씰룩이며 자신감 넘치는 대답을 내놓아 화제의 인물이 됐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테슬라의 최고 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김예지의 과거 영상을 2번이나 언급하며 전 세계적인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김예지는 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사격 대표팀과 함께 '은'의환향했다. 당연히 세계적인 스타가 된 김예지에게 이목이 집중됐다.
귀국 현장에서 몇몇 외국인들은 김예지를 알아보고 사진 요청을 하기도 했다. 김예지는 "부족한 결과지만 여러분께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고 사랑한다"며 "일론 머스크님께는 사격을 많이 알려주신 것 같아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웃었다.
대회 전까지는 한 번도 상상하지 못한 관심이었다. 세계적인 셀럽 머스크가, 그것도 2번이나 자신을 언급하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을 터. 게다가 머스크는 김예지의 영상에 "그녀는 액션 영화에 캐스팅돼야 한다"는 댓글까지 달았다.
환영받으며 귀국하는 김예지. 연합뉴스
이에 대해 김예지는 "정말 생각지도 못한 각광을 받았다"며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 "저보다는 일론 머스크님 덕분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감사하다"고 말했다.
현장에는 '파리를 저격한 김예지', 'K-저격수 김예지' 등 문구가 적힌 현수막도 눈에 띄었다. 김예지의 소속팀인 임실군청 곽민수 감독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꽃다발을 들고 김예지를 배웅하기 위해 나와 있었다.
곽 감독은 CBS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다른 선수들보다 훨씬 월등했다"며 김예지와 관련한 얘기를 들려줬다. 곽 감독은 "김예지는 늘 자신이 있었다. 항상 '제가 말한 대로 이루어질 것'이라는 말을 했다"며 "'잘할 수 있다'는 말을 항상 입 밖으로 내뱉었다. 그런 기대감을 가지고 훈련을 열심히 했다"고 전했다.
결선에만 진출하면 메달 가능성은 80% 이상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고 한다. 곽 감독은 "김예지는 예전부터 결선에서 잘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성적이 좋았고, 국제 무대에서도 올해 결선에 진출한 대회에서는 메달을 못 딴 적이 없었다"고 알렸다.
김예지는 주 종목인 25m 권총 본선에서는 통한의 실수로 입상에 실패했다. 한발이 '0점' 처리되며 결선 진출 마지노선인 전체 8위 밖으로 순위가 밀려난 것이다.
곽 감독은 "컨디션이 좋아 보였고, 자신이 있어 보였는데 실수를 했다"며 "김예지가 아쉽지 않은 척했지만 사실 많이 울고 속상해 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얼른 잊고 다음 대회를 준비하겠다더라"라고 돌이켰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김예지가 매일 자전거로 전주에서 전북 임실군에 위치한 전북종합사격장까지 자전거로 출퇴근한다는 소식 역시 화제가 됐다. 이는 40km가 넘는 거리에 달한다.
이에 대해 김예지는 "처음에는 그냥 체력을 키워보겠다는 생각으로 타기 시작했다"고 답했다. 이어 "편도로 2시간 30분에서 3시간 정도 걸린다. 하지만 타다 보니 체력이 좋아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곽 감독 역시 김예지의 훈련량에 혀를 내둘렀다. 곽 감독은 "훈련장에서 다른 선수들보다 훨씬 월등했다. 훈련을 열심히 해서 힘드니까 살도 안 찌지 않냐"고 칭찬했다. 배웅에 동행한 한 임실군청 직원도 "평소에는 조용한 성격이다. 그냥 묵묵하게 늘 열심히 훈련을 하셨다"고 했다.
향후 계획 역시 '훈련'이었다. 김예지는 "이제 훈련에 집중할 것"이라며 "다음 시합이 있으니 시합 준비를 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곽 감독은 "김예지는 앞으로도 잘할 것"이라며 "본분을 망각하지 않고 열심히 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