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군'은 당초 영화로 기획됐다. 하지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로 선택하면서 4부작 드라마로 변경됐다. 사진은 임상의 모습.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임상은 무서운 사람이었어요."
뿔테 안경, 2:8 가르마, 버버리 코트, 여기에 상대를 높이는 말투까지. 배우 차승원이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폭군'에서 연기한 퇴직 요원 출신 '임상'을 떠올렸다.
그는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스스로도 연기하면서 느꼈다"며 임상의 잔혹함을 말했다.
이날 공개된 디즈니+ '폭군'은 평범한 사람을 인간 병기로 만드는 '폭군 프로젝트' 이야기를 다룬다.
이 프로젝트를 기획한 국가정보원 내부 비밀조직 수장인 최 국장(김선호)과 이 프로젝트를 저지하려는 미국 정보기관 간부 폴(김강우) 사이에 연모용(무진성)과 채자경(조윤수)이 얽히면서 서로 쫓고 쫓기게 된다.
배우 차승원은 어떤 인물이든지 위트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이 가운데 최 국장의 의뢰를 받는 임상은 퇴직한 요원이지만, 실력만큼은 소위 인정받는 인물이다. 폴이 임상을 향해 "괴물 아저씨"라고 언급한 이유다.
차승원은 임상의 역할을 어떻게 괴물답게 표현할지를 고민했다고 한다. 그는 임상을 "일을 하는데 있어서는 한치의 오차도 없이 민첩하게 하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도, 작품 전체적으로 인물들의 긴장감이 높아 "임상이 쉼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일을 할 때 무자비한 임상의 행위와는 달리 일상의 임상은 다소 힘 빠진 모습을 하는 등 인물의 '밸런스'를 적절하게 맞췄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임상이 고등학생 무리들에게 끌려간 뒤 언급한 '디스크'는 배우 차승원의 애드리브였다고 한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경마장에서 요구르트 5개 묶음에 빨대를 꽂아 마시는 임상의 모습은 박훈정 감독의 요청으로 찍게 된 장면이다.
차승원은 "임상이라면 요구르트를 하나씩 뜯어서 먹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며 "(목표물만 보며) 먹는 행위가 더 무섭다는 걸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이번 작품에는 유독 액션 장면이 많았다. 이에 그는 겨울철에 총을 쏘는 거라 불발탄도 많았고, 총도 개량돼 아주 무거웠다고 회상했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액션 장면이 많았기에 배우 조윤수와 호흡을 많이 맞췄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조윤수 배우가 그 정도까지 액션을 소화할지 몰랐다"며 "빠르더라, 연습 많이 했었을 것"이라고 감탄했다.
차승원은 또 임상의 마지막 장면을 언급하며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라며 폭군 후속 제작을 암시하기도 했다.
끝으로 그는 임상을 연기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을 장면으로 상대방을 고문하는 기차 카페를 꼽으며 이렇게 말했다.
"임상은 풍운아 같은 이미지가 있어요. 기차도 허허벌판에 덩그러니 혼자 있잖아요. 그게 임상의 메타포이지 않을까요. (기차처럼) 질주하는 임상이었다가, 한곳에 정착해서 살아가려는 인물이요."