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드 양궁 국가대표 이스라엘 마다예. 세계양궁연맹 제공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32강 경기에서 한국의 김우진(청주시청)을 상대로 '1점'을 쏜 아프리카 차드의 이스라엘 마다예(36).
경기가 끝난 뒤 국내에서는 마다예가 매우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스스로의 힘으로 올림픽까지 출전했다는 사연이 알려졌다. 이에 한국 양궁 장비 업체 '파이빅스'가 마다예를 위해 각종 장비와 용품 등을 후원하기로 했다.
파이빅스 관계자는 8일 CBS노컷뉴스에 "양궁 경기가 열리던 기간 백종대 대표와 운영본부장이 후원 선수들을 격려할 겸 파리에 방문했다"며 후원을 결정하기로 한 배경을 전했다. 이어 "그곳에서 마다예가 지원이 안 돼 어렵게 겨우 시합에 참가한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양궁 선수 출신인 백 대표가 후원을 결정했다"고 알렸다.
마다예가 파이빅스로부터 후원받을 물품은 활, 체스트가드(가슴보호대), 스태빌라이저(활의 떨림과 균형을 잡아주는 장치), 핑거탭(손가락 보호대) 등이다. 이는 양궁 훈련 및 경기에 필수적인 기본 장비로 수백만 원 상당이다.
파이빅스 측은 "열정 있는 선수가 지원이 없다는 이유로 양궁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오늘(8일) 차드로 후원 물품을 발송했다"고 말했다. 업체 측은 "앞서서도 부탄 등 최빈국에서 후원 요청이 들어오면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해 후원했다"고 덧붙였다.
마다예가 후원받을 물품들. 파이빅스 제공
세계 랭킹 200위인 마다예는 지난달 30일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양궁 남자 개인전 32강전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 김우진과 맞붙었다. 이변은 없었다. 마다예는 3세트까지 총 9발 중 7발을 10점에 쏜 김우진에 세트 스코어 0 대 6(26-29 15-29 25-30)으로 완패했다.
특히 2세트 3발 중 마지막 화살은 크게 벗어나며 1점이 기록됐다. 이에 마다예는 자신이 쏜 화살을 쳐다보며 당황한 기색을 보이기도 했다.
경기 후 마다예의 사연이 공유되기 시작했다. 아프리카 최빈국에 속하는 차드에서 어떠한 지원도 받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힘으로만 올림픽 무대까지 밟았다는 내용이다.
실제로 마다예는 김우진과 경기에서 체스트가드 등 경기에 필요한 어떤 장비도 갖추지 않고 민무늬 티셔츠만 걸친 채 활시위를 당겼다. 마다예는 과거 한 외신과 인터뷰에서 "나는 다른 사람들과 같은 장비를 갖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강철 같은 마음을 가졌다"며 "활과 화살이 없어도 늘 훈련장에 있는 청년들을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파이빅스 백종대 대표와 차드 양궁 선수 마다예(오른쪽). 파이빅스 제공
파이빅스에 따르면 후원 계약을 체결한 마다예는 무척이나 기뻐했다. 파이빅스는 "먼저 후원을 제안하자 마다예와 코치는 뛸 듯이 기뻐했다"며 "'차드에서 양궁 선수를 꿈꾸는 선수들에게도 귀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